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 헤븐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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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 사단이 새롭게 선보인 판타지 드라마, 봄나들이 기분으로 휴먼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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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블랙 미니드레스 - Little Black Dress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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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처자들의 이야기라고 하긴에 괴리감이 크다, 그냥 배부른 방황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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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싱 - Vanishing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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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영문 제목 ’Vanishing’에서 알 수 있듯이 그 어떤 ’사라짐’에 대해서 그린 스릴러 영화다. 그러면서 영화 홍보대로 2011년 첫 미스터리 재난 스릴러라 표방하며 제대로 눈길을 끌고 있는데, 여기에 한몫한 것은 아마도 트레일러 영상에서 나름 임팩트하게 보여준 것 중에 하나, 바로 하늘에서 비행기가 수직으로 낙하해 폭파되는 장면 때문일지 모르겠다. 즉 그 장면으로 인해서 이게 무슨 재난 블록버스터쯤으로 생각하게 되는데, 하지만 영화는 그런 스케일로 승부하는 영화가 절대 아니다. 그렇기에 이런 것을 믿고 봤다가는 낭패 보기 십상인 영화가 <베니싱>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인류의 재앙을 다루었다는 근사한 소개처럼 근원적 접근법으로 다가가 잔잔하면서 다소 허영끼가 충만한 기품으로 그려낸 느낌이 다분하다. 그것은 갑자기 사라진 사람들로 인해서 기독교에서 얘기하는 하늘로의 재림인 ’휴거’를 연상케하는 오마주로 나름 눈길을 끌었지만, 이마저도 사실 스릴러 장르가 갖춘 긴장감을 주기엔 부족하고 심지어 때꾼하게 보일 뿐이다. 그렇다면 이 세상에 모든 게 사라지고 남게 된 사람들의 사투를 그린 영화 <베니싱>이 보여주고자 한 것은 무엇인지, 이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이유도, 경고도 없이 세상이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대정전이 있던 다음 날, 평소와 다름없이 아침 출근길에 나선 TV 리포터 루크(헤이든 크리스텐슨)는 거리 곳곳에 허물처럼 벗겨진 옷가지, 주인 없이 나뒹굴고 있는 자동차들까지, 도시 전체의 인적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것을 발견한다. 급히 방송국에 간 루크는 어둠이 덮쳐 사람들을 순식간에 사라지게 하는 충격적인 영상을 보게 되고 그에게 다가오는 정체불명의 어둠을 피해 도망치기 시작하는데….



(7번가 술집에서 모인 생존자 4명, 과연 누가 살아남았을까?)

이렇듯 영화는 네 명의 인물만 남겨두고 모든 사람들을 사라지게 만든다. 평온했던 일상에서 갑자기 대정전이 일어나 모든 게 사라지고 멈추고 심지어 전기마저 끊어져 온 세상이 암흑으로 변했다. 아니 여기 7번가 동네만 그럴지도 모르겠다. 그러면서 어둠의 악령?으로부터 살아남은 이들의 사투가 펼쳐지는데, 그런데 그게 가열한 사투처럼 보이질 않는다. 그냥 빛을 따라서 움직일 뿐, 이들이 할 수 있는 건 없다. 언제든 급습하는 검은 그림자를 피하는 게 다다. 그래도 살기 위해서 주인공 격인 루크(헤이든 크리스텐슨)는 암흑으로 뒤덮인 도시에서 자가발전으로 유일하게 빛을 내는 7번가 술집을 찾아내고, 그 곳에서 다른 생존자들과 만나게 된다. 영사기사 폴 (존 레귀자모), 물리치료사 로즈마리 (텐디 뉴튼), 술집 주인의 아들인 흑인소년 ’제임스’, 특히 이 소년은 엄마 찾기가 목적이다.

