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블로그를 점검하는 중에 알라딘에서 이벤트로 내건 한 질의 만화가 강호의 눈에 들어왔다. "오잉~~ 내가 좋아하는 수호지네.. 그런데 만화잖아.." 순간 만화 수호지라면 최근에 중국작가 '천웨이동'이 완판한 10권 짜리가 생각났다. 그 작품은 그림 등이 꽤 수려해 나름 인기있는 작품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컬렉은 못 했지만, 언제가는 득템할 목록 중 하나였는데, 이번에 보게 된 수호지도 물론 만화지만 원작자가 눈에 들어왔다. '요코야마 미쯔데루'.. 음.. 이 사람 낯익은 이름인데, 생각해보니 그렇다. 바로 그 유명한 '만화 전략 삼국지' 60권으로 국내에 명성이 자자한 그 분이었던 것이다. 강호도 소싯적 삼국지에 빠져들 때 그 전략 삼국지도 한번 볼려다, 아니 중고로 구입할려다 못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요코야마의 작품이 이렇게 수호지도 나와서 급 관심이 가 켈렉을 할까 생각중이다.
 
고전 역사 만화의 최고봉 '요코야마 미쯔데루'

그런데 이분의 작품을 보니 유명한 작들이 꽤 있어, 이 참에 '요코야마 미쯔데루'의 작품에 대해서 간단히 정리해 본다. 먼저 요코야마 미쯔데루(橫山光照, 1934~2004)는 "1934년 일본 고베에서 출생한, 테즈카 오사무, 이시노모리 쇼타로 등과 더불어 일본을 대표하는 만화가다. 『철인28호』,『바벨2세』,『요술공주 세리』등의 오리지널 작품과『삼국지』,『수호지』,『항우와 유방』,『사기』,『석가모니』,『칭기즈칸』등 중국 고전작품을 극화하고 야마오카 소하치 원작의『도쿠가와 이에야스』,『도요토미 히데요시』,『오다 노부나가』등을 극화하였다. 이 가운데 다수의 작품들이 애니메이션 등 각종 매체로 미디어 믹스된 바가 있다. 2004년 4월 14일 발생한 도쿄 자택의 화재로 인해, 다음날 사망했다. " 

 



 

 

  

먼저, 강호는 중국역사 고전을 나름 꽤 좋아한다. 뭐.. 논어, 맹자, 노자 등이 중국고전의 교과서라 말하지만 대중적으로 인지되고 많이 읽혀온 '삼국지', '초한지', '열국지', 수호지' 등이 소위 제일 만만하고 많이 알고 있는 고전 작품이다. 이중 열국지는 작년에 몇 달 동안 칩거하며 동주판 이산판 등으로 열심히 팠고, 삼국지는 여러 단권에다 이문열 10권, 정비석 6권, 박성봉 작품 등으로 접했고, 초한지는 정비석꺼, 고우영 만화에 유재주의 '영웅' 3권까지.. 그리고 수호지는 단권 3권짜리, 고우영 수호지, 김팔봉 8권짜리까지 읽어봤다. 이중 4개의 고전중에 단연코 재미를 꼽으라면 강호는 주저없이 수호지를 꼽고 싶다.

강호가 꼽는 중국고전중 제일 재밌는 수호지, 최고!

강호의 닉답게 수호지야말로 강호의 세계를 제대로 그린 작품이 아닐까 싶다. 갖가지 인간 군상들이 하나 둘 양산박에 모여서 펼치는 모험담은 재미가 엄청 충만한 작품이다. 더군다나 그 군상들이 모이는 과정이나 모여서 각자 당여를 지어 활동하는 그림은 이 작이 무협스럽기도 하면서도 무언가 묵직한 메시지가 담겨져 있다. 그리고 그 속에서는 패러독스한 유머가 자리잡고 있다. 이런 것은 아마도 '고우영 수호지'의 영향이 크기도 한데, 하지만 국내 수호지 작가중 최고봉인 '김팔봉'의 수호지를 읽어보면 그 재미는 배가 된다. 특히 후수호지라 할 수 있는 7, 8권을 읽으면 기존 수호지에서 안 나온 그 뒷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데, 이게 완전 제대로다. '이준'이 섬을 정복하는 이야기.. ㅎ

아무튼 시내암이 썼다는 수호지는 중국역사 무협의 근원이라 감히 말하고 싶다. 그 108 영웅호걸이라 말하는 그 군상들이 펼치는 이야기야말로 우리네 인간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참에 '요코하마 미쯔데루'가 쓴 수호지가 나와서 켈렉할까 생각중이다. 원래는 천웨이동의 10권 짜리로 예전부터 켈렉할려다, 이 작을 보고서 마음을 고쳤다. 알라딘 적립금 중 만원이 14일에 만료인지라, 그거 적용해서 이참에 싸게 2만 원대로 컬렉할 참이다. 특히 이 작품은 일본 현지에서 1967년에서 1971년에 걸쳐 연재된 것으로 요코야마 미쯔데루가 남긴 일련의 역사 만화의 시발점으로, 고전이지만 무삭제 완역본으로는 국내에 처음 소개된 작품이다.  



