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6월 3주
-
-
포화속으로 - 71-Into The Fir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먼저, 그전에 이 영화에 대해서 고증이 어떻다 이렇다 가타부타 얘기가 있으면서 영화가 시망이라는 썰?들이 많다. 그런데, 이 영화는 전쟁 다큐가 아닌 전쟁 상업 영화라는 점이다. 많이들 얘기나온 것중에 보면은 한국전쟁 발발시 국군 3사단이 내려간 낙동강 방어선이 낙동강만 걸친게 아니다부터 어떻게 학도병만 포항에 남은것도 우습고, 전선이 내려간게 아니라 그 일대 경상도를 아울러 포항 시내까지 교전이 계속 있었다. 그리고 어떻게 소년원 출신이 학도병을 할 수 있냐등.. 또한 처음 외국 시사회때 독도의 일본해 표기 논란에서 이재한 감독의 안이한 대처로 안좋은 소문까지 나돌았다.
아무튼, 이렇게 고증을 따지면 KBS1의 6.25 전쟁 다큐에 나온 그림을 가지고 시시비비를 가리시길 바란다. 이런 전쟁 상업 영화를 가지고 고증이 어떻다고 따지면 보기 어렵다. 왜냐? 여기에 나오는 출연진 면면을 보라.. 한 두푼 하는 배우들이 아니다. 차승원, 김승우, 권상우등 내로라하는 충무로 특급 남자배우들이다. 그리고 총알이 빗발치고 포탄이 터지는 그림을 연출할려면 요즈음같은 21세기에 대충 했다가는 막말로 씨알도 안먹힌다. 그래서, 이 영화는 전쟁을 스펙타클 블록버스터답게 과감히 그런 그림들을 리얼하게 연출하기 위해서 돈을 포화처럼 쏟아부어 만든 상업 영화라는 점이다.
그리고, 적어도 나를 포함해서 군대를 다녀오고 총을 싸본 남자라면 총알이 빗발치는 저 포화속 전쟁 그림을 보고 히히덕 거리며 개뻥이라고 얘기할 수는 없을 것이다. 바로 생과사가 넘나드는 긴장의 연속이고, 볼때마다 소름이 돋는 전쟁의 리얼 현장인 것이다. 그러면에서 이 영화는 충분히 보여줄건 다 보여주었다. 핸드헬드 기법으로 바로 옆에서 총탄과 포탄이 터지며 대갈통이 박살나고 팔다리가 부러지고 날라가는 아비규환의 현장을 리얼하게 보여준 전쟁 블록버스터다. 웃을 일이 아니다.
그런 아비규환의 현장에 바로 학도병이 있었고, 그들은 1950년 8월 11일 포항여중에서 11시간을 버티며 낙동강 사수에 결정적 역할을 한 실제 전쟁 기록의 주인공들이었다. 그래서, 영화는 그런 주인공들을 그렸고 그들 위주로 상업적으로? 포장해서 비주얼적 감동의 쓰나미까지 만들어낸 낸 영화가 바로 <포화 속으로>이다. 그래서 ’반전’보다는 전쟁속 반공의 무용담이 너무 미화되지 않나 싶기도 하지만.. 분명한 것은 실제 전쟁의 포화속에서 그들은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쳤기에 이런 영화가 나올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또한 그 속에서 그려낸 당시 전쟁의 상황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적어도 이 영화에서는 그런 그림보다 학도병이 초점이다. 국군의 3사단과 북한의 5사단 인민군 766 유격대가 처음부터 격렬하게 전투하며 초반 전쟁의 공포현장을 안내해 스크린을 압도한다. 이어 3사단은 낙동강 전선으로 가고, 766 유격대는 낙동강 대신 진격대장 박무랑(차승원)은 당의 지시를 무시히고 방향을 돌려 비밀리에 포항으로 향하면서.. 그 포항의 어느 산골 마을의 학교에서 버티기로 내버려진 학도병들의 사투를 그려낸 것이 이 영화의 큰 그림이자 얼개다.
그래서, 이때부터는 전쟁 고증이고 뭐고가 없다. 즉, 영화적 상상에 의해 학도병들이 어떻게 지내고, 어떻게 싸웠는지를 그려냈다. 특히 유일한 소년원 출신인 구갑조(권상우)가 학도병에 들어오면서 학도병 중대장 오장범(최승현)과 잦은 마찰을 겪으며 소위 알력 다툼을 하는데.. 뻔한 그림이고 권상우 특유의 교복 패션의 껄렁거림이 지배하며 시선을 좇고 있다. 그러면서 오장범은 동료 학도병들을 진두지휘하기 위해서 과묵하고 생각이 많은 스타일.. 또한 항상 어머니를 생각하며 전쟁의 리얼 공포에 고뇌하는 주인공이다.
