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그 뭉치를 세세히 조사했어. 인간에 대해 학습할 때, 늪에 던져진 인간을 소화할 때, 그리고 인간의 언어를 배울 때 말이야. 그리고 결론을 내렸어. 자아란 착각이야. 주관적 세계가 존재한다는 착각. 너희는 단 한 번의 개체중심적 삶만을 경험해보아서 그게 유일한 삶의 방식이라고 착각하는 거야. 우리를 봐.우리는 개체가 아니야. 그럼에도 우리는 생각하고 세상을 감각하고 의식을 느껴. 의식이 단 하나의 구분된 개체에 깃들 이유는 없어. 우리랑 결합한 상태에서도 너희는 여전히 의식을 지닐 수있어. - P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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훔친 책은 없어도,
주인에게 돌려주지 않은 책은 있는 것 같다.
기억에는 없지만, 있었던 것 같네^-^;;

- 78쪽
바르셀로나 [산페드로데라스푸에야스] 수도원 도서관

˝책을 훔치는 자, 또는 책을 빌렸다가 주인에게 돌려주지 않는 자, 독사가 손을 물어뜯을 것이다. 
그리하여 온몸이 마비될 것이다. 
고통에 넋을 잃고 자비를 청하며 절규할 것이며 
죽는 순간까지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책벌레가 내장을 갉아먹을 것이며 
끝없이 후회할 것이다.
그리하여 마침내 영원히 벌 받으며 
지옥의 불길이 영원토록 집어삼킬 것이다.˝

1759년 대영박물관이 개장했다. 프랑스에서는 1793년 국민의회가 루브르궁을 몰수하여 박물관을 만들었다. 그건 아주 급진적인 사건이었다. 혁명 국민의회는 ‘과거‘가 상류층의 소유라는 생각을 없애고자 했다. 과거는 더 이상 귀족들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프랑스 혁명은 특권계급으로부터 역사를 탈취했다. 그리하여 19세기 말 유럽에서는 오래된 물건, 거장들의 그림, 도서의 초판본이나육필 원고 전시를 보러 가는 게 유행이 되기에 이르렀다. 이 유행은 대서양을 건너 미국으로 이어졌다. - P82

정교한 작업을 통해 만들어진 양피지 속에는 상처받은 가죽과 그들이 흘린 피가 숨겨져 있다. 우리는 진보와 아름다움이 고통과 폭력을 수반한다는 사실을 종종 망각한다. 인간의 그런 모순적 행동 속에서 무수한 책들이 사랑과 선과 동정에 대한 현자들의 말을 세계로 퍼트리는 데 활용됐다.
- P100

책을 소유한다는 건 오랫동안 귀족과 종교인들의 절대적인 특권이었다. - P101

알베르토 망겔(Alberto Manguel)의 <독서의 역사>에 보면, 바르셀로나의 산페드로데라스푸에야스 수도원 도서관에 다음과 같은 위협적인 말이 있다고 한다. 

"책을 훔치는 자, 또는 책을 빌렸다가 주인에게 돌려주지 않는 자, 독사가 손을 물어뜯을 것이다. 
그리하여 온몸이 마비될 것이다. 
고통에 넋을 잃고 자비를 청하며 절규할 것이며 죽는 순간까지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책벌레가 내장을 갉아먹을 것이며 끝없이 후회할 것이다그리하여 마침내 영원히 벌 받으며 지옥의 불길이 영원토록 집어삼킬 것이다." - P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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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로브릭에게 이름을 붙여줬다고 해도, 그걸 정말 자아나 의식을 가진 존재라고 믿으면 안 돼."

이제프의 입에서 나온 말은 조금 뜻밖이었다.

"인간이 아닌 것이 자아를 가진 것처럼 흉내내기는 생각보다 쉬워. 이전 문명에서도 증명된 사실이고. 하지만 정말로 네가 그걸 자아를 가진 존재로 대하는 건 다른문제야. 우리에겐 뭐든 의인화하려는 습성이 있지. 하지만 때로는, 문제를 있는 그대로봐야 해." - P108

너희는 이미 수많은 개체의 총합.
하나의 개체로는 너희를 설명할 수 없어.
네 안에는 다른 생물들이 잔뜩 살고 있어. - P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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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격렬한 이야기에서 책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세상을 지배하려는 순간이 도래할 즈음, 마르쿠스 안토니우스는 커다란 선물로 클레오파트라를 현혹하고자 했다. 그는 금이나 보석이나 향연에는 클레오파트라가 눈 깜짝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런 것들이야매일 헤프게 썼으니 말이다. 한번은 술 취한 새벽, 도발적인 표정을 지으며 엄청난 크기의 진주를 식초에 녹여 마셔버린 적도 있었다. 그래서 그는 클레오파트라가 지루한 표정으로 무시하지 않을 만한 선물을선택했다. 