 

 

 
요코하마 미쓰데루하면 이 전략 삼국지를, 전략 삼국지하면 요코하마 미쓰데루를 생각나게 하는 나름 레전드같은 작품이다. 위의 것은 흑백판으로 지금도 만화 중고 시장에서 잘 나가는 인기작이다. 컬러판은 가격이 조금 더 나가는데.. 아무튼 이 작품은 지금도 10집에 하나 정도는 삼국지를 좋아하는 남자라면 아이들 때문이라도 소장용으로 잘 나가는 작품이다. 그리고 이번에 이 작품을 새롭게 리뉴얼해서 60권을 30권으로 줄여서 애장용으로 나온 것이 바로 아래 작품이다.  

 

 

 

 

이 책은 작년부터 나오기 시작해 총 30권 구성으로 현재 위처럼 모두 완간되어 나온 상태다. 아직 신간이라 가격이 20만원이 넘어 좀 비싼 편이다. 그런데 도서 블로그마다 호평이 이어지는 가운데, 특히 책 뒤편의 부록 구성이 좋다는 이야기가 많다. 삼국지의 역사 지식부터 고사성어까지.. 정말 추억 속의 요코하마의 전략 삼국지에 빠져든 이라면 꼭 애장판으로 컬렉할 작품이 아닌가 싶다. 아이들이 봐도 괜찮고, 친근한 캐릭터들이라 아이나 어른이나 같이 봐도 무방한 수많은 삼국지중에 필독할 만화 삼국지중 하나인 것이다. 





 

 



또 하나의 작품은 말이 필요 없는 바로 원나라 제국을 세운 테무진 '칭기즈칸'의 일대기를 그린 만화다. 뭐.. 칭기즈칸하면 동서양을 막론하고 영웅적 인물인지라 후세에 우리는 수많은 책과 드라마 영화로 번안돼 만나고 있다. 이 작품도 그 수많은 작중에 하나일터.. 많은 평가가 없어 어떨지 모르겠지만, 기본 이상은 하는 작품은 아닐까 싶다. 책 소개로는 설명만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당시의 생활상과 함께 역사 속에 묻혀있던 칭기즈칸이 어떻게 21세기형 CEO로 다시 부활하게 되었는지를 그림으로 생생하게 보여주며 독자들의 읽는 재미와 이해를 배가시키고 있다는 소개다. 



 

 

 

 

 

'도요토미 히데요시' 하면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당연 1592년에 터진 '임진왜란'을 떠올린다. 바로 조선을 침략한 인물로 보는데, 일본에서는 그가 신격화되며 영웅으로 지금도 칭송받고 있다. 그리고 그런 영웅화에 방점을 찍은 작품이 이 작이다. 원작은 원래 '야마오카 소하치'의 소설로 요코하마가 만화로 재현한 작품이다. 일본 역사장 가장 출세한 사나이라 불리는 '도요토미 히데요시', 일본의 비즈니스 잡지들이 연례행사로 실시하는 '역사상 인물중 같이 일해 보고 싶은 상사'란 제목의 앙케이트 조사에서 항상 상위에 오르는 인물이 바로 '도요토미 히데요시'라고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그 행적이 잘 알려져 있지 않았는데, 여기 만화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미천한 신분의 출신에서 간파쿠(정치적인 의미의 일본 최고지위)까지의 파란만장한 출세코스를 다루고 있다. 당시의 생활상과 함께 "울지 않는 새도 울게 만든다"는 도요토미의 히데요시의 놀라운 친화력, 재빠른 행동력의 모습을 그림으로 생생하게 보여 주며 독자들의 읽는 재미와 이해를 배가시킨다는 소개다. 과연 히데요시는 어떻게 영웅이 됐는지 여기 만화로 생생하게 만나보자. 



 

 

  

 

이 작품은 그 유명한, 남자라면 필독서처럼 느껴지는 제목을 갖춘 대하 역사소설 '대망'을 만화로 재현한 작품이다. 대망 삼부작 역사소설이 32권이라면 이 작은 요코하마에 의해서 13권으로 나왔다. 특히 이 책은 일본출판사장 최대 발행부수를 기록하고 국내 출간 35년째를 맞은 올해에도 초(超) '스테디셀러'의 자리를 이어가고 있는 '야마오카 소하치'의 소설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원작으로 하여 만화로 재현한 작품이다. 일본 전국시대 영웅들의 삶을 그린 소설 '대망(도쿠가와 이에야스)'은 국내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정치인들이 가장 애독하는 책으로 언급될 뿐 아니라, 지난해에는 서울대 중앙도서관 대출 1위에 오를 정도로 성인층의 나이와 직업을 뛰어넘어 인기 열풍을 몰아가고 있는 엄청 유명한 스테디셀러다.