4명의 남겨진 생존자들, 어둠의 그림자로부터 빛을 찾아 살아남기

이렇게 4명이 이제부터 어둠과의 사투를 펼친다. 그렇다면 종국에는 ’누가 살아 남았을까?’가 이 영화의 포인트가 되면서 그것을 나름 지켜보게 만든다. 그러면서 각자 생존 아이템인 양초, 라이터, 해드랜턴을 들고 버티지만 실시간으로 급습하는 어둠의 그림자 앞에선 그들은 미미한 존재로, 순식간에 그 어둠에 쌓이면 발가벗겨져 옷만 남기고 어디로 사라지는 거. 그렇기에 영화는 그런 묘사에 있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이목을 끄는데, 그것은 이른바 실체가 없는 공포와 실종이라는 근원적 소재로 다가온다.

그래서 마치 나름 인기를 끌었던 재난 스릴러 영화 <미스트>에서 안개 속에 쌓인 실체없는 괴수를 접하는 듯한 모습의 작법을 쓴듯한 게, 그것도 과학적인 현상이 아닌 초자연적 현상의 공포에 초점을 맞추며 그린 느낌이 다분하다. 그런데 이마저도 사실 공포스럽기 보다는 ’왜 사라질까’의 의문으로 화두를 던진 느낌이 많다.


(인류에 남겨진 두 꼬마, 이들은 아담과 이브?!, 아니면 무얼까?)

’휴거’적 모양새, 어둠과 사라짐의 공포가 때꾼한 영화 <베니싱>

그것은 결국 살아남은 두 사람을 통해서 묵시록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한 게 아닌가 싶다. 결국 인류가 ’베니싱’ 현상으로 재앙을 맞이하며 다 사라졌지만, 이제부터는 다시 리셋?이 된다는 느낌처럼 그려낸 게 아닐까. 위에 남겨진 두 꼬마들을 마치 아담과 이브 그리고 말이 먹었던 사과.. 이렇듯 영화는 꽤 무언가 메시지를 담아내는 모양새를 취하며 여운을 남겼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의 설정은 전설적인 실종사건이었던 1585년 5월 영국 식민지인 로어노크섬에서 115명의 정착민이 감쪽같이 사라졌다는 사건에서 모티브를 따왔다고 한다. 뭐.. 다 좋다. 지금도 버뮤다 삼각지대만 가면 사라지는 현상이 아직도 회자되는 가운데, 이런 일종의 ’사라짐’ 현상은 낯선 건 아닐지도 모른다.

다만 그것이 여기 영화처럼 재난의 소재로 다뤄지고 마치 인류를 향한 재앙의 경고처럼 ’휴거’의 모양새를 띄었지만, 영화가 안고 있는 공포 스릴러 장르로써 매력은 사실 그렇게 돋보이지 않고, 때꾼하게 밋밋할 뿐이다. 어둠과 공포 그리고 사라짐이라는 이 근원적이면서도 매력적인 소재를 가지고도 이렇게 잔잔한 재난 스릴러처럼 그려낸 앤더슨 감독의 역량이 대단할 뿐, 영화 자체적으로 매력은 떨어지는 느낌이다. 영화 <점퍼>에서 전세계 어디든 분리이탈로 넘나들며 주목을 끌었던 신예 매력남 ’헤이든 크리스텐슨’은 여기서도 그렇게 사라지고 만 것이다. 대신에 영영.. 그것도 참 때꾼하게 말이다. 아래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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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명탐정 정약용 1
이수광 지음 / 산호와진주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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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한 권의 역사소설 아니 역사를 바탕으로 한 추리소설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더군다나 그런 장르에다 조선시대 최고의 실학자이자 민본정치를 펼치고자 백성을 위무하고 정조대왕 사후 곧바로 탄핵을 받아 저기 전라도 강진으로 유배를 간 인물, 그 과정에서 많은 저서 <목민심서> 등을 집필하며 우리에게 지성파 문관으로 아직도 뇌뢰에 박혀있는 인기 만점의 역사 속 인물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 1762~1836). 바로 이 책에선 그를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어떤 위인전처럼 그의 일대기를 그린 것은 아니고, 그는 조선시대에 여러 관직을 두루 거쳤는데 인생 중반기에 '형조참의'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활약상을 그린 역사 추리소설이다.

