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가루 백년 식당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봄이 온다.

벚꽃이 비처럼 내리던 지난 봄들을 떠올려본다.

그리고 그 책 "쓰가루 백년 식당 (모리사와 아키오 장편소설, 이수미 옮김,

샘터 펴냄)" 을 만났다.

3대 사장인 데쓰오의 어느 아침을 시작으로 쓰가루 식당의 이야기가 시작

된다. 백년을 이은 변함없는 맛과 가족의 이야기가.

 

 

백년을 잇는 쓰가루 식당의 이야기는 잔잔하고 향기롭다.

1대 사장부터 3대 사장의 이야기가 4대 사장 예정인 요이치의 이야기 속에 섞여

전개된다.

요이치는 풍선 아트를 하는 피에로이다. 행사나 시설에서 풍선을 만들거나 강의를

하면서 생활해나가는 도쿄의 젊은이다.

자신이 하찮은 존재라 부끄러운 직업을 가진 젊은이라 여기는 요이치는 정규직으로

자리를 옮기는 동료를 보며 부러움을 느낀다. 그리고 운명적인 상대 나나미를 만난다.

요이치와 나나미는 서로의 감정을 장난스레 확인하고, 서로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사소한 오해, 진실, 해명에 관한.

요이치의 아버지가 다치면서 둘에게는 틈이 생겨난다. 사소한 오해로 틈이 벌어질

듯한 요이치와 나나미는 어쩌면 서로의 미래를 상대를 보는 또 다른 눈을 예상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그래서 둘은 더 예민했다.

다친 아버지 대신 벚꽃 축제에서 원조 쓰가루 메밀 국수를 책임져야할 요이치는

나나미에게 말없이 히로사키로 향한다.

고향의 풍경은 언제나 같고, 그곳에서 만난 친구 마사무네, 미즈키를 통해 나나미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확인한다.

벚꽃 축제에서 쓰가루의 국수는 인기가 있었고, 고향으로 돌아온 나나미를 만나

둘은 그 동안 어떤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를 나누며 오해를 푼다.

하찮게 여긴 쓰가루 식당을 다시 보는 눈이 생겼다. 아주 오래전 자신의 꿈을 적은

요이치의 문고에서 답을 찾은 요이치는 나나미에게 자신의 미래를 얘기한다.

그리고 수줍게 국물을 내는 건 나나미였으면 좋겠다 말한다.

이제 쓰가루 식당의 4대 사장이 정해졌다.

낡고 오랜 식당의 냄새와 정성으로 끓여낸 육수, 메밀 국수의 촉감이 느껴지는 듯하다.

언젠가 벚꽃이 내리는 날... 쓰가루 식당에서 요이치와 나나미를 만날 것 같은 기분에

책을 덮지 못하고 그대로 두었다.

쓰가루 백년 식당의 아름다운 이야기에 자꾸 마음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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