그중에 이번 만화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원작 소설의 5만매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을 충실하게 압축하여 원작의 내용과 작가의 문학 사상을 완벽하게 재현시켰고, 또한 책 속에서 그려진 설명만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생활상을 그림으로 생생하게 보여 주어 독자들의 읽는 재미와 이해를 배가시켰다는 소개다. 뭐.. 여러 말이 필요 없다. 아직도 대망을 못 읽어 보신 분이라면 이 만화로도 충분히 그 대망의 진수를 느껴보시길 바라마지 않는다. 

 

 

 

 

  


일본 전국시대의 또 다른 영웅 '오다 노부나가', 그는 혼란기였던 일본의 센고쿠 시대를 평정하며 그의 행적 및 업적으로 인해 도요토미 히데요시(豐臣秀吉) 및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와 더불어 일본의 중세기를 언급할 때 빠지지 않는 인물중 하나다. 그래서 그에 대한 대표적 원작이 '야마오카 소하치' 역사소설 7권짜리인데, 이렇게 요코하마에 의해서 6권 만화로도 나왔다.

일본 전후 최대의 베스트셀러인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자매편으로 근세 일본을 만든 개혁자 '오다 노부나가'의 삶을 그린 야마오카 소하치의 소설 '오다 노부나가'를 원작으로 해 만화로 재현한 것으로 1989년 일본에서 발매 이래 약 5천 만부가 판매되고 있는 스테디셀러다. 아직 소설이나 '오다 노부나가'를 잘 알지 못하거나 만나지 못했다면 이 만화도 좋을 것 같다. 상식을 초월한 그가 왜 천재성을 띄었는지 여기 연대기를 통해서 만나보자.

이렇게 알라딘 사이트에서 우연찮게 이벤트로 책으로 만화 수호지를 보다가 지은이 '요코야마 미쓰데루'를 보고서 순간 전략 삼국지가 생각났고, 그 김에 그의 작품들 때로는 소설 원작을 만화로 재현한 작품들을 정리해 봤다. 깊어가는 가을 아니, 점점 추워지는 날씨에 말글로 가득한 역사 고전이 주는 뻑뻑함 대신, 이렇게 재미나고 묵직하지 않고 심플한 만화로 만나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지금은 작고한 '요코하마 미쓰데루', 그가 남긴 위 6편의 대표적 역사 만화로 역사의 상상적 외연을 좀더 넓혀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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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인지러브 2010-11-03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인적으론 요코야마 역사만화는 개인적으로는 전략 삼국지 > 오다 노부나가 > 항우와 유방 > 도요토미 히데요시 > 수호지 > 도쿠가와 이에야스 순으로 순서를 매기고 싶네요. 징기스칸은 보질 못했고.
(이에야스를 싫어하지 않습니다만, 극적인 요소가 좀 많이 부족한 거 같아서)
철인 28호 같은 만화 외에도 방대한 역사만화까지 남긴 저력은 놀라움...
정리 잘 해주셨네요. 추천 날립니다~

북스강호 2010-11-03 17:26   좋아요 0 | URL
음.. 역시 미쯔데루건 '전략삼국지'가 최고군요.. '오다 노부나가'가 의외로 괜찮은가 보군요.. 제가 사서 읽고 싶은 수호지는 거의 끝물에..ㅎ 음.. '저마'님은 정말 요코야마 팬이시군요.. 이걸 다 보시다니.. 그만큼 역사만화로 유명하기도 하니까요.. 아무튼 수호지때문에 정리한 것인데 추천까지 주시고 감사합니다.~~

김홍진 2014-03-14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혹시 요코야마 미츠테루 애장판 보셨나요?
상품평 보니깐 호불호가 갈리던데..
인물들간의 그림체가 비슷해서 분간하기가 어렵다는데,,
60권짜리로 되있는것도 그림체가 젬병인가요?..;;
 
부당거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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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한 '소스'를 찾아 헤매는 하이에나들, 우리 사회의 진행중인 자화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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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거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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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 영화는 제목에서 알 수 있다시피 모종의 거래를 다룬 이야기인데, 이 거래가 참 불편하고 부당하다는 것이다. 부당(不當), 정당(正當)의 반대다. 즉, 정당하지 못한 그 어떤 이치에 맞지 않는 현상이나 상황을 말하는 것으로, 여기서는 '부당한 거래'를 말한다. 그리고 이들의 부당한 거래는 저 포스터의 문구처럼 "너 오늘부터 범인해라!" 로 집결된다. 그렇다. 진범이 아닌 다른 사람을 잡아다 너 범인하라고 조작하고 연출하며 일대 대 사건을 만든 영화가 <부당거래>다.

