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엄마의 엄마 ㅣ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9
스즈키 루리카 지음, 이소담 옮김 / 놀 / 202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일월 추운 밤이 이어지자 무언가 마음을 뜨겁게 하는 이야기가 읽고 싶어졌다.
그러다 만난 이야기가 "엄마의 엄마 (스즈키 루리카 지음, 놀 펴냄)"이다.
두 번째 이야기 '신이시여, 헬프'는 할머니의 자리에 소녀가 섰고, 엄마는
자전거를 끌며 골목을 걷고 있다.
하나미의 친구 미카미는 집을 떠나 신부가 되려고 기숙학교에 입학했다.
기숙학교는 선배, 동급생, 후배로 구성된 4명이 한 방을 쓰는데 각자 취향도
환경도 다른 그들은 신부라는 직업, 삶의 목표가 같은 사람들이다.
엄마가 미카미를 찾아왔지만 비교적 집이 가까운 미카미는 주말에도 방학에도
집에 가지 않으려 한다.
아빠가 위독하다는 거짓 연락으로 미카미는 집에 돌아오지만 낯설고 어색한
분위기만 가득하다.
가족이라는 게 종종 이렇게 사람을 불편하게도 하는 걸까?
착한 신부가 될 거야. 좋은 사람이.... 미카미는 스스로를 이렇게 일으켜세운다.
길에서 하나미와 그 애의 엄마를 만나 얘기를 하던 중 만담공연 티켓이 있다며
약속을 잡아버리는 하나미. 공연장으로 가는 길, 미카미는 하나미의 다른 모습
들로 괜히 가슴이 설렌다.
하나미가 남긴 음료수를 받고 고뇌하는 미카미는 결국 신부님을 도와 행사를 진
행하기 위해 학교로 떠나고 하나미에게 음료수병과 쪽지를 전하고 자신의 길을
향해 걷는다.

세 번째 이야기 '오 마이 브라더'에서는 할머니도 엄마도 자리에 없고 소녀만
집앞에 서있다.
가족을 위해 언제나 최선을 다했던 형이 갑자기 사라졌다.
형이 사라진 이유에 대해 고민하던 아이는 자라 초등학교 선생님이 된다.
하나미는 기도 선생님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어느새 선생님의 이야기에
빠져든다.
기도 선생님은 성인이 되어 오래전 사라졌던 형을 만나지만 서로 약속했던 암호같은
인사 뿐... 뒤돌아 제 길을 가는 형의 모습에 허탈해한다.
잘지내고 있다는 인사에 이젠 누구의 길이 아닌 자신의 길을 걷고 있다는 사실에
안도한다.

"엄마의 엄마"는 주인공 하나미와 하나미의 친구, 하나미의 선생님 가족을 통해
가족에 대한 각기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따뜻한 가족이 아닌 조금 아픈 가족의 이야기를 읽는 내내 나와 가족, 우리의
날들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유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