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할머니 이야기 I LOVE 그림책
조앤 슈워츠 지음, 나히드 카제미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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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가 기승을 부리는 십이월의 밤은 때때로 닳고 낡은 마른 풀들이 바람과

함께 어디론가 움직이는 소리를 낸다.

그런 묘한 소리들에 잠이 깨면 침대에서 일어나 책을 펼치는 밤의 일과가

시작된다.

십이월은 유독 그림책을 만나는 밤이 많아졌다.

한해가 끝나고 새해가 다가오는 시간, 그 시간이 주는 여유와 긴장감은

그림 속 이야기에 집중하기 좋은 감정들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어느 할머니 이야기 (조앤 슈워츠 지음, 보물창고 펴냄)"는 표지부터 내 마음을 사로잡은

그림책이다.

지팡이에 의지한 할머니와 할머니만큼이나 나이를 먹은 듯한 강아지가 꽃이 가득한 들판에

서있는 표지는 내게 많은 이야기를 건네는 것 같다.

숲 속 오두막 창으로 번져나오는 빛 속에 할머니의 모습이 비친다.

낡고 작은 오두막에는 할머니와 개가 함께 산다.

살림도 거의 없는 낡은 할머니의 집, 할머니와 개는 평화롭고 행복한 얼굴이다.

나뭇잎이 가을의 색을 입은 어느 날 할머니와 개는 산책에 나선다.

막대기를 던지며 할머니와 개는 행복한 시간을 계절을 즐긴다.

숲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바람에 몸을 맡기는 할머니는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누릴 줄 아는

것 같다.

집으로 돌아와 낡았지만 포근한 침대에서 잠이 드는 일상.

할머니와 개는 행복한 꿈을 꾼다.

해가 뜨고 지는 순간순간을 즐기는 할머니와 개의 일상은 질병과 가난, 외로움과 나이듦에 대한

슬픔보다는 주어진 환경을 자신의 방식대로 살아내는 여유가 느껴진다.

노인 인구가 급속히 늘어나고 잘 살고 죽음을 잘 맞이하자는 얘기가 표어처럼 나오는 요즘,

노인들의 행복, 삶의 여유, 행복에 대한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에 대해 생각을 해볼 수

있는 그림책이라 읽는 내내 마음이 포근해졌다.

우리에게 매일매일은 삶이 주는 선물같은 시간이다.

노인의 시간이 우리의 시간과 다를 것 없고, 우리의 삶이 노인의 삶보다 나을 것이 없다.

이 책은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함께 읽으며 일상의 행복한 순간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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