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라 태극기 보물창고 북스쿨 3
강정님 지음, 양상용 그림 / 보물창고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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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수건을 쓰고 무명 한복을 입은 엄마의 얼굴이 피곤해 보인다.

두 팔로 안아 올린 단발머리 아이와 엄마는 무어가 그리 좋은 걸까?

표지를 보며 나는 너무도 닮아있는 엄마와 아이를 보며 한참을 생각했다.

 

<날아라 태극기> 어두운 우리 역사를 조금은 환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아 커다란 기대, 궁금증을 가지고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본다.

해방되기 두 해 전 추석 무렵, 이야기는 시작된다.

광주에 사는 복이, 덕이의 작은 아버지댁에 쌀을 보냈던 수레 가득 

책들이 실려 집으로 도착하고 어느 날 작은 아버지가 방에 누워있다.

복이는 괜히 조바심이 나고 겁이 난다.

곧이어 일본 형사가 들이닥치고 작은 아버지는 온데간데 없고 방 벽에 걸린

달력에 일본기 대신 물감으로 그려진 태극기가 발견되며 집 안은 시끄러워진다.

태극이 궁금하기만한 동생 덕이는 복이에게 태극이 무엇인지 묻고, 복이는

그런 동생에게 태극이 얼마나 무섭고 대단한지 그리고 그런 태극을 그린이가

작은 아버지라는 사실을 설명하며 뿌듯해한다.

일본 사람에게는 죽어도 안잡히는 태극...

복이의 설명에 나는 괜히 마음이 설레인다.

나라를 빼앗긴 힘없는 민족에게 기댈 어깨이며 마지막 희망, 자존심과 같은

것이 태극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복이와 덕이의 대화는 소근소근 작지만 커다란

힘이 느껴졌다.

마을마다 조직된 부인회에서 하는 전쟁연습... 치마 저고리 대신 풍덩한 바지와 웃옷을

입고 운동장을 바삐 움직이는 여인들 모습이 눈 앞에 가득하다.

 

억압과 배고픔, 힘겨움에 지친 그들에게 드디어 해방 소식이 들리고 기쁨에 모인 사람들이

해방굿을 벌인다.

모두 하나가 되어 펄럭이는 태극을 바라보며 만세를 외치는 해방굿...

복이에게, 마을 사람들에게, 우리 민족에게 태극은 그런 존재이다.

저 멀리 펄럭이는 모양만으로도 가슴 시리고 따뜻해지는...

애국가만 흘러나와도 가슴 한구석이 뜨끈해지는...

 

광복, 독립운동, 위인... 많은 이야기들에 등장하는 태극.

하지만, <날아라 태극기>에 등장한 태극은 그 어떤 이야기 속 태극보다

위대하고 눈이 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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