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김규항 - ‘글쓰기’와 ‘지식인’에 대하여 시사만인보 123
강준만 지음 / 개마고원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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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항의 글은 느슨한 삶에 긴장감을 주는 사랑같은 소중함이 깃들어있어서 늘 갈증을 느끼며 읽는다. 오래된 글들인데 강준만의 강남좌파2를 읽고 김규항 신간은 왜 안 나오나 검색하다가 이북을 읽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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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읽고 마무리를 해보자

ㅡ대의론과 조직보위론은 아직도 건재하다ㅡ에서
조국을 향한 비판이나 수사를 ㅡ선택적 정의ㅡ라며 분노하는 것을 보면서 남의 ㅡ선택적 정의ㅡ를 지적하는 것처럼, 진보 자신의 ㅡ선택적 정의ㅡ에 대해선 그리도 무관심하냐고 말한다. 누군가가 어떤 잘못을 저질렀으면 ㅡ무지의 장막ㅡ원리에 따라 응당한 조치를 취하면 되지 그 사람의 이념적ㆍ정치적 성향에 대해 알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ㅡ우리 모두 위선을 좀 걷어내자ㅡ 에서
인사도 다를 게 없이 편을 가르지 않고 공직 후보자의 어떤 비리 의혹에 대해 반대편에 했던 것처럼 똑같이 대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것이 멀리 내다보면 자기 진영의 대국민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며, 그래야 도덕적 우월감에서 벗어난다고 한다. 대의론과 조직 보위론을 수용할 수 없는 사람들로선 진보의 그런 행태가 위선의 극치로 보일 수밖에 없다고 한다. 대의론과 조직 보위론은 더 큰 것을 위해 작은 것은 소홀히 해도 괜찮다는 심리는 부도덕의 온상이며 위선의 덩어리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욕망을 감추면서 욕망의 포로가 되지 말고 드러내서 진보를 죽이는 ㅡ도덕적 우월감ㅡ에서 벗어나자고 한다. 그래서 소통을 통해 진보의 지지 기반을 넓혀가자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사로 끝을 맺는다.

ㅡ저는 감히 약속드립니다. 2017년 5월 10일, 이날은 진정한 국민 통합이 시작되는 예로 역사에 기록될 것입니다. ㆍㆍㆍ국민과 수시로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ㆍㆍㆍ퇴근길에는 시장에 들러 마주치는 시민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겠습니다. 때로는 광화문광장에서 대토론회를 열겠습니다. ㆍㆍㆍ분열과 갈등의 정치도 바꾸겠습니다. 보수와 진보의 갈등은 끝나야 합니다. 대통령이 나서서 직접 대화하겠습니다. 야당은 국정 운영의 동반자입니다. 대화를 정례화하고 수시로 만나겠습니다. ㆍㆍㆍ저에 대한 지지 여부와 상관없이 유능한 인재를 삼고초려해 일을 맡기겠습니다. ㆍㆍㆍ약속을 지키는 솔직한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선거 과정에서 제가 했던 약속들을 꼼꼼하게 챙기겠습니다. ㆍㆍㆍ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ㆍㆍㆍ군림하고 통치하는 대통령이 아니라 대화하고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ㅡ


사회 현안에 있어서 이렇게 많은 통찰력을 주다니 나자신을 겸손하게 성찰함과 동시에 깊은 울림과 감동을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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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진보적인 척 하는 게 진보는 아니다ㅡ

ㅡ최저임금제ㅡ와 ㅡ주 52시간제ㅡ 이 아름다운 정책은 만반의 준비를 해서라도 반드시 성공시키는 것이 바로 현실주의적 진보, 또는 진보적 현실주의라고 한다. 그러나 문재인 정권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ㅡ후퇴ㅡ, ㅡ굴복ㅡ이라며 노동계와의 갈등만 키우는 꼴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비정규직 문제도 진보적 현실주의로 가려면 정규직의 양보가 전제되어야 한다. 모두를 만족시키면서 비정규직 문제를 풀 수는 없다. 단계별로 공공기관의 정규직화부터 먼저 하겠다면, 미리 ㅡ모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ㅡ가 과연 가능한 프로젝트인지, ㅡ1% 개혁론ㅡ처럼 오지도 않을 그날을 위해 ㅡ선별적 특혜ㅡ를 베푸는 건 아닌지도 따져보았어야 했다. 그러나 그런 준비는 없었다. ㅡ공공기관 비정규직을 전부 정규직화하겠다 ㅡ 는 대통령의 선언이 먼저 나왔다. ㅡ톨게이트 비정규직 요금 수납원 사태ㅡ처럼 공공기관이 자회사를 만들어 채용하는 걸 정부가 약속했던 정규직화로 볼 수 있는지의 문제였다. 이건 사기극이라는 게 시위자들의 주장이었다. 그렇다면 ㅡ공공기관 비정규직 제로ㅡ선언을 한 정부는 어느 쪽이건 답을 해야 했다. 답은 없었고, 중요한 건 당위만 있고, 구체적인 현실 문제는 애초에 안중에도 없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한다.