즉 조선시대 미해결 사건들 특히 살인사건과 관련돼 다시 재심해서 범인을 추포하고 형을 가하는 이른바 '살인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시퀀스로 이 소설은 이목을 끌었다. 물론 영화는 미제로 남겨지게 되었지만, 여기선 어떻게든 해결을 한다. 그렇기에 사건을 되짚어 본다는 액면 그대로 '살인의 추억' 같은 의미로 해석하면 될 터. 대신에 하나의 사건이 아닌 1권에서는 8개의 사건을 다루며 정약용이 당시 처한 상황과 정조의 막후정치를 큰 줄기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고 있다. 과연 조선시대 실제 벌어졌고, 임팩트한 사건들은 무엇인지 그 내용을 간단히 살펴보자. 물론 이 사건들은 <흠흠신서> 등에 모두 기록된 살인 사건들이다.



먼저 각 이야기를 하기 전에 여기 주인공은 정약용을 위시로 네 명의 주요 인물들이 있다. 즉 이들이 조선의 CSI라는 '별순검'처럼 사건을 조사하는데, 형조참의 정약용과 함께 형조 서리 출신의 검률 '장영달', 오작인(검시인) '여리', 그리고 종사관 '이여철', 이렇게 주로 4명이 활약을 하며 나름 막강한 수사력을 과시한다. 정말로 케이블에서 한창 인기를 끌었던 류승룡 주연의 그 별순검을 보는 듯 하다. 또한 면면들도 좀 재미난 구석도 있는 게, 장영달과 이여철 부인들이 색을 밝히는 등 지대고, 특히 여리는 남장여자로 나와 매력적인 자태를 뽐내며 극의 새로운 활력소를 제공한다. 읽어보면 안다. ㅎ

정약용과 4명의 별순검이 조선의 미스터리한 살인사건을 파헤친다.

우선 제1화 '조선에 유령이 나오다'(운주 부녀자 연쇄살인사건) 편은 제목 그대로 운주 지방에서 부녀자 다섯이 죽은 사건, 그 사건의 배후를 조사하며 마지막으로 죽은 여자의 남편의 동생, 그는 바로 내시였다. 그렇다면 그가 범인이었을까.. 그런데 왜 남자 구실도 못한 그가 어떤 원은이 있길래.. 마치 전설의 고향을 보는 시퀀스로 첫회부터 재미난 이야깃거리를 제공한다. 제2화 '저수지에 떠오른 일곱 사람의 시체'(황해도 재령의 이경휘 옥사사건)는 볏단 두 단을 훔쳤다는 누명을 씌워 일가족 7명을 자살하게 만든 이경휘에 대한 사건으로, 이미 여론은 그를 사형에 처하라고 하는데 실정법으론 안 되는 상황에서 조선시대 법리논쟁이 치열하게 벌어진다. 법을 좀 알거나 공부한 이들에게 꽤 의미있는 케이스가 아닐 수 없다.

제3화 '삼매의 서방은 아침에는 이가, 저녁에는 장가'(한성부 서부 조명근의 옥사) 편은 개인적으로 제일 쩌는 이야기로 꼽고 싶을 정도로, 조선후기 최대의 스캔들을 일으킨 '정삼매'라는 요부의 이야기다. 그냥 동네 외관 남자와 간통한 사건인 줄 알았는데, 그녀와 거시기한 이들이 조정의 실세들로 대거 연루되며 정조시대 '어우동'을 보듯 가열하게 펼쳐진다. 마치 우리시대 장자연?을 보는 듯 한데, 그러면서 정조를 어릴적에 돌봐준 봉보부인 성씨와 그 할매가 양자로 들이게 된 우부승지 '이정행'의 과거지사까지, 이 편은 재미는 물론 역사 지식에도 많이 도움이 되는 이야기다. 여튼 '정삼매' 이 여자 '어우동' 저리가라다. 한둘이 아니다..ㅎ

