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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의 가게 : 노포의 탄생 - 전 세계 장수 가게의 경영 비결을 추적한 KBS 초특급 프로젝트 ㅣ 백년의 가게 1
KBS 백년의 가게 제작팀 지음 / 샘터사 / 2013년 7월
평점 :
언젠가 방송에서 장수 가게의 비법 등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보통 길면 3~40년, 짧으면 2~3개월 매장이 존재하는 가게들에 익숙한 나는 노포(老鋪)
대대로 물려오는 가게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에서 소개한 가게들 대부분은 세기를 유지해오며 각각에 개성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백년의 가게 - 노포의 탄생 (KBS 백년의 가게 제작팀, 샘터 펴냄)"에서는 백년의 가게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와 정보를 제공한다.
백년의 가게 - 노포의 탄생은 총 3부로 맛, 멋, 개성에 따른 가게 20곳을 소개한다.
오랜 역사와 전통 그리고 그들만이 가진 독특한 개성을 응집시킨 가게의 모습은 오래된 박문관
과 같았다. 또한 맛, 멋, 개성을 이어오며 터득한 갖가지 기술을 적어 놓은 비밀의 노트들이 등
장할 때마다 나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가게들이 있을까?'
3~4대를 걸쳐 내려온 유명한 식당들은 대분분 4~50년 정도로 그 역사가 길지 않았다.
우리는 모든 기술과 지식을 터득한 후 바닥부터 후대를 양성하는 노포의 혹독함과 조금
다른 형태로 운영되고 있었다. 가게의 명성을 어느 정도 얻고 나면 바로 2호점, 3호점을 줄줄이
여는 우리의 운영 형태와 사뭇 다른 그들의 운영 방식에 거장이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최고의 재료를 고르고, 최고로 숙련된 직원을 가까이에 두고 수입보다 역사를 중시 여기는
노포들은 고객을 위하 서비스인 동시에 가게를 잇는 자긍심이 엿보였다.

작은 초콜릿 하나, 양초 한 자루, 넥타이 하나를 만들어 내면서도 그들은 그들이 익혀온
방법과 재료, 오래 함께 한 숙련된 직원을 고집한다.
가게가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도 그들은 직원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 함께 어려움
을 헤쳐나갈 방법을 모색한다.
그게 그들의 장수 비법이 아닌가 싶다.
책에선 그들의 가게를 소개하고 그 가게가 얼마나 오랜 시간 사람들과 함께 했는지, 그 고집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어디에 위치하고 개점과 폐점은 언제하는지, 어떤 상품을 주로 팔고 있는지
홈페이지 및 전화 번호, 주소, 홈페이지까지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며 읽는 이로 하여금 한 번쯤
그곳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나 역시 프랑스 수제 초콜릿 가게 <이르상제르>와 미국 디저트 가게 <베니에로>, 스페인 양초
회사 <세라스 로우라>, 독일 넥타이 명가 <에드소어 크로넨>에 가보고 싶어졌다.
사람을 중시여기는(고객과 직원 그리고 세대 간에 믿음과 교류 등) 노포들은 결국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가게로 자리매김했다.
역사와 전통이 숨쉬는 살아 움직이는 노포들에게 박수와 존경을 표한다.
우리의 역사와 전통을 이어나갈 노포 어디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