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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천재 클레멘타인 ㅣ 동화 보물창고 26
사라 페니패커 지음, 최지현 옮김, 말라 프레이지 그림 / 보물창고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라임색 운동화, 주황색 양말, 반바지에 티셔츠, 무언가 잔뜩 적힌 종이, 놀란듯
가만히 멈춘 알 수 없는 표정. 귤의 한 종류인 클레멘타인을 이름으로
가진 아이...
클레멘타인의 모습은 어느 학교에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함 그 자체이다.
그런데 예능천재라니... 나는 책을 보며 도대체 클레멘타인이 왜 예능천재인지
궁금해 단숨에 책장을 넘기며 함께 웃고, 고민하기 시작했다.
어찌보면 털털해 보이는 클레멘타인은 학교에서 재능 발표회를 한다는 말에
이사를 갈까? 아플까? 걱정이 쌓여만 갔다.
아무리 찾아도 자신에게는 장기가 없다는 생각에 클레멘타인은 아빠에게 이집트 쯤으로
이사를 가면 어떠냐고 물을 정도로 말이다.
건물 관리자인 아빠를 단번에 피라미드 관리자로 만들어 버리는 클레멘타인의 상상력에
나는 전에 읽었던 <상상력 천재 기찬이>가 떠올랐다.
고민과 걱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던 클레멘타인은 재능이 많은 마거릿에게 도움을 청한다.
하지만 마거릿은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클레멘타인과 맞는 재능은 없다며 결국 탭댄스를
권한다.
신발 사이즈때문에 멀쩡한 자신의 운동화에 병뚜껑을 달아 우스꽝스러운 탭댄스용 신발을
만든 클레멘타인... 결국 엄마와 아빠에게 걱정을 듣고 라임색 새 운동화를 사게 된다.
리허설 무대에 서기까지 자신의 장기를 찾기 못한 클레멘타인은 우울하다.
곧 부모님이 오실텐데... 클레멘타인은 걱정으로 인해 가만히 앉아 있을 수가 없다.
감독을 맡은 교장 선생님과 마거릿의 선생님 주변에서 무대를 살피던 클레멘타인은 어떤
무대에 무엇이 누가 어떤 것을 해야 할지 너무도 잘 알고 있다.
마거릿의 선생님의 딸이 아이를 낳으러 갔다는 소식에 병원으로 달려가버린 대신 그 자리에
앉은 클레멘타인은 재능 발표회를 무사히 마칠 수 있게 해준 숨은 감독이 되었다.
교장 선생님의 소개로 클레멘타인은 감독의 자격으로 무대 위로 올라와 인사를 하고 엄마,
아빠와 근사한 식당에서 멋진 저녁 식사를 하게 된다.
동생을 위해 꼼꼼한 메모를 유모에게 남긴 클레멘타인...
그 아이는 어떤 일을 할 때 꼭 필요한 감독관적인 재능을 가졌던 것이다.
엄마가 테이블 밑으로 건넨 보라색 잠자리 신발을 신은 클레멘타인.. 그 아이는 장기가 없는
아이가 아니라 아주 큰 재능을 아직 발견하지 못한 아이일 뿐이였다.
나는 내가 어릴적에 학교에서 했던 학예회를 떠올렸다.
피아노 연주도 노래도 연극도 부끄러워 무대에 서지 못했던 내게 학예회 안내지를 만들게
했던 나의 선생님.
그 후로도 종종 교지나 학급회의록을 관리하게 하셨던 선생님...
표현은 못했지만 나는 일을 하는 내내 즐겁고 행복했다. 클레멘타인처럼...
누구에게나 각자 주어진 재능이 있을 것이다.
언젠가는 빛을 내는 커다란 별이 될 수 있는 그런 재능말이다.
클레멘타인을 닮은 아이들을 응원한다.
더 빛나고 큰 별이 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