제4화 '복수인가 살인인가'(전라도 강진의 윤항 옥사사건) 편은 윤씨네 가족과 친지가 얽혀서 아비를 죽게 했다는 이유로 원수를 살해한 뒤에 엽기적으로 배를 갈라 간을 씹어 먹고 창자를 몸에 감고 관청에 자수한 '윤항'의 재판사건이다. 그러면서 이 사건은 조선시대 정당방위의 한계가 어디까지인가의 논쟁을 다루고 있다. 즉, 명시돼 있듯이 조선시대 법은 부모가 살해당하거나 폭행을 당할 때 현장에서 상대방을 살해하면 무죄가 되고, 간음한 현장에서 상대방을 살해해도 무죄가 된다. 그러나 하루가 지나면 계획적인 살인이라고 하여 유죄가 된다고 한다. 그런데 여기 윤항은 시일이 지나 원수를 살해했기에 죄를 면하기 쉽지 않은데, 과연 조선의 명판관 정약용은 어떤 판결을 내렸을까..

제5화 '부패한 자들을 숙정하라'(형조판서 윤사국 파직 사건) 편은 제목처럼 정조가 부패한 자들을 숙정하라는 감찰을 정약용에게 내리면서 관리들끼리 뇌물을 주고 받으며 청탁을 받은 사건을 수사하는데, 그 과정에서 붙잡혀온 '이동석'의 아비이자 전 영의정 '이존경'이 자살하면서 일대 파문이 불거진다. 결국 당시 형조판서 '윤사국'이 며칠 만에 옷 벗은 사건, 그만큼 정조시대 부패척결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제6화 '세 여인의 원망이 5월에 서리를 내리게 하다'(평안도 삭주부사 민치신의 권력 남용사건) 편은 민치신이라는 관리가 삭주부사로 있으면서 오초현의 3형제에게 곤장을 때려 3형제가 죽음을 당한 사건이다. 이에 그들 부인들이 '격쟁'(擊錚, 임금 행차시 징이나 꽹과리를 치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을 통해서 이 사건을 의뢰한 것인데, 하지만 민치신은 큰 죄 없이 파직만 되고, 그것이 바로 군령의 집행으로 처리된 사건이 되고 만다.

제7화 '한 밤에 들리는 여인의 울음소리'(경기도 파주 김진하 옥사사건) 편은 파주 지역의 한 관리가 촌에서 물대기 싸움으로 불거지자, 어느 한 과부를 죽기 직전까지 치도곤을 내고, 그를 묵과해주며 뇌물까지 먹은 파주 목사 '이장한'을 무기한으로 북청으로 유배시킨 사건이다. 탐욕스런 관리에 대한 서릿발 같은 판결이 일품이다. 제8화 '여자의 이빨에 물려 죽은 사내'(황해도 평신 김대한 옥사사건) 편은 두 김씨 김초동과 김연석이 싸우다 한 사람이 익사하자, 김대한의 숙질과 사촌 등 6~7인이 가담해 김연석을 몰매질해 죽게 한 사건으로, 이 사건은 특히 실인(實因, 사인)을 밝히는데 중점으로 펼친다. 그러면서 남장여자 여리를 짝사랑한 정조의 대내시위로 있는 '김경방'의 이야기와 막후에서 정조를 죽이려는 이정행의 음모까지 그려져 흥미를 유발시킨다.



역사 추리소설 속, 정약용 활약과 정조시대 상황들이 담겨져 있다.

