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3.9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3년 8월
평점 :
품절


매달 만나는 따뜻한 이야기에 살아낼 힘을 얻는 요즘 샘터 9월호를 만나 가을을

실감한다.

열매달이라는 이름으로 다가온 "월간 샘터 9월호 (샘터 편집부, 샘터 펴냄)" 는 풍성한

가을처럼 알찬 내용이 가득한 우리의 이야기 책이다.

 

 

파란 바다 위에서 그는 낚시를 한다. 분홍빛 하늘 아래 만선의 기쁨을 누리는 그의

표정이 참 좋다.

샘터 9월호는 표지부터 풍족한 느낌을 준다.

결실의 계절이라 일컫는 가을의 첫 걸음이라 그런 걸까?

열매달의 이야기가 궁금해 책을 펼쳐보았다.

 

 

언제나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 샘터의 이야기들은 때때로 조근조근 혹은 우렁차게 내게

말을 건다.

'지금 잘 살아내고 있니?'

월간 샘터 9월호는 내게 잘 살고 있는지 다시 한 번 물음을 던졌다.

양인자의 다락방 책꽂이 <오늘은 누구를 울려볼까?>를 읽다 나는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다. 언젠가 <내 딸을 백 원에 팝니다>라는 시집을 보고 어린이 도서 중 시리즈와

느낌이 같을 거란 생각에 무심코 지나쳤었는데 그 시집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는 괜히 부끄

러운 마음에 와락 울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그는 어머니였다

딸을 판 백 원으로

밀가루 빵 사 들고 허둥지둥 달려와

이별하는 딸애의 입술에 넣어주며

용서해라! 통곡하는 그 여인은."

책 구절을 인용한 부분에서 나는 할 말을 잃었다.

그리고 아주 오래 전 보았던 영화 속 한 장면이 떠올랐다.

해외입양을 보내는 어미가 딸에게 마지막이라며 앞코에 리본이 달린 반짝이는 빨간

구두와 공주님같은 레이스 원피스를 사입히고, 아이가 좋아하던 크림빵과 우유를 사먹

이며 '예쁘다, 가엽다... 많이 먹고 이 에미를 잊어라.' 뭐 이런 독백을 했던 장면이

맞물려 샘터 9월호 첫 시작은 내게 눈물이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항일 운동가들을 되살리는 만화가, 각박한 도시 생활에서 함께라는 행복을

키워내는 희망을 나누는 목소리들에 대한 잔잔한 감동과 노력을 이기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교훈을 남기는 내용들이었다. 

 

 

더운 여름을 지내며 나는 내가 해내야 할 일들과 하고 싶은 일들의 모호한 경계에서 길을

잃었었다. 계속 앞으로 나아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 길에 대한 불안감에 화가 났었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 욕심내지 않고 천천히 걷는 즐거움을 맛 볼 수 있었다.

행복은 그렇게 멀거나 큰 것이 아니므로.

 

달이 기울고 달이 찬다.

그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시간의 흐름이다.

내 안을 비우고 채움은 모두 노력과 기다림에서 이루어지는 것.

잠시 쉬어 내가 온 길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제공한 샘터 9월호에 감사를 보낸다.

기운을 내어 걸어본다.

9월을 지나 10월에 내 모습이 어떻게 변화할지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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