시간강사법은 시간강사에게 교원의 지위를 부여하고, 임용 기간을 1년 이상 법적으로 보장하며, 방학 기간 중에도 임금을 지급하고 4대 보험을 적용해 처우를 개선해주자는 취지의 법률이니, 이 또한 사실상 착취당하는 시간강사들을 위한 아름다운 법이다. 결과는 강사 대량 해고 사태였다. 1만 명에서 2만 명에 이르는 시간 강사들이 거리로 내쫓기고 말았다. 너무 허술한 정책이다. 우리 모두 ㅡ진보적인 척하는 게 진보는 아니다ㅡ라는 원칙을 재확인해둘 필요가 있다고 한다.

로스쿨은 비싼 로스쿨 비용 때문에 경제적 취약 계층의 법조계 진입이 막혔다는 건 이제 상식으로 통한다. 그래서 나온 게 ㅡ현대판 음서제 ㅡ 혹은 ㅡ로스쿨과 MBA는 돈으로 사는 것ㅡ이라는 말이다. 많은 부작용이 예견되었지만, 이를 도입한 주체가 진보 정권이었다는 것이다.

중 ㆍ 하층의 민생을 외면하는 수구꼴통들의 행태는 여태까지 있어왔던 것이다. 진보파는 강남좌파의 의제 설정으로 개혁에 임하면 안 되고, 수구꼴통 탓만 하지 말아야 한다고. 진보파는 중ㆍ하층의 민생을 우선시 하면서 그걸 관철시켜야 할 책임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오늘은 여기까지 ㅡㅡㅡ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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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 이어서 계속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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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으로서의 정의를 거부한 선의가 더 큰 문제는 진영 내부의 오류 교정 가능성을 원천 차단함으로써 스스로 무너지는 길로 나아가게 만든다는 점이다. 이런 구도하에선 자기 진영이 잘할 수 있는 길과 방법을 찾기보다는 반대 진영을 공격하는 데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게 된다. 반대 진영 역시 같은 행태를 보임으로써 ㅡ적대적 공생 관계ㅡ가 형성되는 가운데, 국가와 사회는 엉망이 되고 만다.

이런 이분법적 전쟁에서 이긴 진영의 ㅡ승자독식ㅡ체제는 한국 특유의 지역주의, 연고, 정실 네트워크와 결합하면서 전체 국민의 절반 이상을 ㅡ이분법 소용돌이ㅡ로 끌고 들어간다. 막스 베버는 ㅡ정치는 관직을 파는 직업ㅡ이라고 했는데, 진보냐 보수냐 하는 건 이런 ㅡ관직 판매ㅡ의 하위 개념이 되고 만다. 역대 모든 정권에서 반대편의 비난을 받은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도 다를 게 없다. 임명된 사람들 중 상당수는 대선 승리 기여와 관련된 논공행상(論功行賞)의 이권 배분이었다.

홍세화는 ㅡ촛불에 힘입어 기적처럼 정치권력을 장악하게 되자, 이들 중 적잖은 정치 예비군에게 공공 부문의 괜찮은 일자리를 차지할 기회가 생겼다며 정서적으로 끈끈히 연결돼 있는 이들 사이에도 일종의 ㅡ우리가 남이가!ㅡ의 문화가 있다ㅡ고 말한다. 사회적 신뢰의 마지막 보루가 되어야 할 각종 시민운동ㆍNGO 단체들마저 어떤 정권이 들어서느냐에 따라 생존과 성장의 밥그릇 크기가 크게 달라지는 상황에서 진보의 가치를 밥그릇에 구겨넣는 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고.

