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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 키즈 ㅣ Wow 그래픽노블
베티 C. 탕 지음, 심연희 옮김 / 보물창고 / 2024년 11월
평점 :
새해가 시작되고 두 번째 달, 이월이다.
누군가에겐 희망이고, 누군가에게는 어색한 새해지만 모두 제 걸음을
걸어내고 있다.
나는 아직 길 위에서 내 걸음에 대한 생각들로 제대로된 첫 걸음을 시작
하지 못한 기분이다.

그러다 만난 이야기 "낙하산 키즈 (베티 C.탕 지음, 보물창고 펴냄)"는 내게
작은 울림을 선사했다.
낙하산 키즈는 부모없이 홀로 떨어져 조기 유학 생활을 하는 아이를 뜻한다고 한다.

대만에서 유학 생활을 위해 미국으로 온 삼남매는 비자와 경제적인
문제로 부모와 떨어져 이모와 삼촌이라 불리는 이들의 이웃이 되어
생활을 한다.
당장 영어가 되지 않는 아이들은 학교 생활도 동네도 낯설기만하다.
더구나 불법체류자로 유학 중인 아이들에게 도움을 청할 곳도 없는
상황이다.
더 많은 기회와 더 큰 꿈을 펼칠 수 있다는 설명으로 아이들의 외로움과
공포는 해소되지 않는다.
방구석에서 슬픔을 달래는 막내 앤은 아직은 어린 아이라 가지고 싶은
게임기를 훔치고 그로 인해 경찰과 함께 집으로 오게 되지만 아이와
아이의 보호자인 미성년 언니 제시를 보고 보호를 받은 어른이 있어야
한다는 설명으로 사건을 마무리한다.
이제 아이들을 도와줄 어른은 그 어디에도 없다.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부모가 당장 아이들에게 올 수 없으니 공부를
하며 자신을 돌보아야 한다는 생각이 커진다.
오빠 제이슨의 사고로 아이들은 더 이상 이곳에서 살 자신도 부모에게
솔직하게 모든 상황을 설명할 수도 없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침대
속으로 숨는다.
꿈을 가지고 오른 유학길이었고, 부모의 그늘이 없어도 버텨낼 줄
알았는지 모른다.
의식이 없는 제이슨을 위해, 병원비를 위해 미국행을 포기한 부모를
위해 제일 먼저 침대를 벗어낸 아이는 앤이었다.
동네를 돌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매일 돈을 모았고 그 사실을
알게 된 제시 역시 식당에서 일을 하며 매일을 채워나간다.
가족들이 다같이 모이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며 각자 무엇을 위해
걸어내야 하는지 고민한다.
이제 아이들은 서로를 위해 손을 잡아본다.
아직은 소소한 잡음이 있지만, 부모님이 자신들을 위해 어떤 희생을
하는지 서로가 어떤 일들로 힘들어 하는지 조금은 알게 되었다.
어려움을 통해 제 걸음의 소중함과 가족의 사랑을 느낀 아이들은 처음
미국에 온 그때보다 조금 더 성장했고, 조금 더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이야기를 통해 이방인의 낯설고 고독한 시간을 그 속에서 성장하는
이들의 모습을 보며 나도 새해 내가 걸어내야 할 길에 대한 생각이
깊어졌다.
잘 걸어내자, 우리 모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