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다 난다 신난다 - 제7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동심원 3
이병승 외 지음, 권태향 그림 / 푸른책들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헬리콥터를 닮은 아이들이 있다.

동그란 안경을 쓴 아이도 팔, 다리를 쭉 펴고 크게 입을 벌린 아이도 웃는 아이도

모두 하늘을 향해 날아 오른다.

 

제목부터가 너무도 재미있는 동시집 <난다 난다 신난다>는 읽는 내내 어릴적 내 모습을

기억나게 했다.

오줌을 싼 동생, 돌아가신 할아버지, 매일 아픈 몸으로 힘든 일을 하시는 할머니...

그렇게 기억을 더듬고 웃다 박승우 시인의 <이사 온 집>을 읽으며 잠시 웃음을 거둔다.

....

'우리 식구들만

며칠째 자리를 잡지 못합니다

아버지는 난생 처음

문패를 달았습니다'

....

이 부분을 읽어 내리며 나는 울컥 가슴에서 뜨거운 물이 솟아 올라왔다.

아버지의 처음 집.... 난생 처음 달아본 문패.

가장의 자리, 아버지의 의미가 퇴색된 요즘 <이사 온 집>의 아버지는 얼마나 가슴이

벅차올랐을까....

자기 가족을 보듬고, 안락하게 해 줄 집 한 칸을 마련하고 얼마나 행복했을까...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놀 수 있는 마당이 있는 집일 수도 있고, 새로 지어진 아파트 일 수도

있는 그 집에 한 번 놀러가고 싶은 마음이 들어 나는 읽고 또 읽으며 마음이 즐거워졌다.

 

세 명의 시인이 각각 지구와 일상, 자연과 동물, 가족을 테마로 쓴 것처럼 느껴져 각각

다른 느낌이 드는 유쾌한 동시집이다.

어쩌면 이렇게도 아이들의 마음을 쏙 끄집어내 적었는지 읽는 내내 나는 감탄하고

또 감탄했다.

동생을 데리고 놀고 싶지 않아 도망가는 오빠, 엘리베니터 괴물... 너무 재미있는

이야기들이라 나는 아이처럼 읽으며 낄낄 거렸다.

 

이병승 시인의 <석구>

'작년엔 홍석구였는데

올해는 박석구가 되었다'

.....

그리고 석구는 키가 자라고 땅을 보고 걸으며 말이 줄었다.

누구를 탓해야할지 아니면 석구를 안아 주어야할지 갈팡질팡 다 자란 어른인 나도

혼란스러웠다.

석구같은 아이가 늘어나는 요즘 또 다른 석구들에게 '네 잘못이 아니라고 기운내서 더

씩씩하라고...' 응원을 보내고 싶어진다.

 

정말 얇고, 정말 짧은 동시들인데 읽고 또 읽어도 새롭고 마음이 아팠다 행복했다

난리법석이다.

나도 날고 싶다. 신이 나서 날아 오르고 싶다...

그렇게 날아올라 아빠의 처음 집에도 가보고 싶고, 석구의 구부정한 등 뒤에 서서 토닥토닥

기운을 북돋아 주고싶다.

난다 난다 신난다 덩달아 나도 신이 나 날아 오른다 아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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