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국 찻집 김지안 멧밭쥐 그림책
김지안 지음 / 창비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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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하고 지치는 여름, 건조한 마음에 탐스럽고 색이 고운 꽃이 가득 피어나는

듯한 그림책 한 권을 만났다.


"수국 찻집 (김지안 그림책, 창비 펴냄)"은 표지부터 가슴이 몽글몽글해지고

'어느 동네 구석에 있을지도 모르는 찻집이야!' 라며 상상력이 펼쳐지는 그림책이다.



내가 아주 어렸을 때 수국을 처음 만난 건 외가에서 였다.

그 동네는 집집마다 담장 전체를 약속이나 한 것처럼 탐스러운 수국으로 장식해

담인지 그냥 꽃인지 알 수가 없었다. 동네를 걸으면 마치 수국길을 걷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아래에서 위로 또는 위에서 아래로 걸으며 꽃구경을 했던 기억이 있다.

외할머니는 우리 집 담에서 작은 수국 한 송이를 무심하게 툭 잘라 마루 안쪽 나무로

된 장식장 위에 국화가 그려진 도자기 병에 꽃아두곤 했는데 꽃을 좋아하던 외할머니

영향인지 나 역시 아직 꽃을 좋아해 종종 나를 위한 꽃을 사곤 한다.

지금은 꽃다발용으로 수국이 작게도 나오지만 그땐 저녁이면 어린 아이 얼굴만한

수국들이 바람에 이리저리 움직이는 구경을 할 수 있어 내게 수국에 대한 특별한 

기억으로 자리 잡았는지도 모르겠다.

어느 여름 날 멧밭쥐들은 수국꽃이 가득한 찻집으로 차를 마시러 가지만, 할아버지

없이 홀로 남은 두꺼비 할머니는 이제 힘에 부쳐 혼자 찻집을 열고, 수국을 돌보기가

어렵다는 말을 듣게 된다.

색과 빛을 잃은 수국 찻집을 이렇게 둘 수 없어 멧밭쥐들은 할머니를 도와 수국 찻집

을 돌보기로 한다. 



그렇게 계절을 보내고 다시 수국의 계절이 찾아오자 수국 찻집은 예전의 모습을

되찾고 손님 맞을 준비를 마친다.

의욕을 잃었던 두꺼비 할머니도 다시 찻집 주인으로 자리를 지키기 위해 돌보지

못했던 자신을 돌보며 말이다.



드디어 여름이 오고, 예전 모습을 되찾은 수국 찻집에는 손님들이 찾아왔다.

탐스럽고 수국이 제 색을 내고, 제 빛을 찾는 동안 할아버지의 낡은 수첩은 교과서가

되었고, 할머니의 간식은 거름이 되어 멧밭쥐들과 수국을 키워냈다.



할머니가 만든 수국 케이크의 인기가 대단해지고, 이제 모두들 수국이 활짝 핀

정원에서 위로와 행복을 맛보게 된다.

두꺼비 할머니 혼자서는 절대 할 수 없었던 일, 멧밭쥐와 동물 친구들의 도움으로

수국 찻집은 예전의 색을 찾아가고, 여름을 닮은 맛으로 달콤하게 물들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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