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화살표 방향으로 걸었다, 싱커>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싱커 (양장) - 제3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배미주 지음 / 창비 / 201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사실, 이런 유의 미래소설 장르는 많다. 하지만 그런 유는 외국 소설이 거의 다 차지하면서 외국의 SF 소설이나 영화를 통해서 우리는 미래의 판타지를 만나며 그 속에서 환상적 재미와 미래지향적인 메시지를 얻기도 한다. 그래서 '미래소설'이라는 장르는 어찌보면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장르이자 소재가 될 수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이 장르 특히 문학에서는 가장 취약한 부분이라고 한다. 하지만 2009년 '창비청소년문학상' 3회의 수상작으로 선정된 <싱커>는 그런면에서 미래소설의 새로운 발자취와 족적을 남기게 됐으니 간단히 내용을 살펴보면 이렇다.

먼저, 이 미래 시대의 배경은 서기 2060년, 지구 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영토를 잃은 국가들이 동맹을 맺고 이른바 '영토전쟁'이라는 불리는 제3차 세계대전이 시작된다. 그러면서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인류를 공격하며 초국적 제약회사인 '바이오옥토퍼스'는 백신을 개발하고 퇴치에 성공하는가 싶었지만 변이가 계속되며 인류를 파멸로 몰고 간다. 그러면서 2068년 '베타지구 프로젝트'의 한 방편으로 마련된 거대 지하도시 '시안'과 열대우림을 그대로 재현한 '신(新) 아마존'과 그리고 거대 난민촌 '메이징타운'이 양립하는 가운데.. 미래 도시 시안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여기 주인공은 여자 아이 '미마'다. 그녀는 백살이 넘은 엄마한테서 낳은 이른바 늦둥이다. 이런 늦둥이들이 많은 시안의 아이들은 멸시당하며 자란 불우한 아이들이었다. 이런 미마가 학교시험을 앞두고 난민촌 '메이징타운'에 가서 신경안정제 '스마트약'을 구하면서 얻게된 투명 물고기와 그리고 쿠게오가 만든 싱커 게임의 테스터가 되달라는 제안으로 하게된 싱커 게임.. 그렇다. 이 소설의 중요 소재이자 내용이다. 싱커(Syncher)란 무엇인가.. 한마디로 줄이면 "접속하는 아이들"이라 보면 편하다.

싱크(Sync)는 우리가 지금도 넷상에서 어떤 일이나 사람과 맞아떨어질때 쓰는 '싱크로율' 백프로다.. 싱크가 맞아떨어진다.. 의 느낌처럼 쓰이는 그리 낯설지 않은 단어다. 한자어로는 동조(同調, 같은가락으로 남의 주장에 따르거나 보조를 맞춤등)를 뜻하는 단어로 여기 소설 제목처럼 싱크하는 사람들 '싱커'를 말한다. 즉, 미마를 위시해서 그의 친구 부건, 다흡등이 동물의 의식에 접속(싱크)해서 반려수(伴侶獸)를 선택하고, 그들이 맡은 동물 캐릭의 감각을 그대로 느끼며 '新 아마존'의 세계를 자연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게임인 것이다.

마치, 영화 <아바타>처럼 말이다. 주인공 제이크가 나비족의 일원으로 거대 모험을 하듯이.. 여기 아이들도 아마존 속에서 마음껏 여행하고 모험하며 그 속에서 전투까지 벌인다. 또한 이런 모습은 영화 제라드 버틀러 주연의 <게이머>처럼 실제 게임속 캐릭터를 조정하는 그림과도 일치해 보이는데.. 어찌됐든 여기 늦둥이 아이들은 싱커 게임을 통해서 '싱커통신'을 선도하는 아이들이 된다.

그러면서 그런 싱커의 세상속에서 발견된 거대 지하도시 '시안'의 음모와 그런 음모에 맞서는 미마를 위시한 시안의 아이들과 그런 아이들을 선도하는 쿠게오와 '칸'이라는 정체불명의 소년의 활약상까지 한편의 영화처럼 마음껏 펼쳐진다. 이렇게 본 작품은 '창비청소년문학상'답게 아이들을 주인공을 하며 그런 아이들의 성장통이라는 흔한 소재를 '미래'가 던져준 그런 환경속에서 그려낸 미래 소설이다.

물론, 그 속에서 펼쳐진 아이들의 이야기는 현시대 아이들과 별반 다를게 없고, 어찌보면 노예처럼 획일된 미래 환경속에서 지낸 아이들에게 투영시키며 우리 시대 아이들(청소년)의 문제점을 고발하고 있다. 그것은 '싱커'라는 게임을 통해서 자연 세계의 원시림과 미지의 야생동물, 그리고 신 아마존이라는 이국적 풍경 속에서 그려낸 미래 인류의 이야기다. 그런데, 사실 이야기 전개 과정을 조금은 꼬집으면 중반까지 싱커로 접속되는 상황과 그림들, 그리고 중반이후 '시안'의 거대 권력앞에 맞선 아이들의 투쟁은 조금은 상충돼 보이는 느낌이다.

하지만 중반이후 그런 아이들의 투쟁은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보듯이 스피드하게 전개되었으니 또 다른 재미가 아닐 수 없다. 물론, 마지막 결론도 참 의미심장하게 있는 그대로 자연을 즐기듯.. 자연과 살아있는 지구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교훈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런 모습은 미래에 대해서 묵시록적이고,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본질적인 화두를 아이들과 게임이라는 소재로 전면에 내세우며 보여준 <싱커>..

아직은 국내 미래소설이 갈길이 멀다 하지만.. 분명 취약한 미래소설의 장르적 한계를 뛰어넘으면서 그런 전초적 의미를 에둘러 말하지 않고 이렇게 테크놀로지하게 표출했으니 나름의 성과가 아닐까 싶다. 물론, 저자가 후문에서 말했듯 "첫술에 배부르랴." 로 위안을 삼듯이 완벽할 수는 없다. 뒷심이 부족한 탓이라 저자 스스로 말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미래소설에 관심있는 분들에게 또는 미래지향적인 이야기를 좋아한다면 가볍게 읽을 요량으로 스피드한 전개로 접속하는 미지의 세계 <싱커>를 나름 추천하는 바이다. 그것은 어찌보면 미래 우리의 아이들 이야기가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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