ㅡ가치 추구자ㅡ와 ㅡ이권 추구자ㅡ를 양분해서는 안되겠지만, 다만 그 어떤 이분법 구도가 형성되기 시작하면 이권을 지키는 방향으로 가치에 대한 평가를 재조정하게 된다는 점이 중요하다.
의도적인 자기기만일 수도 있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벌어지는 관성일 수도 있다. 물론 보통 사람들은 밥그릇과 전혀 무관한 감정과 나름의 도덕 체계에 의해 열정을 보이기도 한다. 이는 겉보기엔 순수하지만 반대편에 대한 증오나 적대감을 수반할 경우 ㅡ권력 감정ㅡ을 누리려는 욕망으로 볼 수도 있으니, 넓은 의미의 ㅡ밥그릇 전쟁ㅡ으로 이해해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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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은
강준만 교수의 이런 섬세한 지적질 참 유용하다고 본다. 맞다 우리는 신이 아니라 흔들리기 쉽고 연약하기 짝이 없는 욕망덩어리 인간이기 때문에 어디로 흐를지 모르는 감정선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결국 갈등을 초래하니까. 문제 해결에 접근할 때 내가 아닌 니 문제야 라고 하기보다는 나를 포함한 우리의 문제로 생각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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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사태에서 선악 이분법은 잔인하다.
한국 사회의 최대 문제는 바로 이런 ㅡ밥그릇 전쟁ㅡ으로 인한 ㅡ분열 구조ㅡ에 있는 것이지, 그 어떤 진영이 승리하느냐는 부차적인 문제다. 어느 한 진영이 상대 진영을 완전히 압도해버린다면 ㅡ분열의 사회적 비용ㅡ은 무시해도 좋을 수준이겠지만, 그게 불가능한 이상 그 어떤 정치와 개혁도 분열 비용을 넘어서지 못하는 비극이 발생하고 만다. 이걸 직시하는 게 진정한 ㅡ애국ㅡ이다.
조국 사태의 와중에서 나타난 선악 이분법은 보기에 끔찍했다. 누가 이기고 지는지 판가름이 나는 것이라는 이런 선악 이분법은 잔인하다.

