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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의미 있는 사물들
셰리 터클 엮음, 정나리아.이은경 옮김 / 예담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수 많은 사물에 둘러쌓여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군다나 작금의 고도화된 산업 물질문명 사회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그 '사물' 즉 보통 '물건'이라 칭하는 것들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우리네 삶에 어떤 형태로도 함께 하고 있다. 흔히 사물이라 하면은 일반적인 것 또 실용적인 것이나 아름다운 것, 필수품이나 헛된 사치품까지 많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사물들을 그냥 지나치기 쉽다. 굳이 그 사물에 의미 부여를 안해도 될만큼 차고 넘치는게 사실이다. 그런데, 여기 사물들에게 생명력을 불어들으며 의미 부여를 한 이들이 있다.

바로 이 시대 지성인들이라 불리는 세계적 석학들 34인이 자신의 삶을 살아오면서 현재 아니면 과거의 자아 형성 과정에서 만난 사물들을 에세이처럼 풀어쓴 이야기가 바로 <내 인생의 의미 있는 사물들>이라는 책이다. 책 자체는 그래서 그들의 이야기 즉, 내 인생의 중요했던 순간에 만난 사물들을 가볍지만 셈세하게 수필집 형식으로 풀어내고 있다. 그리고 여기 저자 '셰리 터클'은 그것을 각 의미별로 나누어서 보여주고 있다. 간단히 목차들의 소재들을 보면 이렇다.

'디자인과 연주의 사물들'에는 첼로, 자료보관소, 매듭, 별, 키보드가 있고, '애도와 추억의 사물들'에는 불사조 슈퍼히어로, 폴라로이드 SX-70, 남은 사진들, 할머니의 밀대, 다락방의 그림, 여행가방이 있고, '훈련과 욕망의 사물들'에는 발레 슈즈, 혈당측정기, 노란 우비, 수첩, 노트북, 우울증 치료제가 있다. 또 '변화와 이동의 사물들'에는 멜버른 열차, 1964 포드 팰콘, 신디사이저, 토끼인형 머레이, 월드북 백과사전, 실버 브로치가 있고, '역사와 교류의 사물들'에는 라디오, 팔찌, 도끼, 딧 다 조우:타박상 치료제, 진공청소기가 있고, '명상과 새로운 시각에 관련한 사물들'에는 중국수석(壽石), 사과, 미라, 지오이드, 푸코의 진자, 점균이 있다.

이렇게 본 책은 34인의 석학들과 함께한 사물들이 나열되어 있다. 어떤 사물들은 우리 주위에서 쉽게 접하는 사물들이지만 몇몇 사물은 쉽게 접하지 않기에 의외의 사물들도 있다. 예를들면 우울증 치료제나 신디사이저, 도끼, 중국수석, 미라까지.. 예술과 음악에 관련된 사물부터 책이나 기기등 하나같이 모두 의미가 있는 사물들이다. 그것은 유년시절의 꿈과 희망을 담아낸 추억의 사물부터 현재 자신의 존재적 가치를 증명하는 사물들까지 종류는 다양하다.

그래서 이들은 이런 사물을 통해서 특별한 감정을 이끌어내며 사물 이면의 또 다른 모습까지도 이야기한다. 비록 지극히 일상적인 사물이지만, 그 안에서 자신들의 인생철학과 세계관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그들의 삶의 고찰과 통찰력을 엿볼 수 있다. 즉, 사물을 읽어내는 힘과 다양한 생각.. 그것은 사물이 자기 창조(self-creation)에 힘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그 사물을 생각과 감정이 하나로 연결하는 코드이자 소통의 매체로서 본다는 것이다. 역시 지성인답다. 여기 정신분석학의 대가 프로이트도 사물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사랑하는 사람이나 사물을 잃으면, 우리 내부에서 그 사람이나 사물을 되찾는 과정을 시작한다. 이는 우리가 한 인간으로서 성장하고 발전해가는 과정이다. 이렇게 객체(object)를 상실하면 주체(subject)를 발견한다. 그리고 이것은 '대상의 그림자가 자아에 드리워졌다'로 말할 수 있다.  
   

바로 이 부분에서 저자는 프로이트의 말은 가히 시적이라며 우리가 사물을 어떻게 우리의 일부로 받아들이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쓰게 된 것이고, 그 과정에서 내 나름의 브리콜라주(bricolage, 긴밀한 재료들을 결합하고 또 결합하여 새로운 생각들을 만들어내는 한 방법)가 된다면 이 책이야말로 내 인생의 의미 있는 사물이 될 수 있다고 역설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무엇이 사물에 의미를 부여하는가?'라는 고차원적이고 인문학적 질문으로 화두를 던지며.. 사물을 이전과 다른 시전으로 바라보고, 낯선 것으로 인식되더라도 그 과정을 통해서 일상의 사물이 우리의 외적과 내적인 삶에 일부가 되는 공감대를 형성해 가는 과정이라 말하고 있다.

그것은 저마다 사물을 바라볼때 직관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때로는 연상 작용을 거쳐 사물과 이론을 결합하고 재결합시켜 더 확장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비록 의미없는 사물일지라도 그 존재적 가치와 또 의미있는 사물이라면 자신이 바라보고 느낀 사물에 대한 집착과 애착은 우리네 삶을 더욱더 생동감있게 만드는 도정이 아닐까 싶다. 결국 누구에게나 소중한 물건 즉 사물이 있기 마련이고, 그 사물을 통해서 크게 자신의 인생을 반추하며 철학까지 가지 않더라도 그 사물을 때로는 풍부한 감성과 지성으로 다룬다면 그 사물의 세계는 우리앞에 새롭게 펼쳐져 달라 보일지도 모른다. 그것이 바로 '내 인생의 의미 있는 사물들'을 바라보는 시선이자 삶의 고찰인 셈이다.

과연, 당신의 인생에 있어 '의미 있는 사물들'은 무엇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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