개성파 감독 '류승완'의 신작 <부당거래>

그런데 류승완 감독은 시사회 후기에서 정작 이것은 그냥 '헛소동'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정말 '헛소동'으로 봐야 할까? 우리 시대의 공정하지 못한 그 어떤 부당한 사건과 상황들에 대한 당찬 비판의 날을 세우기 전에, 어찌보면 이 '헛소동'이 일종의 해프닝이지만 그냥 해프닝으로 치부하기엔 우리 시대의 그림들은 이미 부당거래로 점철되고 있다는 역설일지도 모른다. 그것은 그 부당거래 이면에 베인 '소스'를 찾아 만들고 헤매며 먹어치우는 '하이에나'들처럼 지금도 그들은 활보하며 우리 사회를 잠식하고 있음을 목도하게 된다. 그리고 이런 중심에 소위 '힘'을 가진 자들의 논리와 선점이 있다. 일반인 수준에서 감히 범접 못 하는 '검사'와 자칭 민중의 지팡이라 일컫는 '경찰' 그리고 이들에게 들러 먹는 '스폰서' 이렇게 삼위일체가 돼 그들은 소스를 만들어 조작하며 우리의 시선을 끌었으니 영화 <부당거래>다. 먼저 시놉시스는 이렇다. 

온 국민을 충격으로 몰아넣은 연쇄 살인 사건. 계속된 검거 실패로 대통령이 직접 사건에 개입하고, 수사 도중 유력한 용의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경찰청은 마지막 카드를 꺼내든다. 가짜 범인인 ‘배우’를 만들어 사건을 종결 짓는 것!  이번 사건의 담당으로 지목된 광역수사대 에이스 최철기(황정민). 경찰대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 때문에 줄도, 빽도 없던 그는 승진을 보장해주겠다는 상부의 조건을 받아들이고 사건에 뛰어들게 된다. 그는 스폰서인 해동 장석구(유해진)를 이용해 ‘배우’를 세우고 대국민을 상대로 한 이벤트를 완벽하게 마무리 짓는다. 한편, 부동산 업계의 큰 손 태경 김회장으로부터 스폰을 받는 검사 주양(류승범)은 최철기가 입찰 비리건으로 김회장을 구속시켰다는 사실에 분개해 그의 뒤를 캐기 시작한다. 때마침 자신에게 배정된 연쇄 살인 사건의 범인을 조사하던 주양은 조사 과정에서 최철기와 장석구 사이에 거래가 있었음을 알아차리고, 최철기에게 또 다른 거래를 제안하는데.. 각본쓰는 검사, 연출하는 경찰, 연기하는 스폰서.. 더럽게 엮이고 지독하게 꼬인 그들의 거래가 시작된다!



'부당거래'속 세 명의 캐릭터에 주목하자. 
 
이렇게 긴 줄거리를 놓고 보면 꽤 긴 이야기인 것 같지만 사실 간단하다. 한마디로 줄이면 연쇄 살인 사건의 용의자가 사망하자 새로운 용의자를 찾아내 세워 조작하고 범인을 만들어 대국민 이벤트, 아니 사기극을 벌이는 경찰, 검찰, 스폰서 기업가들의 부당한 거래를 그린 작품이다. 그리고 이들의 거래는 검사와 경찰, 스폰서들이 주연을 맡아 활극을 선보인 것이 영화 <부당거래>다. 자세하게 줄거리를 쓰고 싶지만서도, 아직 개봉전의 영화라 줄거리에 대해서는 크게 논하고 싶지 않다. 쓰다보면 스포성 이야기도 나올 수 있기에 자제를 한다. 다만 여기 주인공 세 사람의 캐릭터에 대해서는 정확히 해둘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감독 조차도 인물에 포커스를 맞추었다고 하니 말이다. 

우선 영화상에서 형사 반장역으로 나오는 황정민은 성공을 위해 사건을 연출하는 경찰 '최철기' 역을 맡았고, 류승범은 까칠하고 막돼먹은 검사로 그는 기업가와 엮이면서 살아남기 위해 사건의 각본을 쓰는 검사 '주양'으로 출연한다. 그리고 유해진은 소위 조폭으로 자수성가하며 대형빌딩을 차지하기 위해 살인사건의 '가짜 범인'을 만드는 스폰서 재벌 '장석구' 역으로 등장한다. 이렇게 이들 세 명이 극의 중심이다. 경찰 최철기, 검사 주양, 스폰서 장석구, 이들 셋이 꾸민 '범인 조작은폐' 사건의 전말이 영화 <부당거래>인 것이다. 먼저, 경찰 최철기는 강력계 반장으로 자신의 경찰 후배들과 동고동락을 하며 경찰 인생을 살아온 노총각이지만 삶의 고뇌와 찌든 무언가가 묻어나는 그런 경찰이다. 즉, 진중함과 무게를 나름 잡는 경찰인 것이다.

