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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볼 - Moneyball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여러 말이 필요없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이 영화 '머니볼'은 메이저리그에서 역사를 만든 한 남자에 대한 이야기다. 사실 강호 앞에 붙은 닉네임처럼 메이저리그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또 줄기차게 그 MLB 야구를 봐왔다면.. '빌리 빈'이라는 이름은 절대 낯선 이름이 아니다. 그와 함께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라는 팀 명도 함께.. 그렇다. 이 영화는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에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명문팀이자 30개 구단 중 돈 없기로 나름 유명한 구단 '오클랜드' 팀에 대한 기록영화다. 기록영화라 하니 좀 거창하긴 한데.. 사실 그런 식의 다큐는 아니고, 이것도 한 편의 야구 드라마다. 대신에 이 야구 드라마는 어떤 감동을 주는 건 아니다. 무명의 선수가 일약 스타덤에 오른 과정을 그린 것도 아니요, 그렇다고 만년 꼴지팀의 대활약을 담아낸 것도 아니다.
바로 '오클랜드' 팀을 이끌었던 단장 '빌리 빈' 이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빌리 빈'이 누구던가? 강호처럼 엠엘비 팬이라면, 알다시피 그는 야구에 '머니볼' 이론(경기 데이터를 절처하게 분석해 오직 데이터를 기반으로 적재적소에 선수들을 배치해 승률을 높이는 게임 이론)을 근간으로 바로 데이터 야구를 접목시켜 팀을 4년(00~200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키고, 2002년 시즌에는 현대야구에서는 절대 나올 수 없는 20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아올리며 단박에 주목을 끌었던 오클랜드의 젊은 단장이다. 당시 40대 초반이었으니, 이제는 50대가 됐을 터.. 바로 이 사람의 성공신화를 그려낸 것이 '머니볼'이다. 리얼한 야구 경기가 펼쳐지는 게 아니라, 이 사람의 일거수일투족을 쫓는 일종의 기록영화이자, 그에 대한 오마주인 것이다.
그리고 그런 역에는 헐리웃 최고의 톱스타이자, 얼마 전 국내에 내한하며 인기를 한 몸에 받았던 '브래드 피트'가 맡으며 영화는 자연스럽게 홍보가 돼 눈길을 끌었다. 그러다 보니, 야구를 잘 몰라도 아니 메이저리그에 대해서 지식이 전무해도 브래드가 나왔다는 사실 때문에 수많은 여자들까지 극장을 가게 만든 영화. '빌리 빈'이 누구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단지 이 남자를 보기 위해서.. 강호가 봤던 동네 극장에서 한 무리의 아줌마 군단을 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는.. ㅎ 어쨌든 이 영화는 '빌리 빈'에 대한 이야기이자 그가 메이저리그에서 쓴 역사에 대한 기록을 담아낸 드라마였으니,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게임의 역사를 바꾼 감동의 리그가 시작된다!
메이저리그 만년 최하위에 그나마 실력 있는 선수들은 다른 구단에 뺏기기 일수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돈 없고 실력 없는 오합지졸 구단이란 오명을 벗어 던지고 싶은 단장 ‘빌리 빈(브래드 피트)’은 예일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피터’(조나 힐)를 영입, 기존의 선수 선발 방식과는 전혀 다른 파격적인 ‘머니볼’ 이론을 따라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그는 경기 데이터에만 의존해 사생활 문란, 잦은 부상, 최고령 등의 이유로 다른 구단에서 외면 받던 선수들을 팀에 합류시키고, 모두가 미친 짓이라며 그를 비난한다. 과연 빌리와 애슬레틱스 팀은 ‘머니볼’의 기적을 이룰 수 있을까?