최정표는 ㅡ기득권의 성이 너무나 단단하다. 불평등은 이미 구조적으로 고착화되었다.ㅡ고 한다. 이 고착 구조를 깨는 일은 새로운 사고의 틀을 가진 청년 세대가 힘을 갖는 것밖엔 없다. 돈도 명성도 없는 청년들이 정치를 경유하지 않고선 힘을 갖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런데 문제는 정작 정치를 해야 할 청년들은 정치를 멀리 하고, 제발 정치를 그만두었으면 하는 기성세대는 정치에 목숨을 건다는 점이다. 그래서 정치는 바뀌지 않고, 그로 인한 정치적 불평등은 경제적 불평등을 악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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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은
아 부끄럽다 우리가 20대 때 기성세대를 째려봤던 그 눈초리가 바로 나를 향하고 있으니. 그 기성세대에서 진일보하지 못했다고 생각하니 지금 20대한테 부끄럽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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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은 ㅡ검찰 개혁이 중요하다고는 생각하지만 이렇게만 해가지곤 사회가 좋아질까 그런 생각이 든다며 사회적 불평등이나 세대 갈등처럼 진짜 개혁이 필요한 부분은 별로 관심을 못 받고 있다. 우선순위를 따져보면 다른 중요한 일도 많다.ㅡ고 했다.
김재용도 조국 사태와 관련해 ㅡ정치적 논쟁 대부분이 도덕과 사법의 영역 등에 집중됐다며 국민 삶과 직결되는 사회경제적 정의나 불평등, 계급 간 격차 같은 문제는 도대체 누가 대표하는지 의문 ㅡ 이라고 한다. 그리고 김재용은 조국 사태에서도 ㅡ운동과 구호ㅡ로 단련된 386세대가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며 ㅡ86세대는 ㆍ부패ㆍ 보다 ㆍ무능ㆍ이 문제다. 86세대가 변해야 한다. ㆍ구호를 외치던 세대ㆍ에서 ㆍ정책 세대ㆍ로 대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강준만은 이들이 조국 사태를 왜 이렇게 보는지 그 이유를 가용성 편향, 즉 휴리스틱으로 밝히고 있다. 행동경제학자 대니얼 카너먼은 엄연히 객관적 사실fact이 존재하는데도 사람들이 단순히 자신의 고정관념이나 관습 등을 통해 내리는 불완전하고 비합리적인 판단을 가리켜 휴리스틱이라고 했다. 휴리스틱은 인간이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비합리적인 존재임을 증명해주는 근거다. 그래서 동질적인 사람들끼리 어울리면 위험하다. 가용성 휴리스틱은 일부러 찾기보다는 당장 주변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을 가져다 쓰는 이용가능성을 말한다. 그래서 미국 공화당 의원들은 대체로 경제적 불평등을 가중시키는 법을 지지했기 때문에 그들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한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계급이 높을수록 경제적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방향에 투표할 가능성이 높았다고 말했다. 존 에드워드는 ㅡ지난 수십 년 동안 민주당이 끊임없이 저지른 죄악은 (남에게 과시하는 걸 좋아하는) 속물근성이었다ㅡ고 주장했다. 캔자스가 보수주의의 성소가 된 것도 결정적인 건 민주당의 위선에 대한 분노였다고 한다.
사실 민주당은 정치 참여에서부터 정치자금에 이르기까지 부자 유권자들에게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어서 사실상 그들에게 발목이 잡힌 상태이기 때문에 서민을 위한 경제정책을 만드는 게 어렵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지난 수십 년간 가난한 사람들마저 공화당에 표를 던진 이유에 대해 니컬러스 크리스토프는 2004년 ㅡ민주당의 여피화YUP를 지적했다. 그러나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민주당 정치인들은 수사적 진보성을 전투적으로 드러내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실천으로 연결되기는 어려우며, 따라서 정치적 불신과 혐오를 조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한국에서도 진보적 정치인들은 중ㆍ하층의 민생을 생각하는 것처럼 전투적인 말은 많이 하지만, 그것에 대해 직접 접촉하거나 생각할 기회가 거의 없다. 그들은 부지불식간에 자신의 계급적 기반과 동질적인 동료 압력이나 교류로 인해 자신에게 중요한 게 사회적으로도 중요하다는 착각에 빠진다. 개혁적 정책을 민주화 운동의 연장선상에서만 생각하고, 실제로 그런 정책을 주요 의제로 삼는다.
노무현 정권 때 가장 중요한 입법으로 내세웠던 국가보안법, 사립학교법, 과거사진상규명법, 언론관계법 즉 4대 개혁 입법도 물론 중요하지만, 이 입법이 민생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점이었다. 그 결과 국회는 파행을 거듭했고, 결국 아무런 성과도 거두지 못했다. 그리고 노무현 정권 때 부동산 정책은 결과적으로 대실패였다. 그로인해 양극화는 심화되었다. 의도가 정의롭고 선하면 그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괜찮은가? 민심은 이명박근혜 정권을 선택했다.
이젠 달라졌을까 진보세력의 386형 강남 좌파 마인드는 여전하다.이들이 다 서울이나 서울 근처에서 사니 눈에 보이는 게 서울뿐이다. 문재인 정부는 최악의 반反지역균형발전 정권이 되기 위해 작정한 것처럼 보이는데도, 이렇다 할 반발이나 저항이 없다. 이들은 여전히 개혁 정책을 민주화 운동의 연장선상에서만 생각하고, 실제로 그런 정책을 최우선 의제로 삼고 있다. 검찰 개혁에 정권의 명운을 거는 게 그 좋은 예다. 민생을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법조 개혁을 하더라도 ㅡ유전무죄有銭無罪 ㆍ무전유죄無銭有罪ㅡ부터 깨부수는 게 우선이다. 그리고 사회 신뢰를 좀먹는 암 덩어리인 전관예우를 방치하는 데엔 보수나 진보가 한통속이어서 이 문제엔 별관심이 없다고 한다.

검찰 개혁 이상으로 열을 올려야 할 민생 관련 거악巨悪은 도처에 널려 있다. 가습기 살균제 사망자가 1,449명인데도 문재인 정부는 이 민생 문제에 있어서는 ㅡ무정부상태ㅡ라고 한다. 정치적 사건보다 훨씬 중요한 민생 사건엔 냉담한 걸까?

2017년 산업재해로 사망한 노동자는 2,209명으로 2016년에 비해 10% 가까이 늘었다. 주 5일 노동 기준 매일 9명이 산업재해로 죽어나간다는 것과 정부가 대기업 편을 들기 때문에 대기업일수록 산업재해로 인정 받기가 어려워 통계보다 실제는 훨씬 많다는 것이다. 태안화력발전소에서만 10년간 하청노동자 12명이 죽었다. 이건 국가가 공모한 사회적 타살이라고 할 수 있다. 태안화력발전소는 정부에서 ㅡ무재해 사업장ㅡ 인증을 받았으며, 원청인 서부발전은 무재해 사업장이라며 정부에서 5년간 산재보험료 22억여 원을 감면받고 직원들에게도 무재해 포상금이라며 4,770만 원을 지급했다고 한다. 우리는 왜 정치적 사건을 둘러싼 갈등엔 수백만 명의 인파가 모이면서도 이런 절박한 민생 문제엔 무관심한 걸까? 라고.