이렇게 여기까지가 '조선 명탐정 정약용'의 1권 내용이다. 그렇다. 한 권짜리가 아니라 두 권으로 되어 있고, 이야기는 그래서 연결이 되어 있다. 물론 이야기마다 각기 다른 살인 사건들과 억울한 사연들을 담고 있지만, 전체를 관통하는 것은 바로 정약용과 그 주변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러면서 정조시대의 정치 상황들이 펼쳐지면서, 이른바 노론에서 양분된 두 세력들 중 사도세자 죽음의 정당성을 주장한 김상로, 김귀주, 심환지 등 벽파(僻派)와 사도세자의 장인으로 세손의 보필을 맡았던 홍봉한 일파의 시파(時派), 그리고 봉보부인 성씨와 우부승지 이정행의 악행까지 다루며 이야기를 전개해 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작가 이수광이 역사 팩션소설의 대가답게, 정약용이 사랑했던 여인이자 남장여자로 분한 오작인 '여리'라는 가상의 인물을 투입시켜 역사 팩션으로써 재미는 물론이요, 역사적 팩트로써 다가오는 정조시대의 정치 상황과 그만의 어찰정치를 보이는 등, 이 소설은 여러가지 지적인 재미와 흥미를 한꺼번에 선사하고 있다. 물론 한편으로 이야기들은 별순검처럼 각 에피소드처럼 다루지만, 그 중심에는 정조와 정약용의 이야기가 있음이다. 과연 2권에서는 어떤 조선판 '살인의 추억'을 다루고, 그들의 이야기가 전개될지 기대해 본다. 커밍 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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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상견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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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우리 사회에 만연돼 있는 '지역 갈등',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자신이 나고 자란 고향 출신을 따지고 들면서 친해지기도 하지만, 서로 아웅다웅 다투는 모양새는 아직도 지속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 좁은 땅 덩어리에서 그렇게 사람들끼리 편을 가르고 적과 동지를 만들며 우리는 그렇게 살고 있는 거. 물론 지금은 예전과 다르게 많이 퇴색이 됐다며 애써 부인하고 지내지만, 이게 웃긴 건, 잊고 살만하면 특히 선거철에 다시 불거지는 지역색을 띤 갈등들, 특히 영호남으로 대표되는 경상도와 전라도의 이전투구 양상은 오래된 한국의 문화유산?처럼 아직도 자리잡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그리고 이런 갈등의 양상은 또 다르게 사회면을 장식하는 기사로 주목을 끌고, 또는 책이나 드라마로 나오는 대표적 단골소재이기도 하다.

영호남의 지역 갈등을 소재로 만든 연애가족담 <위험한 상견례>

그리고 이번에 제대로 지역색을 띤 영호남의 인간 군상들을 그리며 이것을 코미디로 승화시켰으니 바로 영화 <위험한 상견례>다. 이미 유료 시사회를 통해서 이상하게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이 영화의 장르는 단연코 코미디다. 물론 우리네 소소한 일상을 다루지만 이미 소재에서 알다시피 영호남으로 대표되는 경상도와 전라도의 사투리가 가열하게 내뿜으며 때론 폭소를, 나이든 어른들에게는 때론 향수에 젖게 만들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강호도 그런 맛을 적잖이 느꼈는데, 물론 영화적 소재는 대충 알고 가 시대적 배경이 현재 21세기인 줄 알았다. 그런데 이 영화의 배경은 80년대 말 1989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88올림픽이 끝난 이듬해. 그래서 지금으로부터 20여 년 전의 사회적 풍경을 추억케 하는 또 다른 맛도 제공했으니, 영화 <위험한 상견례>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말리면 말릴 수록 붙는다?! | 피할 수 없는 한판 승부 (위험한 상견례)

