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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장이 부른다 ㅣ I LOVE 그림책
밥티스트 폴 지음, 재클린 알칸타라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0년 11월
평점 :
십일월 독서 역시 그림책 읽기로 시작해보았다.

"운동장이 부른다 (밥티스트 폴 글, 재클린 알칸타라 그림, 보물창고 펴냄)"은 머리카락이
헝클어진 채로 축구를 하는 아이들 모습이 담긴 표지가 생동감넘쳤다.

맑고 푸른 초원에서 축구를 하기 위해 준비하는 아이들은 하나같이 함박 웃음이다.
최근 세계는 코로나로 인해 활기차고 크게 웃는 일이 거의 없어진 것처럼 고요한데
그림책으로 나마 위안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 아이들의 움직임을 따라가보았다.
소가 움직이는 목장은 아니 풀밭과 같은 운동장은 어느새 축구장이 되었다.
"어서 가자!" 라고 외치는 아이들을 아마도 운동장이 부르고 있는 모양이다.
어서 나와 모두 다같이 초원을 달려보자고.

아이들이 골을 외치며 달리는 동안 비가 내리고, 세찬 비를 맞아 가며 아이들은 "계속 하자!"
라고 외친다.
그림책을 넘기며 저러다 감기에 들면 어쩌나 혹여 빗물에 미끄러져 다치면 어쩌나 걱정을
했는데 아이들은 외롭게 텅 비어버릴 운동장을 위해 더 열심히 달리는 것 같다.

이렇게 활기찬 아이들을 멈추게 할 사람은 오직 엄마 뿐이다.
이젠 밥을 먹으라고, 어서 집으로 돌아오라는 엄마의 말에 아이들은 아쉬움을 남긴 채 각자
집으로 돌아가 비와 함께 달려 흙투성이가 된 몸을 씻어내고, 잠자리에 든다.

꿈속에서도 아이들은 축구공을 따라 운동장을 달리고 있다.
아마 함께 하지 못하는 밤에도 운동장을 아이들을 부르고 있는 모양이다.
책 뒤에 크레올어 사전이 있어 어느 나라에서 사용하는 언어인가 찾아보니 카리브해의
섬나라 또는 아이티 등에서 사용한다고 한다.
전세계인이 열광하는 축구라는 스포츠와 열대우림 속 운동장. 그 옆에 한가로이 풀을 뜯는
소까지 건강함이 묻어나는 아이들을 피부색과 다양한 색으로 표현된 옷들이 푸른 배경과
어우러져 더욱 더 활기차게 느껴졌던 그림책.
읽는 내내 나 역시 운동장이 부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생동감 넘치는 봄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