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6월 1주
그렇다. 이 스틸컷 한장으로 영화 ’페르시아의 왕자 : 시간의 모래’의 모든 것이 설명될 수 있지 않을까.. 거친 모래 바람이 이는 고대 페르시아 제국에서 천외 고아로 자란 한 꼬마가 황제의 눈에 띄어 운좋게 왕자로 거듭난 다스탄(제이크 질렌할).. 그는 시간을 넘나들고 바람을 가르며 종횡무진 활약하는 간지가 철철 넘치는 엣지남이었다. 때로는 우수에 찬 눈빛으로 졸리와 폭스를 합친듯한 페이스의 타미나(젬마 아터튼) 공주를 유혹?하려 하지만 그런 작업 앞에서도 모래 바람속 거친 분위기에 날려버렸다.
이렇게 이 영화는 지금 화제 중심에 있다. 액션, 어드벤처, 판타지, 로맨스까지 웬만한 주요 장르를 아우른 복합적 영화로서 동명의 인기게임 <페르시아의 왕자>를 영화한 작품으로 그 옛날 천하를 정복한 신비의 제국 페르시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대서사 액션 대작이다. 특히나 주인공 다스탄은 운좋게 고대의 단검을 손에 넣게 되고, 시간을 과거로 돌릴 수 있는 영물인 단검의 비밀을 알게되면서 사투가 벌이고 더군다나 아비를 죽였다는 오명까지 벗기 위해서 펼치는 종횡무진 활약상들이 스크린 전면을 휘감는다.
특히나 이 영화에서 단연 돋보이는 장면은 페르시아 왕자 다스탄역의 ’제이크 질렌할’이 맨몸으로 벽을 타고, 건물 사이를 고공점프 하는등 고난도의 기술을 요하는 익스트림 스포츠라 일컫는 ’파쿠르’를 대역없이 엣지있게 직접 선보였다는 후문이다. 이렇게 몸소 액션의 아우라를 직접 보이는 그는 결국, 단검을 통해서 자신의 운명을 거부한채 신의 사명을 다해서 악에 대항하며 종국을 향해 치닫는다.
이런 페르시아의 왕자에 맞서서 신으로 군림하며 세상을 파멸시키려는 반역자, 그리고 단검을 비밀의 사원으로 가져가야만 하는 공주의 운명이 격돌하며 액션 어드벤처물 답게 잘 그려냈다. 그런데, 그런 그림은 어드벤처물의 수작인 ’인디아나 존스’와 고대 판타지 액션의 수작인 ’미이라’를 섞은 듯한 모습이다. 그러면서 항상 남녀 주인공이 좌충우돌하는 그림은 계속되고, 여기서도 그렇게 그려내고 있음이다.
그런데, 눈이 즐겁게 착착 감기는 액션 어드벤처의 분위기가 뒤도 갈수록 단검을 통한 시간의 역행적 모습을 담아내기 위해서 판타지적 요소로 바뀐 듯한 느낌이 들다보니 조금은 상충돼 보이는 이질감을 주고 있다. 하지만 인기 게임속 이야기처럼 그들의 미션 수행 스테이지는 액션이든 어드벤처든 판타지든 계속 되지 않을까 싶다. 왜냐? 이런 유의 영화는 게임처럼 시리즈가 제격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게 엣지있게 종횡무진 활약상을 그린 페르시아 왕자가 있었다면.. 여기 엣지있는 한 아버지가 있다. 그런데, 그 아버지는 눈앞에서 딸이 총에 맞는 살해 사건을 목격한다. 정말 청천벽력같은 일로서 그는 그 순간 복수의 화신이 된다. 더군다는 그는 경찰서의 베테랑 형사 출신이다. 이렇게 이 영화는 자신의 딸이 의문의 살해를 당하면서 그에 대한 복수와 음모를 아버지의 이름으로 파헤쳐가는 액션 스릴러물 <엣지 오브 다크니스>다.
이런 유의 영화라면 대표적인 것이 바로 <테이큰>과 <모범시민>이 있었다. 두 전작들도 바로 딸들이 눈 앞에서 납치되고 죽었다. 그러면서 가족의 가장은 복수를 다짐하며 그런 악당들에게 응징을 한다는 전형적인 스토리.. <테이큰>에서는 리암 니슨이 그 역을 맡으며 전직 특수부대원 출신으로 액션을 마음껏 발산하며 시원스럽게 납치단을 응징했고, <모범시민>에서는 제라드 버틀러가 ’쏘우’처럼 살인 게임을 조종하며 즐기듯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그들을 향해 복수를 날렸다.
그런데, 이번 <엣지 오브 다크니스>에서 복수의 화신으로 분연한 ’멜 깁슨’.. 우선은 정말 오랜만이다. 거의 8년만이었으니 말이다. 물론, 이제는 배우보다는 연출과 제작자로서 더 알려진 배우.. 우리에게는 <매드 맥스>와 <브레이브하트>, <리셀웨폰> 시리즈 등으로 이미 친숙하게 알려진 미중년의 배우 멜 깁슨이다. 이런 그가 이번에는 8년만에 돌아와 원조 액션 배우답게 정통 아날로그식 액션과 스릴러를 선보였다. 그런데, 조금은 많이 아쉽다.
특히 이 영화의 연출자이자 감독은 <007 카지노로얄>에서 감각적인 영상과 강렬한 액션 시퀸스를 선보였다 호평하는 ’마틴 캠벨’이 메가폰을 잡았는데.. 그런 분위기의 연장선에서 그려낸 느낌은 들지만.. 뭐랄까.. 복수의 비주얼적 중점보다는 어떤 음모를 파헤쳐가는 추적의 과정을 중점으로 그린 느낌이다. 결국, 그런 음모의 배후에는 거대한 국가가 있었고, 또 그 거대한 국가는 사람의 생명도 아랑곳없이 비열한 살인 권력을 저질렀으니 그가 국가를 향해서 통쾌한 반격을 한다는게 이 영화의 주요 플롯이다.
하지만, 액션의 향연보다는 더군다나 스릴러를 표방했지만 긴장된 전개보다는 멜 깁슨의 무거운 분위기가 전면을 휘감으며 딸에 대한 지극한 사랑의 환영에 아파하는 모습등.. 한낱 힘없는 아비의 모습으로 절제된 분노를 통해서 음모를 밝혀가는 그가 웬지 버겁다는 느낌은 왜일까.. 제목처럼 "어둠의 끝자락에서 어둠의 경계에서 어둠의 사선에서.." 그는 헤어나지 못한 것은 아닐까 싶다.
우리식으로 변모된 엣지있는 모습이 아니라 말이다. 그래서 8년만에 힘들게 복귀한 영화치고는 아쉬운 영화가 되버린 느낌이다. 그가 어둠을 헤쳐나와 확실하게 지배를 했었다면 어땠을까.. 눈눈이이식 복수의 그림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