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샘터 2013.8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3년 7월
평점 :
품절
20일 가량 비가 내리는 듯하다.
계속되는 비와 눅눅함은 내게 웃음이라는 긍정을 부르는 마법의 표정을 잃게 만들었다.
습하고 끈적한 더위로 짜증이 늘어만 간다. 이젠 여름이 정말 싫다.
어릴적 나의 여름은 외할머니댁에서 보내는 즐거운 방학으로 기억되는데...
어른이 된 지금 나의 여름은 짜증이 녹아내리는 계절일 뿐이다.
'시원한 바다에 가고 싶다....' 나의 중얼거림이 처량맞다.
그런던 중 책 한 권을 만났다.
월간 샘터 8월호.

타오름달이라는 이름답게 푸른 바다가 시원한 느낌을 준다.
'나도... 저런 여유를 느끼고 싶구나.'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표지에 괜히 마음이 분주해진다.
여행을 못 떠난다면 책 속으로 여행이라도 떠나야지.

소소한 이웃의 이야기부터 우리에게 필요한 용기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의사
선생님의 따뜻한 조언, 할머니의 구수하고 정성이 담긴 밥상이 등장한다.
월간 샘터를 만날 때마다 느끼는 건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적절하게 담아
읽는 이로 하여금 '아~'라는 탄성을 조용한 끄덕임을 불러 일으킨다는 것이다.
특히 내가 즐겨 읽는 <연재소설 이웃>은 우리동네 어디쯤 있는 허름한 식당을 풍경으로
마치 내가 그 식당 안을 들여다보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버터 플라이 새우튀김'이라는 소설의 속 제목을 읽고 과연 어떤 음식일까 궁금했는데
주인공 갑순씨의 식당에 등장하는 튀긴 새우를 계란에 말아 버터를 바른 것이라는
설명에 '푸핫!' 절로 웃음이 났다.
그녀가 사위를 얻게 된 배경을 설명하는 41회 이야기는 오래된 메뉴이 새이름처럼
신선하고 재미있다.
'우리 엄마는 사위를 들일 때 어떤 느낌이었을까?'
혼자 갖은 상상을 해대며 낄낄 속웃음을 삼켰다.
참살이 마음공부 - 법륜 스님의 글을 읽으며 아이도 없는 나는 혼자 끄덕끄덕을 반복
했다. 나 역시 학생이라는 신분으로 학교라는 틀에 갇혀 있을 때 '내가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라는 말을 버릇처럼 내뱉곤 했었다.
그저 부모님이 원하는 학교에 순서대로 입학과 졸업을 하고 부모님이 했으면 하는 일을
선택해 내 의지와 상관없이 평생을 저당잡혀 살아내야 하는 것이 답답하고 재미없었다.
그런데 스님이 내 그런 마음을 읽어내신 것처럼 조용히 이야기를 풀어내시는데 괜히 위로를
받은 듯 마음이 평온해졌다.
아마도 오랜 시간 내 마음에 그런 시간들이 지금도 공부를 하며 느끼는 부담감이 어느
한구석에서 단단한 벽을 만들고 있었던 모양이다.
성인이 되어서도 치유받지 못한 생채기를 들여다 보며 '괜찮다, 모두 다 그렇단다.'라고
이야기 해주는 기분이 들어 '나만 그런게 아니였구나.'라는 말과 함께 안도의 한숨을 쉬게
만들었다.
타오름달의 샘터는 한여름의 뜨거움을 풀어낸 우리 이야기이다.
지친 마음과 몸에 열정이라는 에너지를 충전하게 하는 소박하고 담담한 이야기들로
나는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