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통에 살으리랏다 - 제11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푸른도서관 62
최영희 외 3인 지음 / 푸른책들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제목이 재미있는 책 한권을 만났다.

"똥통에 살으리랏다 (최영희 외 3인 지음, 푸른책들 펴냄)"는 표지부터

기발하다.

트럭 위에 붉은 보자기를 어깨에 두른 아이, 감나무와 서울대를 향해 뛰는

중년의 여자와 남자. 어떤 내용인지 궁금해 제목을 읽고 또 읽어 본다. 

똥통에 살으리랏다는 제11회 푸른문학상 수상작으로 4명의 작가가 다른 듯

비슷한 네 가지 이야기를 풀어낸 책이다.

밀림, 그 끝에 서다 - 편의점을 밀림처럼 표현하는 윤재는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윤재는 감시 카메라와 이야기를 나누며 편의점 방문자를

밀림 속 동물들과 비유해 이야기를 한다. 어느 밤 편의점에 도둑이 들고 북극곰

건우와 연수 누나로 윤재를 금고를 지켜낸다. 윤재에게는 다시 평화가 찾아왔다.

그 평화는 다름 아닌 평범한 일상.

똥통에 살으리랏다 - 곶감 공장을 인수해 말아먹은 아빠, 그 주변에서 화를 냈다

웃었다 난리인 엄마, 평안고 입학을 앞둔 현진이. 세 식구는 아빠의 성화로 서울로

향한다. 똥통에서는 아무리 애를 써도 남들처럼 살 수 없다는 게 아빠의 이론이다.

기태와 예지에게 도움을 청하는 현진. 딱히 좋은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

하지만 현진이는 아빠의 뒤를 이어 곶감 사업을 하고 싶다. 아빠가 원하는 건

서울대? 현진이는 혼란스럽다. 결국 아빠를 설득하는 건 현진이의 몫이다.

며칠 방황을 마친 현진이네 가족은 집으로 돌아온다.

평안고 입학식에 참석한 현진이네 가족... 똥통은 없다.

전사 미카엘라 - 홍지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 미술반 예술씨에게 부탁을 해보지만

매니큐어만 바를 뿐 홍지에게 답을 주지 않는다.

쫄딱 망한 홍지의 집에서 미술은 그저 꿈에 불과하다. 홍지의 친구 다연이는 미술반

이다. 홍지는 그림을 그리는 다연이 부럽다. 계속 홍지를 외면하는 예술씨에게 무언가

보여주고 싶은 홍지는 미술반 유리창에 미카엘라를 그려 넣는다. 그것도 매니큐어로.

아이들은 난리고 학교는 뒤숭숭하다. 다연이는 홍지의 그림을 알아본다. 그리고 예술

씨에게 홍지의 유리 그림이 공모전에서 입상을 하면 어쩔거냐 묻는다.

예술씨는 누가 그린 그림인지도 모른다며 심드렁하게 답한다.

홍지는 용기를 내어 예술씨에게 문자를 보낸다. 자기의 이름과 출품 의사를 알리고

그림의 제목을 전사 미카엘라라고 덧붙였다.

여행자 - 노인 자끄와 그를 담당하는 소년 세민. 자끄는 일반 노인들과 달리 네오떼

떼리를 먹지 않아 노인의 모습으로 고집불통이다. 공용어 인식 칩 이식을 하지 않아

지방 사투리를 쓴다. 그런데 세민과 아는 노인들과는 무언가 다르고 자꾸 관심이 간다.

자끄는 경험과 감성으로 세민에게 다가온다. 그리고 어느 날 수영을 하러 떠난 자끄를

찾아 세민은 헤맨다. 세민은 노인의 말을 떠올린다. 내가 원하는 곳으로....

세민은 힘차게 수영을 한다. 상부의 지시 따윈 잊은 채로.

 

네 편의 이야기를 읽고 나는 청소년의 자유와 이상 그리고 꿈에 대한 고민이 내 일처럼

밀려왔다.

매일 밤 밀림을 누비는 윤재와 똥통에서 자신의 꿈을 찾겠다는 현진이, 자신의 재능을

새로이 보여주는 홍지, 마음을 움직이는 자끄의 말을 실천하는 세민이는 어쩌면 주변

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우리의 아이들일지 모른다.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웃어줄 수 있는 어른... 나는 네 편의 이야기로 그런 어른이 되고

싶다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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