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할배 신나는 새싹 35
윤혜신 글, 김근희 그림 / 씨드북(주)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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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밤 조금씩 겨울을 향해 걸어간다.

그렇게 겨울이 짙어지면 새해가 시작될 것이다.

새해가 오기 전에 미리 봄을 만나고 싶었다.

그래서 서둘러 보기 시작한 그림책이 한 권있다.


"꽃할배 (윤혜신 글, 씨드북 펴냄)"가 그 책인데 책 표지를 보는 순간

가슴이 쿵 내려 앉았다.

어릴적 외할아버지도 저렇게 지게를 지고 산에 오르곤 해서 그런지

표지 속 지게를 세우면 외할아버지가 웃으며 나를 부를 것만 같았다.

이야기를 이끄는 이의 아버지 이야기라고 한다.

꽃을 무척이나 좋아하던 우리 아버지.

나무를 하러 산에 간 아버지는 나무 대신 꽃을 한 지게 짊어지고 내려와

부모님께 야단을 들어도 산에 오르면 꽃지게를 만들곤 했다.

그런 아버지가 결혼을 했고, 결혼 후에도 아버진 꽃지게를 짊어지고

산에서 내려오곤 했다.

장에 나가 푸성귀를 팔 때도 아버진 꽃다발처럼 묶은 나물이나 열매를

구경만 하다 갔다.

아버진 술이 취한 얼굴로 돌아왔지만, 그 얼굴이 너무 환해 보름달

같았고, 아버지의 담배 연기를 따라 연기 꽃이 하늘을 날아갔다.

그렇게 꽃을 좋아하던 아버지는 돌아가셨다.

꽃을 좋아하던 아버지의 무덤을 꽃으로 채워 아버지를 외롭게 하지

않았던 우리에게 다시 봄이 찾아왔다.

복사꽃이 활짝 핀 봄, 우리는 아버지를 떠올린다.

아버지는 그 곳에서 꽃처럼 환하게 웃고 계실까?

그림책이 주는 위로나 감동은 그 어떤 이야기보다 가슴 뭉클하다.

아버지의 지게, 꽃이 날리던 들판, 아버지의 나물 다발, 아이들의

그림자를 따라 돌을 놓았던 아버지의 모습들이 떠올라 봄까지 종종

꺼내 읽어볼 것만 같은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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