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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 수레를 탄 흙꼭두장군 (문고판) ㅣ 네버엔딩스토리 31
김병규 지음, 이선주 그림 / 네버엔딩스토리 / 2011년 8월
평점 :
나는 만화 영화를 좋아하는 어른이다.
10대, 20대, 30대를 지내오며 만화 영화에 빠져 살며 많은 웃지 못할 일들이 있었다.
그런 시점에서 "까만 수레를 탄 흙꼭두장군(김병규 지음, 푸른책들 네버엔딩스토리 펴냄)"은
추억의 한 부분이다.
10대 후반, 20대 초반 쯤 시리즈로 방영되던 '흙꼭두장군'을 보며 새길이와 빈수의 천진함에
바람을 가르며 내달리던 까만 수레의 모습에 밥상을 앞에 두고 오랜 시간 텔레비젼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다 자라서 아직도 만화냐는 엄마의 핀잔 따위는 들리지도 않는다는 듯.
그 때는 꽃과 바람, 풍경, 아이들의 모습이 예뻐 그 만화를 즐겨봤었다.
책으로 읽었을 때와 영화로 봤을 때의 느낌이 다른 이유를 알 수 있었던 시간...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어린 나의 시간을 되찾는 듯한 착각에 빠져 즐거운 책읽기를 할 수 있었다.
빈수는 흔한 농부의 아들로 어느 날 아빠의 밭에서 목화 대신 어떤 무덤이 발견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작은 동네에 서울에서 박사가 내려오고 갖가지 도구들이 등장하며 떠들썩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빈수는 호기심에 밭을 기웃거린다.
왕릉에 발견되는 토기들과 흙으로 빚은 인형, 말의 형상들이 발견되고 어느 날 그 중 하나인 흙꼭두
장군이 수레를 타고 빈수의 집으로 온다. 한꽃님왕을 돕자며 2012살 흙꼭두장군은 12살인 빈수에게
도움을 청한다. 우여곡절 끝에 왕릉을 열 비밀의 꽃열쇠를 찾아 오래전 한꽃님왕의 사랑을 남겨진
우리에게 멋진 역사의 흔적을 남기게 된다.
숨겨진 왕릉이라하면 무섭고 어둡다는 느낌이 들지만 그 안에 숨겨진 이야기와 흔적들을 우리에게
또 다른 희망을 준다.
경주에 방문할 때마다 왕릉이나 유적지를 돌아보며 '참 대단하다', '어쩜~'이라는 감탄을 연발하는
아직 아이같은 나는 책을 읽는 내내 빈수와 새길이 흙꼭두장군이 되어 어떻게 이 상황을 벗어날까
고민했다.
자칫 딱딱하고 재미없는 이야기가 될 수 있는 우리의 옛이야기를 아이들의 눈높이로 끌어내려
펀타지적 요소를 가미해 흥미진진하게 만들어 읽는 내내 흥미로웠다.
초등 중학년부터 함께 읽으며 우리 유물, 왕릉 등을 찾아내는 역사 인물과 유물 사전 만들기나
숨겨진 우리동네 이야기 찾기 등을 해보면 좋을 것 같으며 빈수의 인터뷰 기사 만들기 등으로
독후 활동을 하면 좋을 것 같다.
우리의 역사는 재미없는 이야기라는 편견을 가진 나라는 어른에게 재미와 감동을 준 동화라
모두에게 추천하고픈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