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리코 로드 청소년문학 보물창고 10
멜리나 마체타, 황윤영 / 보물창고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책표지에는 어두운 그녀의 모습이 빼곡하다.

색이 없이 검은 온통 검은 그녀의 윤곽에 나는 마음이 철렁하다.

'무슨 일이지?'

젤리코 로드... 무슨 길을 뜻하는 것만 같은 제목에서는 아무 것도 얻을 수가 없어

답답하기만 하다.

프란츠 상 수상작인 '젤리코 로드 / 멜리나 마체타 지음 / 황윤영 옮김 / 보물창고'

이 책은 내게 낯섬과 불안함으로 다가왔다.

 

17세 소녀 테일러는 호주의 한적한 시골 마을의 길인 젤리코 로드에서 사랑하는 아빠를

잃고 엄마에 의해 젤리코 로드에 버려지게 된다.

아줌마를 만나 테일러는 젤리코 학생이 되고 미완성 집에 사는 해너 아줌마를 도와

젤리코 학교 생활에 익숙해진다.

공식적인 지휘관 승계식에서 테일러는 젤리코 학교 기숙사 학생들의 지휘관이 되고 무언지

모를 늪같은 생각 속에서 과거와 현재를 교묘히 교차하며 이야기를 끌고 나간다.

엄마처럼 의지하던 해너 아줌마의 행방불명, 아줌마가 써내려가던 원고 꾸러미... 테일러는

혼란스럽기만 하다.

'비극의 현장에서 마음 속 샹그리나나 이니스프리가 되는 일?'

이라는 옮긴이의 말이 계속 떠올라 이상향이며 고향인 샹그리라나 이니스프리가젤리코 로드

일까 나는 곰곰이 생각하고 또 생각해 본다.

젤리코의 아이들은 영토전쟁을 벌이고 있으며 은둔자, 준장 등 알 수 없는 존재들이 속속

등장한다. 그리고 끝이 보일 것 같지 않은 싸움에서 우정과 사랑이 싹 트고 어느 새 성장을

맛보게 된다.

영토전쟁을 일종에 놀이로 치부하는 대목에서는 아이들의 마음의 키가 소리없이 자라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마음에 크고 작은 상처와 해너 아줌마가 쓴 원고에 등장하는 22년 전 다섯 아이들.

해너 아줌마의 소설은 테일러가 반복해서 꾸는 꿈과 현실을 오간다.

그리고 해너 아줌마에게도 자신과 같은 아픔이 있다는 사실에 테일러는 기묘한 자신들의 관계에 놀란다.

죽음과 슬픔이 얼룩진 젤리코 로드. 어쩌면 그 길은 슬픔의 무게만큼 행복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길인지 모르겠다.

이제 전쟁은 끝났다. 젤리코의 아이들은 성장했으며 크고 작은 이유로 젤리코 기숙 학교의 학생이 되었던

모두에게 새로운 미래가 생길 것이다.

마음의 짐을 훌훌 털어버리고 자라고 자라도 아직 모자라기만한 마음이 자라는 곳.

그곳이 젤리코 로드.. 우리가 꿈꾸던 이상향이 아닌가 싶다.

다 자란 내게도 아직 모자란 어른의 마음.. 그 마음을 자라게 하는 책인 것 같아 나는 젤리코 로드의

아이들이 고맙고 부럽다.

보잘 것 없는 삶의 어느 한자락을 빛나고 아름답게 만들어준 이야기.

'젤리코 로드'를 통해 소리없이 마음의 키를 키워보면 어떨까?

젤리코의 아이들은 자란다.

우리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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