‘현지’라는 가명으로 활동하고 있는 순정만화 작가인 전라도 순수 청년 현준(송새벽). 펜팔에서 만난 경상도 여인 다홍(이시영)과 알콩달콩 연애하며 사랑을 키워가던 그는 아버지의 강요로 선을 봐야 한다는 다홍의 말에 그녀와 결혼을 결심한다. 하지만 뼛속까지 경상도 남자인 다홍의 아버지로 인해 현준은 전라도 남자임을 감춰야 되는 상황이 벌어지는데.. 서울말 특별 과외를 거쳐 압구정남으로 변신한 현준. 드디어 결혼을 승낙 받기 위해 부산에 위치한 다홍의 집으로 향하고, 다홍 가족과 대면한다. 왠지 음침한 다홍의 오빠 운봉(정승화)을 시작으로 호시탐탐 현준의 흉을 찾으려는 노처녀 고모 영자(김정란), 경부선 밖은 나가본 적 없는 우아한 서울 여자인 어머니 춘자(김수미), 첫만남에 악수 대신 야구 공을 던지는 초강력 적수 아버지 영광(백윤식), 거기에 언제 뒤따라 왔는지 현준의 아버지가 스파이로 보낸 형 대식(박철민)까지.. 과연 현준은 이 모든 난관을 헤치고 다홍과 사랑을 이뤄낼 수 있을까?


(경상도 처녀와 전라도 청년의 만남, 이 세상의 무엇도 우릴 갈라놓을 순 없당께요..)

여기 줄거리에서 보듯 사실 스토리는 아주 간단하다 못해 초간단하다. 복잡하지 않아서 좋다. 전라도 청년과 경상도 처녀가 만나 사랑에 빠지고 결국 양쪽 집안의 반대를 무릎쓰고 결혼에 골인한다는 게, 이 영화의 기본 플롯이자 줄거리다. 그래서 영화는 이들의 사랑을 중점으로 그들의 연애담을 좇으며 관련된 가족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그런데 그런 모양새가 웬지 촌극처럼 흐르면서도 정극을 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영화의 시작은 전라도 순수 청년 현준이 군에서 제대한 1987년, 그 자리에 다홍이 쑥스럽게 서 있다. 아마도 그때 처음 본 사이인 것 같다. 그리고 2년이 흐른 1989년, 이미 둘은 현준이 군에서 펜팔로 만난 사이였기 때문에 그동안 편지로 줄기차게 연애질을 해왔다. 지금처럼 휴대폰이 있던 시절도 아니요, 오로지 러브레터를 통해서 사랑의 세레나데를 부른 거. 물론 가끔 집으로 통화도 하긴 했지만, 어쨌든 이 두 청춘의 연애는 참 지금하곤 다르게 꽤 정석대로 순수하게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같이 만난 데이트는 양식집 가서 폼나게 칼질하고, 스프를 오뚜기스프로 시키는 센스를 작렬하며, 밥 먹은 후 다방가서 차 한잔 하고, 버스를 놓쳐서 모텔 방에 들어가 거기시한 분위기 속에서 다홍의 완곡한 부탁으로 손만 잡고 자게 된 이 남자 현준. 실은 그는 순정 만화를 그리는 인기 만화작가 '현지'로 통하는 남자다. 물론 다홍은 이런 사실을 알고 현준의 매력에 더 빠졌고, 그것은 현준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 두 커플의 만남을 반대하는 이가 있었으니 양쪽 집안의 아버지들이다. 현준의 아비는 전라도 광주에서 잘 나가는 나이트클럽 사장으로, 그의 비서 겸 몸빵 대식(박철민)이 현준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한다. 어떻게 그 집안에 가서 잘 하는지, 여차 싶으면 나오라는 언질까지 준 것인데, 그리고 다홍의 아버지는 부산에서 제일 잘 나가는 예식장 사업을 하는 나름 거부(巨富)다. 그래서 집도 앞마당이 넓은 대저택으로, 한마디로 다홍은 지역 유지의 딸인 셈. 그런 다홍이 보잘 것 없다고 생각하는 전라도 청년과 사귀니 아비는 미칠 노릇이다.