자, '알 유 레디'로 시작하는 야구 이야기로 봐야할까? 선수들 여길 보시라.. 이 단장님 말씀대로 따라오면 자다가도 떡이 나온다 모드일까.. 그렇게 쉽게 오클랜드가 성공했다면 이게 영화로 만들어지고 그 '머니볼' 책이 불티나게 팔렸을까.. 절대 그렇지 않다. 야구의 전설의 명언 중 하나 '공은 둥글다', 그렇다. 둥글기에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게 야구 게임이자 법칙이다. 하지만 여기 오클랜드의 젊은 단장 빌리 빈은 어딜로 튈지 모르는 그 야구공을 데이터대로 움직이게 만들며 팀을 반석위에 올려 놓는다. 물론 처음엔 쉽지 않았다. 01년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양키스에게 2연승 뒤 내리 3연패로 고배를 마신 뒤, 팀내 주축 선수였던 제이슨 지암비, 자니 데이먼, 이슬링하우젠까지 모두 내놓게 되며 말 그대로 팀은 꼴지팀으로 전락해 버렸다.
(빌리와 피터는 격식이 아닌 언제든 어디서든 편하게 서로 야구 얘기를 주고 받는다.)
더군다나 구단 재정도 좋지 않게 이런 주요 선수들을 팔아버리니, 박리다매식으로 이 선수 저 선수를 막 싼값에 데려오게 된다. 지암비의 동생인 제레미 지암비부터 스캇 해트버그, 데이빗 저스티스 등, 말 그대로 구색을 맞추는 꼴에 급급해진다. 당장 자신의 포지션이 아닌데도 1루수로 뛰라는 등 사실 팀은 오합지졸로 변해버렸다. 하지만 이런 영입 뒤에는 데이터 야구를 분석할 줄 아는 특히나 출루율을 우선시 하는 '피터'의 복안이 있었는데.. 이게 금방 효과를 내지는 못한다. 02년 시즌 초에는 13연패에 빠지는 등, 팀내 분위기는 최악이었다. 그렇게 빌리가 발로 뛰고 직접 선수들을 만나고 데려온 효과가 잘 나지 않았던 거.
그러면서 시즌 중 데드라인 마감시점(7월 말)에 맞춰서 빌리는 피터와 함께 팀을 다시 재정비한다. 기존의 사고뭉치 제레미를 내쫓고, 페냐도 트레이드 시키고, 링콘과 채드 브래포드 등 구원 투수진을 데려오면서 팀은 서서히 모습을 갖춘다. 그러면서 그들만의 데이터 야구는 계속돼 라커룸이나 회의실 혹은 모니터실에서 선수들과 직접 대면해 조언하는 등, 빌리와 피터는 그렇게 열심히 뛴다. 감독이 따로 없을 정도로 말이다. 결국 이런 효과는 후반기 막판에 파죽지세의 연승가도를 달리게 되며 19연승까지 오게 되고, 100년 역사가 넘는 메이저리그에서 전대미문의 20연승 고지를 앞둔 시점에서 캔자스와의 경기.. 11:0으로 크게 이기나 싶었는데, 동점까지 허용하며 좌절하는 순간.. 그렇게 빌리가 신임하던 해트버그가 한방으로 끝내며 20연승의 대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2002년 당시 20연승을 올리는 순간.. 너무나 좋아하는 테하다와 차베스.. 대단들 했는데..)