반면에 이런 경찰에 맞서 '내가 겁이 많아서' 검사가 됐다고 자칭 말하는 막돼먹고 예의없는 검사 '주양'은 어찌보면 꼴똥검사다. 마치 드라마 <대물>에서 '하도야'처럼 말이다. 그런데 그런 꼴똥 기질에는 자신에 대한 자부심이 밑바탕에 많이 깔려있다. 나를 소위 '호구'로 보는 넘들한테는 가차없이 직격탄을 날리는 한 성질하는 검사다. 그래서 경찰 최철기는 이 주양 검사 앞에서 가오 안 살게 무너지고 마는데.. 그리고 연기하는 스폰서 아니, 살인 사건의 용의자를 찾아 범인으로 만들어 연결시킨 이 스폰서 '장석구'는 소위 칼침과 주먹으로 일어선 그런 조폭계의 두목이다. 그런데 유해진이 이런 두목역은 사실 처음이지 싶다.

허구헌 날 맞고 조금은 구차해 보이는 그런 역만 맡았었는데, 여기서는 품새부터 제대로 '가오'를 잡고 나섰다. 그러면서 장석구는 경찰 '최철기'의 끄나풀이 되고, 검사 '주양'를 뒷덜미를 잡으며 하이에나 기질을 제대로 발휘한다. 인생의 모토가 '절대 나 혼자 못 죽는다'는 정신으로 물고 들어간 그인지라, 더욱더 극에서는 중요한 역할인 것이다. 이렇게 이들 셋은 부당거래를 위해서 의기투합? 아니, 엮이면서 파국을 향해 달려간 것이 이 영화의 큰 얼개이자 플롯이다.



'부당거래' 관계 속 이들의 모습, 낯설지 않다.

그런데, 막상 보고 나니 이들의 부당거래가 일견 와 닿는 구석들이 솔찮이 많다는 점이다. 류승완 감독의 말처럼 일종의 해프닝식 '헛소동'이라 하지만, 헛소동치고는 사건이 엄청 크다. 연쇄 살인 사건의 가짜 범인을 내세운 이들이 헤쳐모여식 먹이사슬적인 관계는 단지 소동이라 하기엔 그림이 크다. 이른바 '소스'를 만들어 펼치는 모습들은 일견 우리 사회의 현실을 조망하는 그림들로 점철돼 있다. 막돼먹은 검사지만 기업가에게 뇌물을 받고 자부심에 죽고 사는 이 검사는 '나는 너희들과 달라' 식의 기운으로 꽉 차있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올해 모 수첩에서 대박을 터트린 그들만의 세계라 말하는 '검사와 스폰서'를 바로 목도하게 된다.

그리고 엘리트 코스를 못 밟은 자신의 처지에 대한 울분과 고뇌로 먹이감을 던진 그 부당거래에 성공을 위해 연출하는 경찰의 모습은 무고한 시민을 잡아서 소위 '족치는' 실적주의에 빠진 일견 경찰의 모습을 발견한다. 그리고 이런 경찰에 끄나풀이 되어 더 큰 먹이를 위해 사건을 만드는 또 다른 스폰서는 경찰에 기생하는 그런 조폭의 모습으로 비춰진다. 이렇게 이들 셋의 모습은 그 '부당거래'라는 관계속에서 쏠라닥질같은 이전투구의 양상으로 치닫으며 종국에는 파국을 맞이하게 된다는 이야기가 바로 <부당거래>인 것이다.



'부당거래' 이야기의 원천은 좋지만, 아쉬움은 있다.

사실 영화 자체만 놓고 보면 그렇게 심플한 편은 아니다. 예의 류승완 감독의 스타일을 놓고 본다면 말이다. 인기작 보다는 매번 개성 넘치는 작품들을 탄생시킨 그였기에 더욱더 그러한데, 대신에 이번 영화는 소재부터가 어찌보면 색다르다. 연쇄 살인 사건의 '가짜 범인'을 내세워 그 중심에서 펼쳐지는 이들의 관계와 인물에 대한 이야기는 분명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연출하는 경찰, 각본쓰는 검사, 연기하는 스폰서'로 단박에 줄인 이 플롯처럼, 영화는 각 캐릭터에 중점을 두어 이야기를 펼쳤고, 그 이야기의 스타일은 류승완식의 맛이 느껴지게 그려냈다. 하지만 류승완 식이기에 더욱더 아쉬움도 남는다.

