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매지너리 프렌드
매튜 딕스 지음, 정회성 옮김 / 비룡소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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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인형놀이나 소꼽놀이를 하며 나는 누군가와 끊임없이 대화를 했었다.

때때로 그 아인 친구였고, 언니였으며 이모나 외국에 사는 고모도 되었다.

그렇게 난 성장했고, 사춘기 즈음 그 아이들은 내 기억에서 사라졌다.

"이매지너리 프렌드 (매튜 딕스 글, 정회성 옮김, 비룡소 펴냄)"는 내게

기억 속 오랜 내 친구를 떠올리는 시간을 제공했다.

 

조금 특별한 아이 맥스는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무언가 바보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맥스는 자신이 세워놓은 규칙을 준수하며 매일매일을 충실하게 즐기는

초등학생이다. 그리고 맥스에게는 부도라는 상상 친구가 있다.

부도는 언제나 맥스 곁을 지키며 맥스에게 힘을 주거나 어려운 결정을 돕고

맥스가 위험에 처했을 때 대처할 방법을 제시한다.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난 맥스는 사람들이 흔히 자폐라 설명하는 증상을 가진

아이다. 5년 전... 부도라는 상상 친구를 만들고 부모에게도 부도의 존재를

알린다. 부도는 그 어떤 신보다 맥스를 믿고 의지할 것이다.

자신에게 생명을 주었으니...

엄마의 뽀뽀를 싫어하고, 아빠와 단둘이 있는 것이 어색한 맥스. 학교에 가기

전 똥을 오래 누어야 하지만 학교에서도 가끔 보너스 똥을 누어야 한다.

부도는 맥스가 다른 사람과 마주치지 않게 미리 맥스의 움직임을 정리해준다.

맥스를 괴롭히는 토미때문에 맥스의 유리창은 박살이 나고, 맥스는 놀라 

일시정지 상태가 된다. 맥스에게 종종 있는 일이라 부도는 놀랍지 않지만

맥스의 부모는 걱정이 되어 의사를 만나 상담 치료를 시작한다.

그리고 맥스가 사라졌다.

부도가 한눈을 파는 사이, 다른 상상 친구들을 만난 사이... 맥스는 부도의

눈앞에서 사라져버렸다.

사라지지 않는 것은 이 세상에 없다. 하지만 부도는 겁이 난다.

맥스도 자기 자신도 사라져버릴까봐.

아이를 잃은 패터슨 선생님이 맥스를 납치해 감금했다는 사실을 알아낸 부도는

인간 세계에서 자신이 움직일 수 있는 것이 없음을 안타까워하고, 맥스를 도울

상상 친구를 찾아 헤맨다.

오스왈드를 만나 상황을 설명하고 설득한 끝에 맥스가 있는 곳으로 향하지만

오스왈드는 서서히 사라져가는 중이다. 드디어 맥스를 패터슨 선생님 집 밖

으로 데리고 나왔다. 집까지 오는 동안 맥스는 다시 잡힐 위기에 처하지만

부도의 설명과 신호, 응원으로 무사히 집으로 돌아온다. 이제 부도도 사라져

간다. 맥스는 전과 달라졌고, 자신의 규칙이 아닌 다른 이들의 규칙을 조금씩

받아들이려 한다. 부도는 마지막 순간까지 맥스를 걱정한다.

그리고 사라졌다... 영원히

 

책을 읽는 내내 나는 부도의 역할이 얼마나 큰지, 맥스가 부도나 오스왈드의 도움

없이 무사히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을까 생각을 해보았다.

상상 친구 역시 자신의 다른 모습일지 모른다. 나 자신이 해결하지 못할 일과

마주했을 때 그 누구도 아닌 나를 향해 끊임없이 말을 걸어주고, 응원해줄 또

다른 나.. 그게 상상 친구가 아닐까 하는.

이 책은 초등 고학년 이상과 함께 읽으며 <상상 친구의 조건>, <나에게 상상

친구가 있다면>이라는 주제로 글쓰기를 해보면 좋을 것 같고, 부도의 시선을 따라

이야기의 흐름을 정리하는 독후활동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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