2019년 10월 16일 한겨레에 ㅡ세입자 보호 방치하는 국회, 민생 말할 자격 없다.ㅡ라는 사설이다. ㅡ지난해 기준 전국의 무주택 가구 비율이 39%에 이른다. 수도권은 46%로 절반에 육박한다. 주택 세입자 보호를 강화하는 ㅡ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ㅡ이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대표적인 ㅡ민생 법안ㅡ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제대로 보호받지 못해 피눈물을 흘리는 세입자가 많다. 이들을 위한 정치와 행정은 무능했고 무책임했다. 정책 결정을 하는 정치ㆍ행정 엘리트들이 피눈물 흘리는 세입자의 처지였다면, 과연 그런 사태를 그대로 방치했을까? 민생을 외면한 가장 큰 책임이 문재인 정권에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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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 교수의 책을 읽으면서
나를 성찰하는 시간이면서
지금 현실에서 무엇이 더 중요한가를 알 수 있다. 말 해야할 때 침묵하는 자가 비겁한 자이듯,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을 관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책임감 있는 시민으로서 알아보고 잘 못 됐다면 유턴이라도 해서 바로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시점에 이 책이 현재 사회를 정확한 통찰력으로 보여줘서 다행이다.
많은 촛불시민들이 강남좌파2를 정독하고 시대에 맞게 고통이 따르더라도 변화해서 진정한 진보進歩로 거듭나야 할 마지막 기회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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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기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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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주의 사회의 허구성 비판의 압축형이 바로 ㅡ수저론ㅡ이다.
그러나 이미 왜곡된 능력주의 사회 구조의 덫에 갇힌 개인으로선 사회에서 인정되는 더 많은 ㅡ능력ㅡ을 갖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게 현실이다.
미국에서 ㅡ명문대에 입학하는 길은 우편번호에 달렸다ㅡ는 말은 한국에서도 그대로 적용되었다.
우리 국민의 90%가 ㅡ특권 대물림 교육이 심각하다ㅡ고 생각하는 건 당연하다.

불공정한 학벌 전쟁은 사회적 자본을 축적한 기득권층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책을 통해 사회ㆍ경제적 신분의 하락을 막으려 만들어놓은 방지 장치다. 불공정한 대학 입학 제도와 인맥ㆍ연줄이 중요한 인턴제도 같은 기득권층의 ㅡ기회 사재기ㅡ가 계층 이동을 막는 유리 바닥을 만들고 있다고 리처드 리브스는 ㅡ유리 바닥 ㅡ이란 개념을 제시한다.

ㅡ기회 사재기ㅡ는 ㅡ스펙 품앗이ㅡ다. 상위 20%에 속하는 사람들이 자기들 간의 인맥을 최대한 활용해 자녀들의 스펙을 만들어주는 걸 말한다.
조국 사태 때 조국 지지자들은 ㅡ다들 조국처럼 살아왔는데 왜 조국만 때리냐ㅡ고 항변했다. 이게 바로 ㅡ1 대 99의 사회ㅡ라는 프레임의 함정이다. 상위 20% 밖의 사람들에겐 그렇게 할 기회조차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경제적 불평등이라고 하면 신자유주의나 자본주의를 원흉으로 지목한다. 그러나 불평등의 해소나 완화를 목표로 삼는다면 오히려 정치적 불평등이라고 보는 게 진실에 가깝다. ㅡ조국 사태ㅡ는 그런 문제의식을 의제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지만, 정치권, 언론, 아니 일반국민들까지 ㅡ친조국이냐, 반조국이냐 ㅡ 하는 정파적 이전투구로 그 좋은 기회를 탕진하고 말았다.
진영 논리가 ㅡ개혁과 불평등 해소ㅡ를 죽인다. ㅡ부를 물려받지 못한 청년, ㅡ불평등ㅡ 수령에 빠지다ㅡ는 기사를 비롯해 좋은 시도가 있었지만, 대부분이 다 동의할 수 있는 개혁을 제쳐놓고 그걸 향해 가는 과정에서 이견 차이에 집착했다.

