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록강은 흐른다 - 이미륵의 자전 소설 올 에이지 클래식
이미륵 지음, 이옥용 옮김 / 보물창고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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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운동 이야기일까?'

처음 책을 마주하고 나는 표지 그림을 한참이나 들여다 보며 생각했다.

이. 미. 륵... 너무도 낯선 지은이를 확인하고 나의 궁금증은 한층 더해갔다.

압록강, 동그란 안경, 옛이야기 속에서나 등장하는 딱딱한 모자, 검은 두루마기,

커다란 여행 가방.. 그리고 다리와 강...

나는 지은이의 이야기 속으로 성큼 발을 내딛는다.

 

미륵이라는 지은이의 이름이 그대로 등장하는 자전적 소설로 어릴적 미륵이에서

다 자란 어른 미륵이 독일에 가기까지를 그린 이야기로 사촌 수암 형과의 추억,

아버기에 대한 기억, 유럽을 향한 어려운 여정을 그려내며 이야기는 끝이 난다.

 

학문과 시, 낭만을 즐기던 아버지 밑에서 아비를 잃은 사촌 수암 형과 서당 교육을

받았고, 아버지의 이야기 속에 등장하던 유럽을 향한 끝없는 동경에 어린 미륵은

가슴이 설레인다.

수암 형을 시골로 떠나보내고 미륵은 아버지의 권유로 신학문을 배우기 위해 신식

 학교에 입학하고, 갑작스런 아버지의 죽음으로 미륵은 방황을 한다.

학업을 잠시 접고 송림만으로 가게 된 미륵은 무작정 유럽을 찾아나서고 결국 다시

 돌아와 의학 전문 학교에 입학하게 된 미륵.

그는 이렇게 몸도 마음도 자라고 있었다.

 

나라를 잃은 자들이 한데 모여 나라를 찾고자 움직일 때 미륵도 거기 있었다.

이제는 내 땅이 아닌 다른 곳으로 몸을 피해 꿈을 키워야한다는 어머니의 권유로

꿈에 그리던 유럽을 향해 떠나는 미륵은 참으로 많은 사람을 만나고, 많은 나라를

지나치게 된다.

어쩌면 그의 방황이, 길 위에서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는 생활이 그 때 우리들의

모습이었는지도 모른다.

미륵은 어려움을 딛고 독일에 도착하여 새로운 세계를 맞이할 준비를 한다.

자신을 믿고 지지하던 어머니의 죽음을 듣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이 나지만, 미륵과 함께

수많은 생각과 대양을 건너며 본 사람들과 풍경, 압록강을 넘어 자신에게 주어진 목적지를

향해 발을 내딛는 어려움을 보는 내내 나는 미륵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것 같았다.

나라를 잃고, 부모를 잃고, 갈 길을 잃은 막막함...

그러한 상황이 미륵을 더욱 강하게 일으켰는지도 모른다.

어려움에 힘겨움에 몇 번 쓰러진 우리 민족이지만, 변함없이 흐르는 압록강처럼 우리는

다시 꿋꿋하게 제자리를 찾고, 다시 일어섰다.

미륵과 같은 목적의 삶을 찾아 헤매는 요즘 나는 압록강과 미륵을 떠올리며 다시 일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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