도서관에 비치할 20만 권의 책을 그녀의 발아래 가져다 놓은 것이다. 알렉산드리아에서 책은 열정의 연료였다. - P25

상징을 창조하라. 이집트가 유구한 역사로 위협한다면 과거가 없는유일한 도시인 알렉산드리아로 수도를 옮기라. 그리고 그곳을 지중해에서 가장 중요한 중심지로 만들라. 신하들이 새로운 변화를 믿지 못 하면 모든 사유와 과학이 너의 땅에 모이게 하라.
프톨레마이오스는 엄청난 풍요를 알렉산듥아 도서관과 박물관에 투자했다. - P43

책 수집가의 열정은 여행자의 열정과 비슷하다. 모든 도서관은 여행이며, 모든 책은 유효 기간이 없는 여권이다. - P45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에는 경계가 없었다.
그곳엔 그리스인, 유대인, 이집트인, 이란인, 인도인의 언어가 평화롭게 공존했다. 그 정신적 영토는 그들 모두가 환대받는 유일한 공간이었을 것이다. - P47

두루마리 책을 다루는 건 요즘 책의 페이지를 다루는 것과 다르다. 두루마리를 펼치면 종대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쓰인 텍스트 뭉치들이 연이어 눈앞에 나타난다. 독자가 이를 읽어가면서 새로운 글을 보려면 오른손으로 두루마리를 펼쳐가고 왼손으로는 읽은 부분의 두루마리를 말아야 한다. 휴지기와 리듬을 요하는 느린 춤과 같다. 독서를 마치면 두루마리는 정반대로 말려 있게 되기 때문에 다음 독자를 위해 두루마리를 되감아둬야 한다.  - P68

독서가 늘 그렇지는 않았다. 사실 글이 생겨난 이후부터 중세 시대까지 독서는 자신이나 타인을 위해 큰 소리로 읽는 행위였다. 작가는 글을 쓰며 문장을 읽음으로써 음악성을 유지했다. 책은 지금처럼머릿속으로 부르는 노래가 아니라 입술을 떼며 큰 소리로 울리는 멜로디였다. 독자는 성대를 울리는 해석자였다. 글로 쓰인 텍스트는 아주 기본적인 악보로 간주됐다. 그래서 글자는 연이어서 등장하며, 구분이나 마침표가 없었다.(글자를 이해하려면 발음을 해야 했다.) 책을 읽을 때는 증인이 있는 경우가 허다했다. 독서는 공개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야기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도서관의 주랑 현관이 조용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오히려 늘 책 읽는 소리가 들렸다. - P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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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11~17 주간 독서

너무 따뜻해서 크리스마스에 눈이 오는게 아니라 벚꽃이 필 것 같다는 푸념을 지인들에게 했다. 이러다 겨울도 완벽하게 즐기지 못 하는 순간이 올까 무섭다.

겨울마다 해 온 나의 프로젝트는 장편(3권이상) 읽기다. 추울 때 긴 호흡의 책을 읽으면 집중이 더 잘 된다. 수면 양말 신고, 폴라폴리스 겉옷을 걸치고, 무릎 담요도 덮고, 내가 늘상 앉는 소파에 쿠션까지 준비하면
차가움, 따뜻함, 겨울 바람, 겨울 특유의 건조하지만 눅눅한 요상한 습도까지..
그것이 장편 읽기에 최적화 된 환경이다. 물론 나에게만!
그런데 기온이 높으니 책 선정도 못 하겠다. 읽을 기분도 안 난다. 그래도 저장된 책 리스트를 꺼내서 봐야지. 이러다 나만 손해다.

1. 갈대 속의 영원-이레네 바예호
우주 유영 중인 지구 무늬를 한 책을 보고 읽어야겠다 마음 먹었다. 표지에 연연해 하는 편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되돌아보니 중고딩 때 책 표지 그리는 걸 참 좋아했네. 물론 마음에 차지 않는 그 당시의 표지 때문에. 겉모습에 현혹 되지 말자 하는데 나이를 먹어도 껍데기에 홀리다니.

2. 파견자들-김초엽
짝꿍이 산 책이다. 내 짝꿍은 SF소설을 좋아하고 구매한다. 시간이 없다면서 쌓아두고 있길래 내가 먼저 읽고 내용을 떠들어 댄다. 어떤 날은 본인이 읽은 줄 알고 내게 와서 책 이야기를 해준다. 웃픈 직장인의 현실! 좋아하는 작가라고 공공연히 이야기하는데 신간을 못 읽으면 서운할까 싶은 마음에 내가 대신 읽고 요약 정리 겸 수다나 떨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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