(식사 도중, 다홍의 아비가 '전라도' 남자만 아니면 된다는 말에 식사 중 체증이 걸린 현준..ㅎ)

물론 처음엔 몰랐다. 인사를 드리러 온 현준이 다홍의 집에서 며칠 숙식을 하게 되는데, 현준은 서울 사람이라며 속이고 들어갔다. 그런데 이게 같이 식사를 하고, 식사하다 체증이 걸려 몸저 눕다가 저도 모르게 전라도 사투리가 나오면서 서서히 의심을 받는다. 심지어 다홍의 오빠마저 소녀 취향의 만화에 빠져 살다가 현준이 그것을 그린 작가라는 사실에 그만 그의 팬이 되고 만다. 그리고 다홍의 어머니는 나름 현준을 잘 대해주는데, 문제는 다홍의 아비가 뼈속까지 전라도를 싫어하는지라, 이게 가장 큰 문제였다. 함께 이 커플을 예의주시하며 현준의 정체를 터트려버린 다홍의 고모까지.. 이렇게 두 커플은 사실 결혼 입성까지 순탄치 않는다. 더군다나 현준의 아비조차도 뼈속까지 경상도를 싫어하는지라, 아들 놈이 그 집안에서 그런 푸대접을 받고 있으니, 당장 집으로 올라오라고 대식한테 시키는데.. 과연 이 커플은 어떻게 결혼에 골인했을까.. 이게 코미디로써 새드가 아닌 이상 당연히 결말은 그렇게 나온다.

물론 이런 내막엔 이들 두 아버지의 과거지사가 나와 왜 이 지경까지 오게 됐는지 보여준다. 군시절의 고생한 경험과 고교에서 잘 나가던 야구선수로써 악연 등, 실은 어찌보면 두 아버지가 나고 자란 고향이라는 그런 지역색 이전에, 이런 경험들이 더욱더 지역 갈등의 골을 깊게 만든 것인데, 그런데 이게 조금은 어설퍼 보이는 설정이기도 하다. 하지만 사람이라는 게, 어디 한번 데이면 소위 학을 띌 수도 있으니 그럴만도 하다. 어쨌든 영화는 지역색을 단단히 띠고 있는 경상도와 전라도의 가족을 통해서 그려내는 남녀의 연애담이다. 그러면서 그들의 연애가 어떻게 방해를 받고 난관에 부딪치고 종국에는 어떻게 해결하는지 보여주는 일종의 코믹한 드라마다. 그런 코미디에는 이른바 거시기한 전라도 사투리가 가열하게 펼쳐지고, 경상도 사투리 또한 만만치 않게 펼쳐지며, 마치 사투리 경연장을 보듯, 우리네 방언적 문화 코드를 끄집어내 폭소를 자아내게 한다.


(다양한 캐릭터에 빵빵한 조연들의 사투리 향연, 이 영화의 또 다른 강점이다.)

이런 역은 리얼한 사투리의 호연을 펼친 두 주인공 배우에게 있는데, 이미 작년 한 해 영화계에서 <방자전>, <시라노:연애조작단>, <해결사> 등에서 조연으로 출연하며 3번 씩이나 신인상을 거머쥔 충무로의 블루칩 '송새벽'과, 다소 새침하면서도 남성적인 스포츠도 즐겨한다는 매력적인 처자 '이시영', 두 배우가 호흡을 맞추며 80년대가 물씬 풍기는 알콩달콩한 러브스토리를 제대로 만들어냈다. 지금 보면 소위 닭살이 돋을 정도로, 그들 커플의 연애담은 마치 우리네 삼촌과 아버지의 연애담을 보는 기분이 들게 만든 것인데, 또한 이 두 배우 말고도 여기는 소위 빵빵한 조연들의 출연으로 극을 제대로 코미디로 만들고 있다.

