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락방의 불빛 동화 보물창고 35
셸 실버스타인 글.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아주 오래전 내가 어릴적 기억들을 되돌아 보면 때때로 유치해 웃음이 날 때도 있고,  

한없이 슬퍼 눈물을 흘릴 때도 있다. 그런 유년의 감정들을 한 편의 시처럼 엮은 책이 있어  

소개해본다.

짧은 동화 아니 동화시 정도로 엮인 "다락방의 불빛 (쉘 실버스타인 글·그림, 신형건 옮김,  

보물창고 펴냄)"은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작가 쉘 실버스타인 작품이다.

여린 듯 감성을 자극하며 깨달음을 주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에 이어 내게 또 다른 기쁨을  

선물한 이번 책은 나를 외딴집 다락방으로 데리고가 조근조근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기분에  

사로잡히게 했다.

내용에 등장하는 글감들은 일상에서 일어난 소소한 일이나 야채나 사물을 보며 느낌점을  

아이의 눈으로 보고 생각하고 이야기하게 하는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이야기 속 '흔들기'라는 소주제를 가진  이야기의 내용을 살펴보면 '제럴딘, 제발 젖소 좀  

그만 흔들래. 네 꼴이나 소 꼴이나 참 별꼴이잖니. 밀크셰이크를 만들려고 그렇게 흔드는  

건 정말 멍청한 일이야.'로 끝나는 참으로 단순한 이야기인데 나는 단 석 줄로 이루어진  

이 이야기에 박장대소를 했다.

어릴적 나는 흰우유보다 초코우유나 딸기우유를 좋아하는 아이였다.

목장에 놀러 갔다 '엄마, 소한테 딸기나 초콜릿을 먹이면 딸기우유나 초코우유가 나오지?' 

라며 해맑게 물었던 적이 있었다. 함께 갔던 어른들 모두 한참을 웃었는데 그 때 나는  

어른들이 왜 웃는지 전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엄마는 두고두고 내게 그 이야기를 하며 놀렸지만 난 아직도 나의 빛나는 상상력을  

그 기발하고 엉뚱함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아이다운 발상이라 칭찬할 수는 없었을까?

작가의 순수한 상상과 부족한 듯 꾸밈없는 그림에 나는 다락방을 가진 친구집에 놀러가  

주황빛 전구 아래 엎드려 책을 읽는 듯한 기분이 들어 행복했다.

 

초등 고학년 아이들과 함께 읽어며 주제 정해 짧은 글짓기하기나 본문 내용 비틀어  

글쓰기 등을 함께 하며 상상력을 키우는 글쓰기 수업을 하면 좋을 것 같다.

작가의 의도와 나의 생각의 차이점에 대한 토론이나 근거를 뒷받침하는 글쓰기 시간을  

가져도 좋을 것 같다.

상상력의 끝은 어른이 되는 마지막 단계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작가처럼 나도 어른이 되어서도 포기할 수 없는 마지막 상상의 불빛을 반짝이고 싶다.

반짝반짝 여리고 빛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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