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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루 ㅣ 푸른도서관 50
이금이 지음 / 푸른책들 / 2012년 5월
평점 :
딸에게 엄마는 언제나 만만한 존재이다. 특히 사춘기 시절에 딸과 엄마의 관계는
이루다 말로 표현하지 못할 지경이다.
이런 시점에서 "신기루 (이금이 지음, 푸른책들 펴냄)"는 엄마와 딸이 함께 읽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이 책은 1, 2부로 구성된 이야기로 1부는 여행 넷째 날까지 딸인 다인의 이야기이고 2부는
넷째 날을 이어 마지막 날까지 엄마인 숙희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엄마의 고등학교 문학 동아리 친구들이 고비 사막으로 여행을 떠난다.
지난 5년 오직 이 여행을 위해 적금을 부었다고 한다. 심통이 난 다인은 엄마를
따라가겠다고 하고 마지못해 엄마는 허락한다.
40대 아줌마들은 비슷비슷한 걱정과 설렘을 안고 비행기에 오른다. 다인은 10대답게
유명 가수 생각으로 여행의 지루함을 달래려고 한다.
처음 만난 가이드는 다인이 좋아하는 가수를 닮았다. 엄마는 부러 다인을 가이드
주위에서 멀리 둔다.
다인은 그것이 불만이고 뜨거운 사막에서 만난 신기루에 모두들 가슴 벅차 한다.
고비 사막에 컵라면, 즉석밥 등 우리의 음식이 넘쳐나고 그녀들은 별을 보고 행복해한다.
엄마와 딸은 같은 하늘 아래서 다른 생각을 하고 꿈을 꾼다.
엄마는 작가가 되고 싶었다. 이미 등단한 춘희를 보며 부러움을 키워냈을 것이고,
잘나가는 학교에 자식들을 턱~ 입학시킨 친구는 엄마에게 선망의 대상이었을 것이다.
아무 생각없이 아이처럼 구는 다인과 자신이 아직 필요한 형인을 떠올리며 암선고를 받은
엄마는 알 수 없는 두려움에 가슴이 먹먹하다.
딸은 점점 고비 사막이, 엄마가 가깝게 느껴진다.
엄마는 걱정과 근심, 자신의 엄마에 대한 기억들로 종종 어두운 얼굴을 한다.
모두에게 고비 사막의 추억은 별을 가슴에 담고 자유와 포근함을 남겼다.
집으로 돌아오던 중 금란의 당선 소식은 또 다른 설렘과 부러움의 시작이 된다.
그렇게 그들은 보일 듯 보이지 않는 신기루같은 여정을 마치고 각자의 자리로 돌아온다.
이 책은 중학생 이상과 함께 읽으며 여행의 의미, 내 인생의 신기루는 어떤 것인가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누며 주인공의 심리 변화를 글로 표현해보면 좋을 것 같다.
엄마와 딸이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 문득 나의 10대를 떠올리며 나는 어떤 방법으로
엄마와 가까워졌는지 궁금해진다.
딱히 어떤 방법은 없었던 것 같다. 다 지나고 보면 아무 것도 아니였다는 기억 밖에.
그 찰나를 즐기며 조금씩 자라는 것이 정답이 아닐까?
서로를 이해하고픈 아이와 부모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