이미 전작 <시라노..>에서 같이 출연하며 에피소드 1에서 송새벽을 보고 '말투가 금강 하류쪽이시네요.." 로 그를 코치한 '난 애드립 치는 사람이 제일 싫다''박철민'이 송새벽의 삼촌격으로 나와 제대로 웃음을 선사했다. 전라도 아저씨의 걸죽한 입담을 제대로 선보였는데, 이와 함께 다홍의 고모로 나온 김정난 누님도 역시 늙은 노처녀의 경상도식 히스테리를 제대로 보여주며 폭소를 자아냈고, 다홍의 오빠로 나온 소녀 취향의 다소 변태스런 정성화, 그리고 다홍의 엄마로 나온 김수미의 우아하면서도 내면에 전라도 사투리의 피가 흐르는 작태까지.. ㅎ 물론 두 아버지 역으로 다홍의 아비인 백윤식과 송새벽의 아비로 나름 악역 전문 중견배우인 김응수 이분도 만만치 않게 전라도 어르신의 포스를 제대로 선보였다. 그리고 까메오인지 몰라도 현준에게 서울 말투를 가르쳐 준 DJ 이한위 옹까지.. ㅎ


(정말로 두 커플이 전라도 청년과 경상도 처자로 보인 '위험한 상견례')

이렇게 이 영화는 남녀커플 주인공 송새벽과 이시영 이외에도 막강한 조연들의 파워를 위시로, 이들의 맛깔난 영호남의 사투리 속에서 극을 제대로 코미디스럽게 만들며, 이들의 위험하면서도 사람 냄새나는 상견례를 지켜보게 만들었다. 특히 박철민이 차 사고난 후 빨간 공중전화를 쓸 때 가게 여주인과 입담에서 정말 뿜었는데, 그외 정란 누님도 웃겼고, 정승화까지.. 물론 두 주인공도 기본 이상은 했다.

지역색을 뛴 연애가족사 코미디물 <위험한 상견례>, 가족과 볼만하다.

이렇듯 이 영화는 어찌보면 고리타분한 소재일 수 있는 아직도 우리 사회에 팽배해있는 지역색을 가지고 메스를 가한 영화다. 그렇다고 영화가 소위 가르치려 드는 건 아니다. 영호남이 어디서부터 잘못돼 이런 골이 깊어졌는지에 대한 물음이 아닌, 우리네 지역적 정서를 있는 그대로 반영하며, 종국에는 인간사 특히 남녀간의 연애와 결혼이라는 문제에 있어, 그것이 결국은 지역색을 뛰어넘는 진실한 사랑으로 한 가족이 될 수 있다는 화두를 던진 것이다.

그렇다고 그런 메시지가 정극스러운 건 아니고 코미디 장르이다보니 다소 촌극스런 분위기는 감지되지만, 그래도 영화는 꽤 산뜻한 기분이 들게 만들기도 했다. 아직도 지역색으로 사람의 잣대를 들이대는 구시대적인 발상에 영화조차도 구시대적으로 그림을 그려나갔지만, 종국에는 화합하며 '잘 살아보세'로 그려낸 본격 휴먼틱한 코미디 영화 <위험한 상견례>, 그래서 이 영화는 지금의 청춘 남녀들이 보면 그 시절 연애담과 과거를 배우며, 우리시대 부모님들이 보면 그 시절의 추억 때문에 더 빵터질 영화가 아닌가 싶다. 물론 가족끼리 보면 더 좋다. 아무튼 강호는 재밌게 잘 봤다. 나도 이쪽 출신인지라.. ~~


ps : 특히 우리네 아줌마 아저씨들이 보면 더욱 와 닿는 영화라는 점.. 극장에서 얼마나 웃던지.. ㅎ
10대는 이해불가?! 20대는 그저그런 코미디, 30대 이상은 나름 빵 터지는 게, 특히 그 지역 분이라면.. ㅋㅋ

ps2 : 영화에서 전라도 출신으로 나온 송새벽(군산)과 박철민(광주)은 실제로 전라도 출신이고..
그래서 같은 출신인 김수미 여사가 모 인터뷰에서 이들을 주로 챙겼다는 뷰티풀한 후담이..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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