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 미술관 - 영혼의 여백을 따듯이 채워주는 그림치유 에세이
김홍기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커다란 입을 벌려 시원스레 웃는 표지가 참으로 마음 편해지는 책이다.

따스함이 가득한 노란 바탕에 귀여운 꽃들...

제목 그대로 '하하~' 웃음이 나올 것 같은 기대를 품고 책을 읽기 시작한다.

웃음에 인색한 나와 우리들.

삶에 찌든 표정과 타인에게 보내는 가식적인 웃음 이외에 얼마나 나 자신을

위해, 자연스레 비집고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해커다랗게 껄껄~ 시원하게

웃어 보았을까?

매일 귀를 막고 눈을감아도 들리고, 보이는 마음 아픈 뉴스와 힘겨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떠올리며 나는 이 책에 막연한 기대를 걸어 보았다.

'첫장부터 끝장까지 읽고 나면 분명 나도 저 아이처럼 웃을 수 있을거야!'

김홍기라는 낯선 작가의 그림 이야기로 빠져들 준비를 하고 차근차근 그림을 함께 

읽어 나간다.

이순구의 여섯 장 그림을 함께 읽으며 봄꽃을 만난 듯 따스해 지다가

조장은의 여섯 장 그림에 20대와 30대를 넘나드는 내모습을 찾는다.

그리고 이소윤의 여섯 명에 얼굴과 표정에서 나는 나의 우울함과 좌절,

아픔과 맞닥뜨렸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생을 연명하며 나는 내 모습을 단 한 번도 제대로

읽지 못했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그림을 보며 나는 내모습을 조금씩 찾아냈다.

주부가 되면서 사회생활을 접고 이인청의 그림 속 그녀처럼 살림(=생활)에

온 힘을 쏟고, 학교, 직장생활로 엄두 조차 내지 못하던 글쓰기 공부를 시작했다.

자판과 주방을 오가며 나는 점점 생활의 달인이 되어 갔고, 모임이나 결혼식에

가야할 때면 거울 앞에서 주춤 거리기에 바빴다.

이인청의 그녀처럼 습작을 위해 많은 것을 보고, 사진으로 담기위해 수목원 길에

종종 나가고, 어느 영화에서 보았던 주산지에 가자..는 결심을 새해 여행 계

획에 꼭 써 넣어 본다.

.... 그 밖에 다른 그림을 읽으며 나는 유년시절 내 모습을 기억해 냈다.

나는 그림을 보는 것만 좋아하는 여자이다.

그 그림이 무엇을 이야기 하든지 나와는 상관없이 내 식대로 생각하고

 평가한다.

여기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이야기를 하는 작가를 만났다.

힘겨운 삶에 조금이나마 생각할 거리와 웃음을 주는 작가 김홍기가

 나는 참으로 마음에 든다.

 

모두에게 웃음을, 희망을 이야기하는 <하하미술관>

읽고 또 읽어 내려가며 힘겨운 고개를 넘을 때마다 나 자신에게

토닥토닥 격려와 웃음을 주는 지지자가 또 하나 생긴 기분에 마음이

놓인다, 짐을 내려놓을 여유가 생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