구렁이 족보 샘터어린이문고 47
임고을 글, 이한솔 그림 / 샘터사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처음 이 책을 만나고 읽을 수 있을까.. 고민이 되었다.

나는 내가 무섭고 징그러워하는 것 중 하나인 구렁이 이야기라는게

그 이유였다.

며칠 고민을 하다 도대체 구렁이의 족보는 어떤 것인지 알아나 보자는

심정으로 책을 펼쳤다.

"구렁이 족보 (임고을 글, 이한솔 그림, 샘터 펴냄)"는 남자 아이와

구렁이 스스 아줌마의 기묘한 동거에 대한 이야기이다.

주택으로 이사 온 아이에게 어느 날 밤 커다란 구렁이가 나타난다.

아이는 구렁이를 무서워하면서도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신기하게

여긴다. 아이는 구렁이에게 나가달라 부탁하고 구렁이 아줌마 스스는

족보를 완성해 주면 나가겠다고 약속을 한다.

그렇게 아이와 스스 아줌마는 매일 밤 이야기를 나누고, 아이는 구렁이

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얻기 위해 책을 읽기 시작한다.

겁쟁이 엄마에게 들킬까 노심초사인 아이. 한때 아이는 스스 아줌마를

내쫓기위해 신고를 하기도 하지만 어느새 정이 들어 이젠 학교에서

돌아오면 스스 아줌마가 있는지 살피기 바쁘다.

아이는 특별하게 잘하는 것이 없다. 뜀틀을 한번에 훌쩍 뛰어 넘고

싶지만 마음처럼 몸이 움직여주지 않는다.

밤마다 아이는 스스 아줌마와 구렁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적는다.

그렇게 구렁이 족보가 점점 완성되어 간다.

스스 아줌마가 보이지 않자 아이는 불안하다. 기운없이 어딘가를 헤매다

나쁜 일이 생긴 건 아닌지 걱정이 된다.

아줌마와 함께 했던 까치와 구렁이 이야기도 오래 전 구렁이 조상 이야기도

이젠 함께 나누지 못한다.

완성된 족보에는 스스 아줌마가 구렁이에서 구렁이로 변신한다고 적었다.

진정한 구렁이로 변신한 스스 아줌마를 떠올리며.

 

이 책은 초등 중학년 이상과 함께 읽으며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변화된 나의 모습에 대한 상상 표현의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 같다.

본질에서 벗어난 변화는 어쩌면 변화가 아닌지 모른다.

모두 같은 꿈을 가지고, 같은 외모를 원한다고 나를 버리고 그것을 향해

달려가는 것은 진정한 나를 찾는 것이 아니므로.

어린이 동화 임에도 오래 생각을 하게 하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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