이 주인공의 실제 모델은 ’故 이우근 학도병’으로 그는 포항전투에서 전사했고, 그의 주머니에서 실제 발견된 어머니에게 보내는 장문의 편지가 이 이야기의 시작점이 되었다고 한다. 그 속에는 전쟁에 대한 공포와 동료 학우들의 죽음과 같은 피를 나눈 동족끼리 왜 이리 전쟁을 해야 하는지, 적병은 너무 많아 무섭지만 꼭 살아서 어머니 곁으로 가고 싶다는 구구절절 생에 대한 희망과 공포가 배여있는 것이다.
이렇게 전쟁의 공포속에서 고뇌하는 극중 오장범은 구갑조와 사사건건 시비가 붙지만 큰 전투를 앞두기전 두 번의 적군과 교전으로 생과 사를 넘나들며 마음이 통해 열게되고, 마지막 인민군 유격대장 박무랑이 항복하라는 협상을 묵살한채 "학도병은 군인이다"를 외치며 조국을 위해서 결연히 싸우기 위해서.. 그 학교에서 배수의 진을 치고 포화속으로 그들은 몸을 던지며 장렬히 전사했으니 바로 영화의 제목이다.
학도병.. 즉, 전쟁에 참여한 학생 군인으로서 보통 ’학도의용군’이라 칭하는 말로서 그들의 평균나이 18세, 연필대신 총을 든 한국전생 속에서 잊혀진 이름 학도병.. 그들은 한국전쟁 당시 교복을 입은채 학교를 떠나 전쟁터의 한 복판에 섰으며 어린 소년부터 대학생은 물론 귀국한 유학생, 여학생들까지 다양했다. 또한 낙동강 전투가 있었던 경상북도에서 희생된 55개교 286명을 포함해 한국전쟁 중 희생된 학도병의 수는 3천명으로 추산된다고 한다.
하지만 군번도 없고, 소속도 없었기에 이름도 남기지 못하고 포화 속으로 사라져간 학도병의 수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이며.. 여기 71명의 학도병들은 잊혀졌던 우리의 참혹한 동족상잔의 비극속에서 반드시 기억해야 할 존재이기에 이 영화는 그들을 잊지말고 기억하라며 말하고 있는 것이다. 즉, 이념보다는 고향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 전쟁에 희생된 학도병들의 ’진짜이야기’가 주는 울림이 내재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것이 비록 전쟁 고증에서 벗어났다해서 그들의 전쟁속 사투를 감히 폄하하거나 치부할 수는 없을 것이고.. 그래서, 영화도 그들을 중점으로 영화적 상상력에 포장을 더해 극적이고 감동 실화로 그렸냈다는 점이다. 그것은 각자 보는이로 하여금 감동이 일든 안일든 분명한 것은 다시는 전쟁으로 인한 참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간과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아직도 분단의 현실앞에 놓인 우리 민족에게 던지는 화두는 ’반공’이니 ’반전’이니 하는 메시지도 있지만 그것보다 한 인간이 전쟁의 공포앞에서 어떻게 대처하고 변해가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한편의 전쟁 영화가 아닌가 싶다. 물론, 그 중심에는 연필대신 총을 든 그들 ’학도병’이 있었고, 우린 그들을 통해서 전쟁의 상흔을 다시금 끄집어내며 반추하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이자.. ’60년간 잊혀졌지만 이제는 잊지 말고 기억하자!’고 영화는 주제어를 던졌다.
그나저나 7년전 천만을 돌파한 전쟁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와 이 영화가 비교되곤 하는데.. 조금은 급이나 설정이 다른 영화로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즉, 여기 <포화 속으로>는 실제 전쟁의 기록중 ’학도병’을 중심으로 그린 블록버스터급 스타일리시한 연출과 섬세한 감성을 자아내는 일종의 감동 실화라는 점이다. 물론, 감동은 각자의 몫이다.
하지만 그 감동이 전쟁 클리셰처럼 흘러간 모양새는 아쉽긴 하지만.. 같은 공간에서 영화를 본 내 연배의 윗 세대분들은 영화의 마지막 자막이 끝날때까지 일어나질 못했다. 몇몇 분은 우셨고, 그 속에서 살아남은 자의 증언이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감동이 아니겠는가 싶다. 적어도 그들에게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