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흔적을 찾아서
바바라 해거티 지음, 홍지수 옮김 / 김영사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신의 존재를 찾아 나서다...

이 책을 앞에 두고 나는 수많은 고민을 했다. 나는 모태신앙을 갖은 1인으로

신의 흔적을 찾아 어디론가 떠나는 것은 의미가 없다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득 '내가 그렇게 신의 존재에 맹목적이었던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나는 그저 마치 습관처럼 먹고 기도하고 생활을 하는 사람 중 하나에 불과했

기에 누구에게 신의 존재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했다.

혹여 나의 겨자씨만도 못한 믿음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는 것은 아닌지

그도 아님 이도저도 아닌 상태로 머물며 수많은 질문만 토해내는 모호한 지경에

이르러 나를 괴롭히는 건 아닐지 잠시 고민을 했다.

나는 책읽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니 한 번 읽으 보기로.

 

 

"신의 흔적을 찾아서 (바바라 해거티 지음, 홍지수 옮김, 김영사 펴냄)"를 쓴 작가 바바라

해거티는 탐사 전문 작가로 금기의 주제에 접근해 글을 쓰는 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작가는 크리스천 사이언스로 모든 병과 죄, 악을 허망하게 여기며 정신요법으로 그것으로

부터 자유로워진다 믿었다고 한다.

그러던 작가가 왜 하필 신의 흔적을 찾아 헤매게 되었을까?

나는 작가의 들어가는 말에서 벌써 부터 의문이 자라나기 시작했다.

진통제 한 알로 자유로워질 수 있음을 알면서도 굳이 고통을 참아내며 기도와 정신 수양으로

버텨내는 그들의 세계가 나에게는 조금 낯설게 다가왔다.

그리고 수많은 신들의 존재를 가지고 거리로 나와 그들이 의지하고 믿어의심치 않는 신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장면들이 지나가는 듯했다.

사후 세계나 무의식의 경계에서 천국을 보았다거나 지옥을 경험했다는 이들이 종종 방송에

나오곤 하는데 유체이탈이냐 환상이냐 아니면 정신 이상이냐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나는 솔직히 어디서 어디까지를 믿어야할까.. 라는 의문이 들곤

한다. 그렇다고 내가 신을 거부하거나 존배를 부인하는 건 아니다.

단 사람의 신의 경계에서 여과없이 모든게 이루어지는 것이 신기할 뿐.

아마 작가 역시 그런 부분에서 많은 의문을 가졌는지 모른다.

마치 신이 어떠한 약리작용이나 화합물의 혼용 혹은 환상의 일종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하는.

 

어떠한 병증을 생겼을 때 온전히 신에게 의지함은 나 역시 반대이다.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치료법을 모두 시행하며 나을 수 있다는 믿음과 의지를 갖는 것이

곧 신과 인간이 하나가 되어 병증에서 부터 나 자신을 구원한다 믿기 때문이다.

불치병을 혹은 난치병을 앞에 두고 온전히 신에게 의지한다는 건 주관적인 생각으로 어리석게

여겨진다.

신의 존재 유무를 떠나 최선을 다하는 삶에 대한 따끔한 충고같은 이 책은 읽는 내내 불편함보다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제공했다.

 

 

"목에 금 십자가를 걸지 않아도 그런 마음가짐을 품을 수 있다. 누구든지 예수의 삶을 본보기로

삼을 수 있다. 나는 언제나 그런 느낌을 받았는데 과학을 통해 확신을 갖게 되었다. 불교 승려와

기독교 명상가들은 똑같은 경로를 통해서 아주 유사한 영적 상태에 도달한다. 믿음의 구체적인

내용들은 서로 다르지만 그 기저에 놓인 영성은 다르지 않다. 내 취재를 통해서 나타난 사실은,

영성과 마주한 이는 누구든지(임사체험을 통해서든, 뜻하지 않은 깨달음을 통해서든, 심지어

환각체를 통해서든) 감정적으로, 그리고 뇌 구조상으로 변화를 겪는다는 것이다. 내가 무슨 자격

으로 어떤 체험은 진짜이고 어떤 체험은 가짜라고 판단할 수 있겠는가?" -p.353

 

작가는 결과를 오롯이 읽는 이의 몫으로 남기고 이야기를 마쳤다.

신의 흔적, 그 믿음은 우리의 몫이고 우리의 판단이다.

내가 그것으로 인해 행복하다면 의지가 되고 주어진 시간을 감사하게 보낼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한 것이다.

나에게 신의 존재는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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