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레이디
커티스 시튼펠드 지음, 이진 옮김 / 김영사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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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표지를 보고 나는 그녀에게 마음을 빼앗겼다.

그녀가 누구인지 무슨 일을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리고 어느 한 여인이 떠올라 나는 마음이 아팠다.

다이애나 스펜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나는 책 속 그녀와

영국의 황태자비였던 지금은다른 곳에 있는 그녀가 떠올랐다.



꽃코사지가 달린 분홍빛 모자와 그림같이 예쁜 그녀의 얼굴, 곱게

바른 립스틱이 아름답고 또 아름다워 나는 표지를 보며 그녀에게

말을 건넨다.

어느 학교에서나 볼 수 있는 모범생 분위기를 풍기는 그녀는

할머니와의 시카고 여행으로 사랑에 대한 환상과 할머니의

부적절한 사랑을 이해하지 못하게 된다.

뜻하지 않은 교통사고로 첫사랑 앤드류를 자신이 죽였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던 그녀는 삶을 포기한듯

아슬아슬한 걸음으로 어른을 향해 걸어간다.

이제 서른을 넘긴 그녀는 자신만에 집을 갖길 원한다.

하지만 그녀는 집을 갖는 대신 평생을 함께 할 남자를 만나 결혼을 하게 된다.

정치적 사업적 야심이 큰 찰리... 그녀의 남편은 어쩐지 그녀와 어울리지 않는 진부한 디자인의 옷같다.

그녀는 찰리와 결혼 후 엘라를 낳고 평범한 아내와 엄마가 되기를 원한다.

아버지에 이어 낭만적이던 할머니마저 세상을 떠나고 엄마와 새아빠만이 옛집에 남아있다.

그녀는 찰리가 평범한 남편이기를 바란다.

하지만 그의 야심은 그를 대통령으로 만든다.



언젠가 할머니는 그녀에게 말했다...

'남자들은 아주 불안정한 존재란다...'

처음 그녀는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앨라가 생기고, 찰리의 회사가 곤경에 처하면서 그녀는 찰리 역시 아주 불안정한 존재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세상을 향해 야심을 펼치던 그 역시 그녀에게는 남편.. 아이같은 남자일 뿐이기에.

그녀는 이제 그녀가 갈 길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어울려 책을 읽던 그녀의 젊음을 책을 그리워하며 그녀는 대통령의 여자가 아닌

앨리스로 살고 싶어한다.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앨리스의 삶이 어딘가 모르게 불행해 보인다는 기분이 들었다.

사랑하는 이를 잃고 또 다른 사랑이 찾아오고 여자들이라면 꿈꾸는 멋진 결혼 생활을 하는

그녀도 여느 주부들처럼 '오늘 저녁에 무얼 먹을까?'와 같은 단조로운 고민을 한다.

남편의 야심에 때때로 힘들어 하지만 묵묵히 그녀는 찰리 곁을 지키며 가정을 유지한다.

이제 그녀는 겉모습만 예쁜 앨리스가 아니다.

소녀였던 여린 그녀는 이제 불안정한 남자를 안정시키고 돌보는 아내가 되었다.



수많은 여성들은 누구의 딸, 누구의 아내, 며느리, 누구의 엄마로 불리우며 조금 더 강해진다.

문득 자신의 이름이 불리워지면 '네?'하고 놀라며 말이다.

진정한 자아를 찾아 떠나는 여행..

수많은 걸림돌을 척척 뛰어 넘는 앨리스의 분홍빛 얼굴이 마냥 부럽다.

나도 그녀처럼 여린듯 강한 어머니와 아내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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