이것이 바로 그때의 장면이다. 참 오랜만에 반가운 선수들이 아닐 수 없다. 테하다와 차베스.. ㅎ 당시 오클랜드의 거포로써 맹활약을 했었는데.. 물론 이들 이외에도 영건 3인방이라 할 수 있는 '팀 허드슨 - 베리 지토 - 마크 멀더'의 활약도 잊을 수 없다. 물론 지금은 다른 팀에서 활약하거나 멀더는 은퇴를 했고, 어쨌든 2002년 정규리그에서 오클랜드는 20연승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하며 시즌 초 꼴지에서 당당히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1위로 포스트 시즌에 진출한다. 하지만 역시 공은 둥글었는지, 01년처럼 이번엔 미네소타에게 고배를 마시며 이들의 챔피언쉽과 월드시리즈는 좌절됐다. 즉 중요한 가을잔치에서는 연속 고배를 마신 것인데.. 이게 03년까지 간다는 거.. ㅎ
오클랜드를 이끄는 단장 '빌리 빈', 이 남자의 야구 사랑에 대한 이야기 '머니볼'
어쨌든 영화는 야구 영화가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그 20연승을 기록한 현장을 담아내는 과정을 그린 영화라 할지라도, '빌리 빈' 그의 수완을 담아낸 영화라 할 수 있다. 옆에서 데이터를 분석하는 피터와 함께.. 그렇기에 영화는 보통 스포츠 영화가 견지하는 감동으로 내달리는 건 아니다. 물론 메이저리그를 모르는 사람이 저 20연승의 현장을 보면 감동을 소위 먹을지 몰라도, 저건 엄연한 기록의 한 페이지일 뿐, 여기서 중요한 건 '빌리 빈'이 팀을 운영하는 방식과 그의 올곧은 야구 사랑법을 견지해야 한다는 점이다. 최하위팀의 수모를 견텨내고 자신의 입지마저 불안한 상태에서 뚝심좋게 데이터 야구를 펼친다는 게 사실 쉬운 게 아니다. 어찌보면 이건 도박일 수도 있을텐데.. 빌리는 보기좋게 해놨다는 점에서 영화는 이 사람의 매력 포인트를 그렇게 잡아내며 잘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팀을 직접 관람하기 보다는 라디오를 통해서 듣는 걸 좋아는 빌리 빈.. 그는 그렇게 고독하다.)
그런 점에서 '빌리 빈' 역에 빙의된 '브래드 피터'는 이젠 미남 배우라기보다는, 연기파 배우의 아우라에 걸맞게 제대로 빌리 역을 선보이며 영화를 수준높게 만들었다. 물론 이것이 소위 야구경기 드라마도 아니고, 과거 벌어졌던 경기를 그냥 틀어주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결국엔 빌리의 일터와 일상을 좇는 다소 밍숭한 맛도 있어 건조함마저 들기도 한다. 하지만 기존의 스포츠 영화가 보여주지 못했던 선수 중심이 아닌 바로 그 선수들을 움직이게 만드는 단장에 대한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담아냈다는 점에서 이채롭다. 특히나 메이저리그는 단장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감독, 코치진, 선수단, 프런트 등 야구단 전체 조직 구성에 관한 전면적인 인사권은 물론, 신인 지명 및 방출, 트레이드 역시 단장의 몫으로, 모든 게 그의 손에서 움직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기에 영화 '머니볼'은 그 단장에 대한 기록영화로써, 그의 바쁘고 힘든 고단한 일상을 쫓듯 야구 이면의 모습을 담아내는데 충실하게 보여준다. 그래서 그점이 색다르게 볼만했고, 메이저리그 팬이라면 단장의 역할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꼽씹어 보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교과서적으로 도움이 되는 영화가 아니었나 싶다. 강호의 페이보릿팀 '보스턴 레드삭스'의 젊은 단장 '엡스타인'을 보면서.. 이 친구도 '빌리 빈'처럼 잘 나가던 시절이 있었는데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하지만 이제는 레싹을 떠나 컵스로 가게 됐으니.. 여기 빌리 빈이 아직도 오클랜드에 단장으로 남아있는 걸 보면 그의 신임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이 영화에서 대해서 여러 말이 필요없다며 서두에서 써놓고 주절주절 떠든 느낌이다. 워낙 메이저리그를 좋아하고, 또 엘엠비를 사랑하는 팬으로써 이 영화를 안 볼 수가 없었던 게 사실.. 결코 야구경기 영화가 아니라는 걸 어느 정도 예상하며, 과연 '빌리 빈'이 어떻게 그려지고 어떻게 팀을 이끄는지 보고 싶었던 영화, 그건 그대로 적중해 '머니볼'이라는 기적 아니, 빌리라는 사람에 대해서 좀더 가깝게 다가선 느낌이 들게 해주었다. 그것이 바로 이 영화가 그리고자 한 '빌리 빈'에 대한 오마주가 아니였을까.. '브래드 피트'였기에 더욱 가능하고 확실했던 야구 외적인 영화 '머니볼'.. 야구경기를 떠나 한 남자의 야구사랑에 대한 뚝심을 이 영화를 통해서 만나보자. ~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51786&mid=164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