특히나 중반 이후 마지막 파국으로 치닫는 과정에서 그려낸 그림은 초중반에 이끌어온 이야기의 힘을 유지하지 못하고 한꺼번에 놓아버린 느낌이 든다. 특히 경찰 역의 최철기의 모습에서 그런 것을 느끼게 되는데, 그의 성공을 향한 고뇌에 동화되는 찰나에 다소 어의없는? 설정이 보인다는 것이다. 반대로 조폭 출신의 스폰서 '장석구'는 어찌보면 조연이라 그렇다 치더라도 말이다. 그래서 주인공 최철기의 캐릭터는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극 중에서 각본을 쓰며 나름의 '가오'로 일관해 온 주양 검사는 기업가 스폰서에 엮이더라도 그는 보무도 당당하다. 소위 '좋은 게 좋은 식'처럼 말이다.

이처럼 영화는 세 명의 캐릭터가 중심이 돼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면서, 결국에 이 영화는 무조건 범인이 있어야 한다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전제하에 이른바 살아서 팔딱거리는 놈으로 잡아서 과정은 필요없고, 결과만 있고, 잡고, 걸고, 재판하고, 집어넣고, 포인트만 정확하게 잡아주면서 각본을 완성해 나간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여기 세 명의 캐릭터들이 얽히고 섥힌 이야기들은 실상 범죄 자체로서 보다는 우리네 쏠라닥질의 아수라장 같은 현실을 은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그리고 바로 전개된 '먹이사슬'에서 끝까지 살아남아야 한다는 공통의 일념을 가진 이 인물들의 어둠과 비열한 일면을 통해서, 생존을 위해 때로는 시궁창 같은 현실을 사는 우리들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그래서 이 영화는 제목 '부당거래'처럼 그 부당한 거래속에서 펼쳐지는 우리 시대 소위 '힘'있고 뒷거래하는 자들의 이야기를 그려냈다는 점에서 사회의 모습을 일견 투영시키고 있다.  결국, 그 부당거래는 이른바 '소스'를 찾아 헤매고 만들어 조작하는 이들의 관계속에서 정당하지 못한 아니, 공정하지 못한 거래 속에서 부당한 거래, 반대로 부당한 거래 속에서 공정한 거래가 될 수도 있는 먹이사슬에 빠진 그들은 '하이에나'처럼 오늘도 그 어떤 '소스'를 찾아 나설지도 모른다. 그리고 우리네 삶도 이야기도 이런 '소스'로 점철돼 있음을 견지하게 된다. 그것이 바로 이 영화가 던진 메시지가 아닐까 싶다.

인간은 어느 정도 정당하지 못한 구석이 있기 때문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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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스트리트 : 머니 네버 슬립스 - Wall Street: Money Never Slee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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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자본의 탐욕을 제대로 못 보여준 녹슨 '올리버 스톤', 가족애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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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으로 튀어! 1 오늘의 일본문학 3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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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한 가족이 있다. 그런데 이 가족은 한국의 가정이 아닌 일본 가정의 이야기다. 하지만 일본 가정이라서 해서 다른 것은 없다. 사람 사는 세상은 다 똑같고, 그 가족 구성원이 모여 사는 가정의 그림 또한 사실 별반 차이가 없다. 그런면에서 여기 가족사는 많은 공감과 때로는 유머속에서 좌충우돌하며 펼쳐내고 있다. 그리고 그 가족의 중심에는 초등학교 6학년 남학생 '우에하라 지로'가 있다. 즉, 이 초등학생 소위 '초딩'이라 불리는 이 꼬마 녀석이 주인공이다. 그런데 이 '지로'라는 녀석이 아주 웃기다. 웃길 뿐만이 아니라 순수하면서도 먹을 것 앞에서는 사족을 못 쓰고, 때로는 어른들 사회에 대한 비판의 날을 세우는 면까지 까칠한 구석도 있는 재밌는 캐릭터다. 지로의 모습이 위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ㅎ

먼저 이 장편소설 <남쪽으로 튀어>는 일본의 유명작가 '오쿠다 히데오'가 쓴 작품으로 히데오가 만들어 낸 못 말리는 의사 캐릭터인 '이라부' 시리즈에 이은 또 다른 인기작이다. 이라부 만큼이나 이 소설도 많은 인기를 끌며 지금도 널리 읽히고 있는 소설이다. 그래서 강호는 저번에 '오쿠다 히데오'의 베스트 켈렉션 몇 권을 켈렉하면서 이제서야 읽게 된 소설이 바로 <남쪽으로 튀어>이다. 그중 1권을 읽고 나서 역시 그 재미는 이라부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다가왔고, 어른들에게는 자신의 초등학교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추억의 편린을 꺼내들게 만들며 그 이야기속에 매료되게 만들었다. 과연 초딩 6학년 '지로'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났으며, 어찌보면 평범한 가족이지만 전혀 평범하지 않은 그 가족의 이야기를 간단히 정리해 본다.

