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발찌결사대 - 제2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 ㅣ 샘터어린이문고 40
김해등 지음, 안재선 그림 / 샘터사 / 2013년 9월
평점 :
품절
주어진 환경에 어쩔 수 없이 맞추어 살아내야 하는 기분.
그래서 사는 게 때때로 재미없고 지루하다.
이런 시점에서 나에게 '아~'라는 탄성을 자아내게 한 책이 있어 소개해본다.
"발찌 결사대(김해등 동화집, 안재선 그림, 샘터 펴냄)"는 하늘을 마음껏
나는 비둘기에 대한 이야기이다.
총 4편의 동화가 담긴 동화집인 발찌 결사대의 첫 이야기는 표지 속 비둘기들
에 대한 이야기로 인간과 함께 살기 위해 나는 법이 아닌 고개를 숙이고, 바닥을
걷는 비둘기들이 발찌 결사대를 통해 하늘을 나는 비둘기가 되는 과정을 그렸다.
그리고 그 사이에 목숨을 건 사건들로 공포와 수치 등 다양한 심리가 묘사되어
읽는 내내 괜히 비둘기들한테 미안해졌다.
닭둘기로 살 것인가? 비둘기로 날아 오를 것인가?
아마도 내가 사는 동안 하는 고민들과 같은 고민이 아닌가 싶다.
마술을 걸다에 등장하는 세탁소집 늦둥이 만수 이야기는 읽는 내내 명랑 만화
처럼 기분이 좋았다. 늦둥이, 세탁소라는 말을 부끄러워하는 만수에게도 이젠
여자 친구가 생겼다. 그리고 이제 더 이상 만수는 자신의 이름이 부끄럽지 않다.
조손 가정이 늘어나는 요즘 탁이 이야기에 나오는 나는 부모님의 사정으로 할아
버지댁으로 온 소년이다. 아무도 자신을 이해해주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소년은
마음을 닫고 산다. 대숲에서 만난 알을 품는 닭 탁이를 만나고 소년은 가족이라는
따뜻함을 느끼며 성장한다. 할아버지의 잔소리와 기침에 익숙해지는 것처럼.
운동장이 사라졌다.... 마지막에 실린 이 동화를 읽으며 내가 수업을 나갔던 혹은
나가는 학교의 운동장을 떠올려 보았다. 운동회마저도 학년별 또는 커다란 운동장을
빌려서 하는 요즘 학교에는 운동장보다 주차장이 더 익숙하다.
운동장에서 뛰어 노는 아이들이 없어서 운동장이 반란을 일으켰다. 해결책을 찾는
도중 유능한 교장 선생님의 옛 이야기를 알게 되고 무섭고 공부 밖에 모를 것 같은
교장 선생님의 다른 모습에 아이들을 놀란다.
그리고 이제는 텅 빈 운동장이 아닌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 노는 운동장이 그립다.
제2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발찌 결사대"는 내가 알고 있던 혹은 사회적
문제들로 떠오르는 주제를 재미있고, 감동적으로 그려낸 동화집이다.
읽는 내내 '내가 이랬더라면...', '내가 이 아이였다면...'이라는 생각을 하며 오랜
생각을 했다.
초등 중학년 이상과 함께 읽으며 관련 기사를 연결해 해결법을 찾아 보고, 동화
주인공의 심리 변화를 그래프로 그려 그래프 모양이 변하며 어떤 사건을 일어
났는지 정리해보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