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물어봐도 되나요? - 십대가 알고 싶은 사랑과 성의 심리학 사계절 지식소설 2
이남석 지음 / 사계절 / 201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받아들고 나는 한참을 웃었다.

표지에 등장한 인물들이 너무 재미있어서 커다란 얼굴에 점처럼 찍힌 눈이 웃겨서

큐피드랑 인어공주, 슈렉이 정다워 웃었다.

중학교 1학년 이규린의 사랑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함께 들어 보자.

 

사랑... 나는 문득 '사랑이 무얼까?'라는 질문을 나 자신에게 해본다.

사랑이라는 단어는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을 준다.

그런데 과연 사랑이 그런 느낌만 있는 걸까?

다 큰 어른인 나도 가끔 알 수 없는 사랑을 규린은 인터넷 검색까지 동원해 이야기한다.

알 수 없는 오묘한 감정을 알고 싶어하는 10대.

그래서 10대는 아름답고, 싱그러운 시절인 것 같다.

철학, 미술, 신화까지 들먹이며 사랑에 대한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카페까지 있다니

새삼 사랑이라는 감정에 소홀했던 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내용에서 보면 규린의 아빠와 엄마는 부부학교도 다니고 사랑에 관한 여러가지 생각과

대화를 나누는 이상적인 부부인 것 같다.

사랑의 종류를 나열하며 규린에게 설명을 하던 자상한 아빠.

흔히 어른들은 아이들이 사랑이 뭐냐고 물으면 '너도 커봐라, 그럼 알 수 있다.'라는

모호한 답을 하고는 서둘러 자리를 피한다.

 

사랑 이야기에 빠지지 않는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 중 이런 구절이 내용에 나온다.

"사랑한다는 것은 아무 보증 없이  자기 자신을 맡기고 (...) 사랑을 불러 일으키리라는

희망에 완전히 몸을 맡기는 것을 뜻한다. 사랑은 믿음이며, 믿음을 갖지 못한 자는 거의

사랑하지 못한다."

 

...거의 사랑하지 못한다. '사랑을 의심하는 것도 이것에 속하는 걸까?' 30대인 나는

사랑에 대한 깊은 고민에 빠져 들었다.

이 밖에도 규린이는 섹스, 야동, 원치않는 섹스, 잘생긴 사람에게 사랑을 느끼는 이유,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방법 등 호기심 많은 10대들이 그 동안 꼭꼭 마음에 담아 두었던 질문들을

술술 풀어내며 읽는 이와 함께 답을 찾아간다.

'사랑에 이토록 솔직한 적이 있었던가?' 나는 책을 읽으며 이런 질문을 나에게 해본다.

내용 끝에 나오는 규린의 아빠 말처럼 상대방에게 맞추어 가며 노력하는 것이 사랑인 것 같다.

 

결혼 4년차인 내가 종종 '사랑이 변하니?'라는 자조 섞인 물음을 던지는 이유를 이제는

조금 알 것만 같아 마음이 놓인다.

사랑은 지키기위해 서로 노력하는 보이지 않는 규칙과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

상대방에 대한 예의... 그리고 나를 아름답게 하는 주문.

속 시원한 10대들의 사랑 이야기를 듣고 나니 아직도 사랑을 위해 매일 길을 나서며

길 위에서 헤매는 나를 우리를 이해할 것만 같다.

우리는 사랑에 언제나 목 마르다.

어느 한쪽이 사랑을 지키기위해 움직이기를 기다리기 보다 한 발짝 다가가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 사랑이라는 생각이 든다.

규린이도 이제는 사랑에 대한 생각이 많이 변했으리라 믿는다.

함께 만들고 지켜가는 아름다운 사랑을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