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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본심 - 아내가 알지 못하는 남자의 속마음
윤용인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13년 5월
평점 :
품절
2013년 분기별 부부로 등극한 그와 나는 올해로 결혼 7년차 부부다.
새삼 남편의 본심은 알아 무얼하나 싶다가 365일 중 360일을 다투는 이유가 궁금해
"남편의 본심 (윤용인 지음, 디자인하우스 펴냄)"을 읽기 시작했다.
처음 의도는 남편의 본심을 알아내어 그보다 앞선 여성이 되겠다는 아집과 교만에서
비롯됐다.
그런데 하루만에 읽었다는 독자의 평에서 '도대체 이 이야기를 왜 하루만에 읽지?'라는
엉뚱한 반문을 하기 시작했다.
하루는 짧다. 나는 꼭꼭 씹어 삼키느라 일주일을 꼬박 이 책과 함께 했다.
마침 휴가 오신 그는 내게 "뭐 이런 책을 읽어?"라며 웃었는데 나는 속으로 "두고 봐,
곧 당신은 내 손바닥 안에서 춤추게 될테니..."라며 중얼거렸다.

아내가 알지 못하는 남편의 속마음은 의외로 담백하고 때론 소박하기도 했다.
작가는 주변 이야기 혹은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며 아내와 남편의 속마음을 비교한다.
나 역시 이런 부분에서 많은 답을 찾았다.
나와 그는 360일 곱하기 6년을 다투며 도대체 다툼의 원인이 무언지 모호할 때가 많았기
때문이다.
축구와 군대, 새로운 기기에 관심을 갖는 남편들은 마치 사춘기 남학생같아서 때론
즉흥적이고 또 때론 논리적이라 대화 시작과 동시에 뛰어 도망가는 남편어린이와 그런
어린이를 붙잡으려 뒤쫓는 아내어른의 관계가 되곤 한다.
그러면서 어떤 일이 생기면 해결에 앞서 큰소리를 뻥뻥 쳐댄다.
'나만 믿어!'
과연 믿어야할까?
생계활동으로 어깨에 굳은 살이 올라오고, 위아래에서 하루가 다르게 짓눌러 대는
긴장감과 압박감에 때때로 고독이라 말하고 눈물이라 칭하는 소주잔을 기울이며
옛이야기를 당신들이 하는 동안 생계활동의 조력자로 아이와 부모, 가정을 돌보며
주름살과 기미, 한숨이 늘어가는 아내들이 있다는 사실을 그녀들의
허함이 매일 장롱과 침대, 탁자를 옮겨 낸다는 것 조차 남편들은 알지 못한다.
그저 '힘이 남아 도는구나~' 쯤으로 여길 밖에.
신혼의 단꿈이 채 끝나기도 전에 아내들은 이런 푸념을 하곤 한다.
'나는 말이야, 가끔 내가 우리 집 붙박이 가구같을 때가 있어.'
작가도 아내들의 대화 속에서 그런 이야기를 들었던 적이 있다 말했는데 나는
친구들이 툭 내뱉는 그 말이 참 놀랍고 아팠다.
그래서 아내들은 다이어트와 새로운 공부를 시작하고, 생활비를 쪼개어 삼삼오오
모여 시술을 받는지도 모른다.
남편의 본심 따윈 안드로메다로 보내고 나의 아름다움이 나의 변화가 피노키오에게
생명을 불어 넣는 것과 같은 경건한 작업이라 여기며 붙박이 가구가 아닌 아내로
거듭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것이다.
남편의 본심 중에 와닿는 책 이야기가 있다.
"결혼한 사람은 늘 자기를 돌봐야 합니다. 자기 속에 쌓여 있는 스트레스를 살피고, 항상
자신의 말과 행동을 돌아보고, 상대가 상처 입지 않도록 연습해야 합니다. (중략) 그래서
마음을 살피는 공부가 필요해요. 흔히 스님들이 더 수행을 해야 하고 속세 사람들은 안
해도 될 것 같은데 그 반대입니다. (중략) 마음 준비가 덜 됐다 싶으면 결혼할 생각을 하지
않는 게 좋아요. 그나마 자기 조절이 된다 싶으면 결혼은 해도 자식은 안 낳는 게 낫습니다."
- 법륜 스님 [스님의 주례사] '사랑하는 사이에 더 쉽게 상처받는다'에서
이 부분을 읽다 울컥 눈물이 났다. 나는 내 마음의 소리에 남편의 외침에 귀기울이는 아내가
아니었다.
상대의 본심을 헤아리는 것에 인색한 나 자신이 이토록 싫기는 처음이다.
남편의 비자금, 대학시절과 군대 이야기를 경청하지 못함이 부끄러웠다.
책을 다 읽고 나니 후련함과 미안함, 나와 그에 대한 생각이 많아진다.
남편을 이해하고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한다.
다름을 인정하고 목적있는 삶을 추구하는 나와 함께 할 그분을 생각하며 마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