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의 밤은 마음이 시리다.
창 밖에서 소란스레 부는 바람소리를 들으며 따뜻하고 재미있는 그림책을 보는
시간은 시린 마음에 따뜻한 온기를 제공하기에 더할 나위 없다.
어느 밤 만난 "이슬이와 친구들 (케이티 오닐 지음, 보물창고 펴냄)"은 표지부터가
너무 귀여운 그림책이다.
주인공 이슬이가 어떤 캐릭터인가 궁금했는데 '아홀로틀' (멕시코 도룡뇽)이라고
한다.
평생 물 속에서 사는 이슬이에게는 어떤 친구들이 있을까?
낮잠을 즐기는 이슬이는 느긋하고 명량한 친구이다.
해마다 열리는 대운동회가 다가오자 물속 친구들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종목을
선보이기 위해 각자 준비에 여념이 없다.
이슬이는 이번 대운동회에 치어리딩을 하기로 했고, 거북이 미아는 조약돌
던지기 시합, 영원 뉴먼은 노래, 피라미들은 음식을 분비하기로 했다.
즐거운 대운동회 준비를 예상했으나 이슬이를 뺀 친구들은 무엇때문인지 불안하고
점점 자신감을 잃게 된다. 아마도 대운동회에서 잘 해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작용한
모양이다.
이슬이는 자신의 치어리딩 중간중간 친구들을 찾아다니는데 내 예상과 달리 친구들
에게 응원의 말을 하지 않는다.
그저 친구들의 모습을 보고 말을 들어주기만 한다.
'이슬이는 왜 격려나 응원을 하지 않았을까?'
아마도 이슬이는 친구들의 속도를 수용하고 기다려주는 모양이다.
스스로 내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애쓰는 시간이 오기를 마음 속 깊이 바라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슬이가 가진 긍정의 힘은 스스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믿는 시간에 도달하면
상대의 과정과 결과를 축하해줄 준비를 하고 있었다.
누군가 만든 잣대에 자신을 세우고 비교하기 보다 나 스스로 옳다 믿는 결과를
얻으려 노력하는 시간, 그것이 각자의 속도를 찾는게 아닐까?
이제 자신의 목표에 도달한 이슬이와 친구들은 행복한 웃음을 웃을 것이다.
성취감을 배우는 속도 찾기 시간을 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