못 말리는 가족사 <남쪽으로 튀어>, 웃기면서 제대로다.

또래 학교 친구들과 잘 지내는 '우에하라 지로', 그날도 학교가 파하자마자 거대한 게임센터 빌딩에 들려 게임을 하고 만화방에서 가서 만화보고 맛난 거 사 먹는 등 방과 후를 항상 이렇게 보내는 지로, 사실 그는 학교 공부는 뒷전인 채 놀기에 바쁜 초딩 6년의 일상을 보내고 있다. 지로의 가족은 다 허물어가는 목조 건물 2층짜리 집에 살면서 찻집을 운영하는 어머니 '사쿠라'와 백수건달로 자칭 '프리라이터'라는 아버지 '우에하라 이치로'는 소위 반체제 인사로 아나키스트다. 그리고 2살 밑에 여동생 '모모코'와 22살의 예쁜 누나 '요코'가 있다. 지로의 친구는 세탁소 가게 아들 '준', 도장가게 아들 '무카이', 부잣집 아들 '린조', 중학생 형들 밑에서 꼬봉 노릇하는 '구로키', 그리고 여자 친구까진 아니지만 관심이 가는 두 여학우 '핫세와 삿사'까지, 그리고 지로의 예쁜 담임선생님인 '미나미'선생님까지.. 이들이 극의 주인공이자 지로의 학교 생활에서 나오는 인물들이다.

여학우 '삿사'의 생일잔치에 초대받아서 노는 모습들, 게임센터해서 죽치고 노는 모습들, 그리고 이제는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자신도 모르게 빠져든 거기시한 황홀경속 '몽정'의 세계, 그리고 여기 이야기의 큰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소위 '삥뜯기'가 자주 나온다. 바로 위 중학교 1학년 형인 '가쓰'가 지로부터 해서 지로의 친구들까지 괴롭히며 아이들 애니메이션 카드를 팔아서 돈을 벌어오라, 자전거로 날 태우러 오라 등, 계속 괴롭힌다. 힘 하나 믿고 까부는 건데, 이에 지로는 반항을 못한다. 그리고 이런 일에 소위 시다발이 꼬봉으로 나선 '구로키'로 인해 지로의 학교 생활은 극락에서 지옥으로 떨어지며 우울의 연속이다. 그러다 급기야 터질 것이 터지고 만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고 가쓰에게 지로가 덤빈 것이다. 꼬봉 노릇하던 '구로키'와 함께 말이다. 그런데 그 싸움의 현장에서 가쓰가 뒤로 넘어지면서 뒷통수를 심하게 부딪치며 정신을 잃자, 둘은 두려움에 가출하고 만다. 사람을 죽은 것으로 안 순진한 두 소년은 그렇게 잠시 집을 나갔지만 가쓰는 죽지 않았고 일종의 해프닝으로 일단락된다. 물론 이후 가쓰의 앙갚음은 더 심해졌지만 말이다. ㅎ

그리고 집으로 돌아온 지로는 또 다른 전기를 맞이한다. 가쓰와 한판 붙을 때 가쓰가 지로 어머니가 과거에 형무소에 갔다 왔다는 이야기에 앙앙불락되다가 사고가 난 것인데, 아무튼 지로가 나름 탐정?한 결과, 어머니 '사쿠라'쪽 즉, 외갓집 할머니의 존재를 알면서 혈육을 만나게 된다. 어머니와 외할머니가 소싯적에 무슨 잘못인지 몰라도 20여 년을 떨어져 살면서 왕래가 전혀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여기 외할머니 집은 소위 귀족가문처럼 잘 살고 있는 모습에 지로와 여동생 모모코는 부러워 마지않는다. 먹는 것도 많고, 거기 사촌들(지로 어머니 남동생의 자식들) 셋다 모두 사립학교에 다니면서 귀티가 잘잘 흐른다. 이런 모습에 지로는 부러워하면서도 나름의 경계를 한다. 먹을 때만 빼면 말이다. 그런데 지로의 어머니는 자신의 어머니에게 도통 마음의 문을 열지 않는다. 둘 사이에 그렇게 앙금이 깊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일까.. 이렇게 외갓집과의 만남 속에 지로의 집에 한 식객이 들어와 같이 지내게 된다.