ㅡ진영 논리ㅡ를 깨지 않고선 그 어떤 개혁과 불평등 해소도 기대하기 어렵다. 진보 언론에서 노조를 비판하거나, 보수 언론에서 노조 탄압을 비판하는 기사를 볼 수 없듯이 진보는 ㅡ친노조ㅡ, 보수는 ㅡ반노조ㅡ라는 이분법은 완강하다.
386세대는 이미 기득권층임에도 불구하고 젊은이들이 자신들의 헤게모니에 도전장을 내밀면 참지 못한다. 즉 젊은이들에게 짱돌을 던져라고 해놓고선 짱돌이 자신을 향해 날아올 때 참지 못한다.

진보 언론은 탈원전에 대해 무조건 찬성, 보수 언론은 무조건 반대를 한다. 보수가 내민 이유에 진보는 반박하지 않는다. 현실적인 문제들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게 좋을 법한데도 말이다.

ㅡ공정으로서 정의ㅡ를 거부한 진보 진영은 이분법이 불가피할 때가 있더라도 개별 사건을 그 사건 자체로만 보지 않고 진영의 관점에서 재해석해 평가한다. 대국적 종합적 총체적 장기적 미래지향적 등과 같은 것들이다. 그러면서 강조하는 것은 반대 진영이 얼마나 어리석고 흉악한 집단인가 하는 점이다. 따라서 진영 내부에서 아무리 옳은 지적을 하더라도 그것이 당장 반대 진영을 조금이라도 이롭게 하는 것이라면, 그 문제 제기자는 용납해선 안 될 ㅡ내부의 적ㅡ이 되고 만다.

이는 전혀 공정하지 않다. 공정이란 무엇인가? 존 롤스는 어떤 갈등 상황에서 무엇이 공정한지를 평가할 때 입장을 바꿔 생각하는 게 어렵거나 번거롭다면 아예 그 어떤 입장도 갖지 않는 ㅡ원초적 입장ㅡ이라는 가상의 세계로 들어갈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다. 그런 원초적 입장을 갖는 데에 필요한 건 ㅡ무지의 장막ㅡ이다.

ㅡ무지의 장막ㅡ은 롤스가 자신의 입장이나 역할을 배제한 채 무엇이 공정하다고 생각하는지를 상상해보라는 의미에서 제시한 개념이다. 무지의 장막이 쳐진 상태에서 사람들은 누구도 상대의 능력, 재산, 신분, 성 등의 사회적 조건을 알 수 없다. 롤스는 그런 상황에서 사람들이 어떤 계층에 특별히 유리하거나 불리하지 않도록 조화로운 사회계약을 체결할 것이라며, 그렇게 합의되는 일련의 법칙이 정의의 원칙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롤스는 정의를 고민하는 올바른 방법은 원초적으로 평등한 상황에서 어떤 원칙에 동의하겠는지를 묻는 것이다. 롤스는 ㅡ정의가 무엇인가ㅡ라는 물음에 공정한 절차에 의해 합의된 것이면 정의로운 것이라는 순수한 절차적 정의관을 내세웠다고 본다.

조국 사태에서 김경율은 ㅡ조국이라는 이름을 지운다면 이런 상황에서 버틸 사람이 있었을까. 그런데도 시민단체, 집권 여당은 제대로 비판 한 줄 내지 않았다 ㅡ고 했다. 이름을 지우고 생각하는 게 바로 ㅡ무지의 장막ㅡ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조국에게 제기된 온갖 의혹과 관련된 이야기에서 조국이라는 이름을 지우고 다른 사람, 특히 반대편에 속하는 다른 사람의 이름을 넣었을 때에도 별 문제 없다고 생각했겠는가 말이다. 그러나 진보는 ㅡ무지의 장막ㅡ을 거부하고 다른 이유들을 ㅡ조국이기 때문에ㅡ 수호해야 한다는 자세를 취했다.고 한다
ㅡㅡㅡㅡㅡ
무지의 장막으로 진보의 문제점을 성실하게 납득할 수 있도록 얘기하고 있다.
오늘은 여기까지ㆍㆍㆍ

이 책은 우리가 더 늦기 전에 읽고 현명하고 합리적 이성으로 현실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하기때문에 꼭 일독이 필요하다.
그래서 진지하게 자기성찰을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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