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4.2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4년 1월
평점 :
품절


새해가 시작되었다.

나는 길을 잃은 사람처럼 뚝... 제자리에 멈춰 서있다.

'무얼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새해를 맞는 기쁨을 뒤로 한 채 이제는 기운을 내서 달려야 한다며 나를

다그친다.

그리고 2014년 두 번째 샘터를 만났다.

매번 샘터를 만날 때마다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가 있을까?' 두근거린다.

난 이야기에 허기를 느끼는 어른이니까.

이번 호 특집 제목이 참 재미있다.

<매를 맞았다>

누구에게 얼마나 매를 맞았는지... 호기심에 표지를 넘기며 특집편을 기웃

거렸다.

<15소년 표류기>를 읽은 양인자 작가님의 느낌을 읽으며 한참을 웃었다.

그때와 지금 느끼는 감정이 다른 이유가 무엇인지 곰곰히 생각하게 되었다.

빨강머리 앤을 좋아하던 10대와 20대... 그리고 40대에 들어 선 요즘 내가

느끼는 앤에 대한 감정은 사뭇 다르다.

시간과 환경... 이 모든 것들이 맞물려 뽑아내는 감정은 언제나 나를 놀라게

한다. 

<행복일기 - 흔적을 찾는 여자 흔적을 지우는 남자>에서 말하는 세상에서

이사는 슬프면서 따뜻했다. 누군가에 흔적을 지우는 마지막 작업을 하는 남자.

그 사람이 간절한 이유는 슬픔을 지워내야할 남겨진 자의 짐을 덜어줄 누군가가

필요해서가 아닐까?

 

특집 <매를 맞았다>를 읽는 내내 나는 웃다가 생각에 잠겼다가 난리였다.

'마지막 매를 맞았던 적이 언제였지?'

딸만 셋인 우리 집은 매보다는 단체 벌이 있었다.

동생들과 싸우거나 성적이 좋지 않거나... 뭐 그럴 때마다 아빠는 우리 셋을

단체로 벌주시곤 했다. 한참 벌을 서다 누군가 킥킥 소리를 내면 그 벌은

놀이로 변해 아빠 눈을 피해 장난을 치곤 했었는데... 글을 읽는 내내 나는

유년의 기억을 떠올리며 웃고 또 웃었다.

실연의 아픔, 시험에 낙방... 다양한 모습으로 매를 맞았던 성인 이후의 삶이

아프다 생각됐는데 그 역시 지나고 보면 웃을 수 있는 기억이 되지 않을까

기대를 해본다.

마지막 <병원은 인생학교>를 읽으며 맥없이 눈물이 났다.

병원에서 근무했던 20대와 30대를 떠올려  장면이 영화처럼 펼쳐져 한동안

나는 멍하니 앉아 있었다.

그 사람을 편히 가게 해달라는 남편의 말이 자꾸 들리는 듯하다.

 

이렇게 샘터 2월호의 이야기가 끝이 났다.

감동과 추억을 남기고.... 다시 기운을 내서 달릴 수 있을 것 같다.

허허로운 마음을 따뜻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채웠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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