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3.7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3년 6월
평점 :
품절


행복에 관한 각기 다른 이야기를 하는 요즘 나는 진정한 행복에 대한 물음을

나 자신에게 해보곤 한다.

소소한 일상, 검박한 생활 습관... 그리고 그 속에서 묻어나는 향기로운 사람들의

이야기가 진정한 행복을 만드는 레시피 중 비법 양념이 아닌가 싶다.

그러고 보면 나는 아직 어른이 되기에는 조금 모자란 생각을 가진 사람이고, 행복의

레시피 중 비법 양념을 덜 갖춘 아마추어다.

월간 샘터 7월 호 (샘터 펴냄)를 만나며 나는 또 나만의 레시피를 만들어 내기 위해

우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본다.

<2013 견우직녀달> 이라는 샘터 7월 호의 또 다른 이름에 괜히 마음이 솜사탕처럼

커다랗게 일어난다.

'사랑을 이어주는 이야기일까?'

책을 펴며 나는 혼자 온갖 상상을 해댔다.

 

 

<풍경이 말을 걸었다>에서 만난 권태응의 동시 '감자꽃'을 읽으며 오래전 돌아가신

외할머니를 떠올렸다.

7월의 이야기는 그렇게 먹먹함으로 다가온 것 같다.

양인자의 다락방 책꽂이에서 소개된 <아이가 말했다, 잘 왔다 아프리카>에 대한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절로 고개가 끄덕끄덕. 여행을 통해 얻는 것에 관한 이야기는 여행 전문가

가 써내려간 거창한 프로필보다 잔잔한 감동이 느껴졌다.

아직 내가 가보지 못한 강원도 정선 동강 제장마을의 이야기를 읽다 문득 이번 여름 방학을

어디서 보내야할지 고민스러웠다.

'나는 어디로 떠나 무엇을 얻어야할까?'

 

샘터 7월 중 기억에 남는 <할머니의 부엌수업> 에 소개 된 박명진 할머니의 부엌이야기는

조악한 재료로 마술처럼 밥상을 차려내는 할머니의 정성이 사랑이 느껴져 '나도 할머니 집에

놀러 가고 싶다.'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했다.

엄마처럼 엄마의 엄마처럼... 자식을 위해 만들어 차려내는 밥상은 사랑과 정성이라는 특별

재료가 있어 그 어떤 좋은 요리와 견주어도 지지않을 것 같다.

 

 

'행하느냐 행하지 못하느냐는 능력이고, 도달하느냐 도달하지 못하느냐는 운명이다.'

-이익, <성호선생전집 49권, '중용질서서'>

이 글을 읽으며 생각이 많아진다. 독서에 관한 답을 찾던 중 이익의 독서법에 대해

읽었던 기억이 난다.

'나는 지금 행하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생활에서 묻어나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읽어내려가며 내가 얻고자 하는 답이

무엇인지 고민해본다.

결국 답은 없다. 나를 끊임없이 따라다니는 행운과 불운을 포용하고 다스리는 수 밖에.

 

나에게만 일어나는 일들이라며 왜 하필 나에게만 가혹한 거냐고 어느 밤 함께 사는

그에게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던 기억이 난다.

그는 말없이 나를 안고 토닥토닥 등을 두드려주며 다 잘 될 거라고.. 괜찮을 거라고

내가 잠들 때까지 속삭여주었다.

아마도 우리들의 이야기 속 등장인물들도 그런 위안이 필요한지 모르겠다.

잘 해내고 있다고, 조금 더 기운을 내라고... 보이지 않지만 여기서 이렇게 응원하고

있다고 손을 내밀면 꼭 잡아줄 수 있다고 말해주기를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난 이 책이 참 좋다.

응원도 외침도 울먹임도 부끄럽지 않은 공간... 그 공간에 들어와 마음껏 우리의 이야기

에 귀를 기울이고 마음 속 짐을 조금은 덜어낸 기분이 드는... 그런 책이라서.

힘들고 앞이 보이지 않음에도 넘어진 사람에게 손을 내밀어 함께 가는 사람들.. 그 사람들의

이야기가 행복을 완성하는 레시피의 마지막 비법 양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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