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 학교에 간 하느님 청소년문학 보물창고 3
신시아 라일런트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0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이 재미있어 나는 책을 보는 순간 피식 웃음이 먼저 나왔다.

'하느님이 미용 학교에는 왜 가셨지?'

연결이 안되는 제목, 알록달록 예쁘게 매니큐어를 한 손톱, 드라이기, 립스틱 등이

분홍 바탕 표지에 가득하다.

시라고 하기에는 조금 길고, 소설이라 하기에는 너무 짧은...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생각읽기 책이라 칭하기로 했다.

하느님과 대화를 나누듯, 일상을 이야기하듯 슬슬 풀려나간 이야기가 재미있다.

 

신시아 라일런트는 내가 낯선 작가이다.

그래서 인지 작가의 이야기에 나는 아주 빠르게 빠져들었다.

하루하루 살아내며 느끼는 기쁨과 슬픔.. 그리고 누군가를 향한 끝없는 대화..

가을이 시작되며 부쩍 마음이 허전한 내게 새로운 위안이 된다.

 

이 책에 등장하는 하느님은 미용 학교 뿐아니라 우리들의 평범한 일상에

항상 섞여 생활하고 있었다.

병원이나 영화관에도 가고,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기도 한다.

책이나 팬레터도 쓰고 우리가 알던 남자가 아닌 여자란다.

물건을 사기도 하고 요리를 하기도 하는 하느님....

 

그런 하느님이 마지막 글에서는 인간과 같은 슬픔과 좌절을 마주하게 된다.

<하느님이 죽었어요>라는 이야기에서 나는 잠시 멈칫했다.

'.............

하느님은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하고 싶었어요.

출발선에서부터 모든 것을 다시 만들고 싶었어요.

세상의 어떤 것도 죽임을 당할 수 없도록

만들고 싶었어요.

.................'

순간순간 충실하던 하느님에게 좌절은 슬픔은 죽음은... 너무나도 힘빠지는 일이

었을 것이다.

새로 시작하고 싶은만큼....

 

우리와 너무도 닮은 하느님의 일상을 옅보며 나는 소소한 것들에 감사하지

못하는 나의 욕심이, 나의 시기와 질투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아프게

했을지 짐작해 본다.

항상 우리 곁에서 우리와 함께하는 미용 학교에 간 하느님이 나는

참으로 정겹다.

그리고 위대함이 아닌 순박함으로 다가온 그의 삶이 참으로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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