남쪽의 섬으로 떠나게 된 '지로' 가족의 이야기 1권

이름은 '아키라', 바로 지로 아버지 '우에하라 이치로'의 후배다. 이 둘은 무슨 사이일까? 그렇다. 이른바 '혁공동'(아시아 혁명 공산주의자 동맹)이라 불리는 멤버로, 물론 지금은 백수건달로 집에서 놀고 먹지만 영화 시사회도 찾아다니고, 또 소싯적 글쓰기에 '프리라이터'라 자칭하지만 우에하라는 바로 예전에 전설적인 투사였던 것이다. 소위 반체제 인사로 무정부주의자 불리는 아나키스트였다. 그래서 그는 국가 자체를 부정하고 싫어한다. 국민 연금을 내라고 독촉해도 낼 수 없다 하고, 세금도 내지 않고 경찰이나 공무원만 보면 쌍심지를 켠다. 또 콜라와 캔 커피는 자본의 유산으로 금지요, 학교도 아이들 세뇌 교육을 시키는 장으로 안 다녀도 좋다며 지로를 통제하곤 한다. 심지어 지로의 담임 선생님 '미나미'를 꽤 괴롭힌다. 어떤 사상과 주의를 설파하면서 말이다.

아무튼 그런 아버지 밑에서 자란 지로는 한 마디로 아버지가 마뜩찮다. 왜 남들처럼 넥타이매고 회사를 안 다니는건지, 맨날 집에서 백수처럼 방바닥에서 뒹굴며 콧구멍이나 파는 그런 아버지의 모습에서 지로는 절망한다. 그런데 그런 아버지의 후배가 집에 찾아와 지로의 집에서 식객 노릇을 한다. 그런데 이 아키라는 아저씨는 지로나 모모코에게 참 잘해준다. 맛나는 음식도 사주면서 그 집안일을 도와주는데, 어느 날 지로에게 무언가 일을 시킨다. 곰 인형을 어디다 갖다만 주면 된다는 등 이른바 지로를 접선책으로 쓴 것이다. 물론 지로도 처음에는 내키지 않았지만 초밥을 사준다는 꼬득임에 넘어가며 일을 도와준다. 급기야 또 한번 일을 도와주면서 그때는 아키라까지 그 아지트에 뛰어들다가 큰 폭발 사고가 난다. 바로 사람이 죽은 것이다.

혁공동의 내분으로 사건이 밝혀지면서 아키라는 잡히고 지로는 학생 신분에 맞게 취조 아닌 취조를 당한다. 그러면서 지로의 집안은 쑥대밭이 된다. 지로 아버지의 전력이 다 들어나면서 경찰에게 연행되고, 지로마저 학교에서 쫓겨날 판이다. 결국, 급기야 지로의 부모는 소문이 이상하게 퍼지고 집 주인까지 집을 내놓으라는 통에 이 더러운 일본 사회를 떠나자며, 저 따뜻한 남쪽의 섬 오키나와의 '이리오모테' 섬으로 이사를 결정한다. 이에 지로는 깜놀하지만 그도 올 것이 오고 말았다는 자책에 빠지며 순순히 받아들인다. 그리고 자신의 친한 학우들 준, 무카이, 린조, 삿사, 구로끼까지 떠나기 전날 그들을 만나며 석별의 정을 나눈다. 아.. '이것이 진정 이별이란 말인가' 영화같은 대사를 내뱉으며 지로는 마음 아파하지만 또 지로답게 새로운 세계에 발을 내딛는 모험에 그는 준비한다.

이것이 아니, 여기까지가 바로 <남쪽으로 튀어> 1권의 내용이다. 스포일러까지 모두 포함해서 내용을 정리해 보았는데, 결론적으로 이야기들이 많이 와 닿는다. 우선 우리네 어린 시절의 초등학교 생활 이야기가 낯설지가 않게 고개를 많이 끄덕이게 하며 웃음을 곳곳에서 자아내게 한다. 그러면서 그 속에서 학우들과의 관계속에서 남자들만의 세계를 알아가는 지로, 또 중학생 형에게 소위 삥뜯기를 당하면서도 결국에는 어떻해든 자신에게 중대차한 그 일을 처리하는 모습들까지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지로의 아버지를 통해서 국가와 사회의 비판을 날을 세우는 현 자본주의에 대한 억압과 허상이 그려낸 사회문제까지 위트와 함께 재밌게 그려내고 있다.

어찌됐든 좌충우돌한 이 지로네 가족은 이제 저기 따뜻한 남쪽의 섬으로 떠나게 됐다. 그것이 그들의 의지가 됐든 아니든, 그것은 어찌보면 사회에 어울리고 적응하지 못한 한 가족의 모습이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이 가족을 그렇게만 바라봐서는 안될 것이다. 그것은 히데오만의 작가적 역량으로 절대 무겁지 않게 때로는 가벼우면서도 유머속에서 아픔까지 담아내는 그 숨은 이면을 보게 된다. 과연, 지로네 가족은 그 섬에 가서 행복하게 잘살 수 있을까.. 그 이야기는 바로 2권에서 이어진다. 그래서 강호는 2권도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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