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 긋기를 하면서 인간들이 그렇지 하며 수긍했다.
특히 다른 생물한테 하는 행동을 쓴 두 번째 밑줄 긋기 부분은 같이 읽는 <그 많던 나비는 어디로 갔을까>와 연관이 있어 소설이 현실을 반영한다는 말에 다시 한번 끄덕끄덕.

무엇보다 당시 우주에 존재하는 유일한 인류였던 옛 지구인구의 반 이상이 죽거나 죽을 날만 기다리는 신세가 되었다.

대다수의 역사가들은 그 후 20년이 채 안 되어 칭시가 발사된 것은 버블 전쟁에 대한 대응이었다고 생각한다. 디아스포라를 설명할 방법이 달리 있을까? 테라포밍이나 예방 접종 걱정이 없고 지각이 있는 토착 생명체와 전쟁할 필요도 없는, 인류가 처음부터 보금자리로 삼아 왔던 단 하나의 행성을 떠나 니플하임 같은 장소로 이동하는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지구인들은 인류가 한 장소에 남아 있으면 서로를 죽이게되리라 확신했고 그 생각은 거의 맞았다. 지난 600년 동안 옛지구에서는 아무 신호도 흘러나오지 않았다. - P357

에잇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것들한테 지각이 있는 건 알겠어. 그래서 이럴 수밖에 없는 거야. 그리고 전쟁 범죄는 이 무기를 인간한테 사용할 때 이야기지. 상륙거점 개척지에서는 뭐든 가능해. 테라포밍 전문가들은 이미 우리가 살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이 대륙 전체를 멸균 소독했어. 너도 알면서 그래." - P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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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크위드는 제왕나비가 알을 낳고, 애벌레의 먹이가 되는 식물들이다. 밀크위드가 제초제로 인해 사라지고, 잡초라고 여겨져 뽑히게 되면서 제왕나비는 예전 개체수의 1%만 남았다고 한다. 대륙의 예술가들을 못 보는 날이 올 것만 같다.

인간 중심의 생각이 언제까지 지구에 통할까. 기후 변화, 동식물 멸종 까지 인간이 막 살아온 결과물을 객관적으로 보고 마음을 바꾸게 되는 날이 오기나 할까.

올해 읽은 동물 관련 책을 보면 기후 위기, 환경 오염, 멸종을 언급하지 않은 경우가 없다. 그래도 플라스틱 사용 관련 규제는 멀리 떠났다. 올해 만난 동물 제왕나비, 긴팔원숭이, 침팬지, 고릴라, 열대 지방의 여러 파충류 및 양서류.. 그들을 책에서만 보고 읽게 되고, 검색창에 쓰고 이미지로 보는 날이 올 것만 같다.

매일이 이런 배움의 연속이었다. 제왕나비와 관련된 두꺼운책을 연구하거나 밀크위드 연구 논문을 읽을 수도 있겠지만, 몸을 숙이고 아이들과 이야기하면서 시험이나 여름 방학이 끝나도 사라지지 않을 진정한 배움을 얻었다. 나는 오감으로 내 마음속교과서를 쓰고 호기심으로 그 책장을 넘겼다. - P146

밀크위드는 살아남지 못했다.
2019년 미국 농무부 발표에 따르면 미국 내 37만 1,000제곱킬로미터 (축구장 6,900만 개)가 넘는 땅에 옥수수가 자라고 이중 89퍼센트가 제초제에 내성이 생기도록 유전자가 조작된 종자에서 싹을 틔웠다. 우리의 물, 공기, 밀크위드 그리고 제왕나비가 계속 그 피해를 보고 있다. - P151

끝없이 다가왔다 멀어지는 옥수수를 바라보며 가장 화가 나는 것은 심지어 옥수수 대부분이 사람이 먹는 용도도 아니라는 점이었다. 시장 상황에 따라 약 3분의 1은 동물 사료로, 또 3분의1은 에탄올 생산에 쓰인다. 에탄올은 만드는 데 드는 에너지보다 더 적은 에너지를 내는 연료인데도 정부는 보조금을 지급해 에탄을 생산을 지원한다. 우리는 정부가 농부에게 주는 지원금을 ‘보조금‘이라 부르고 가난한 사람에게 주는 지원금은 ‘복지‘라고 한다. 야생 동물과 토양에는 ‘규제‘라는 보조금을 주어야한다. - P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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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열린 중국 항저우 아시안 게임의 야구 경기를 보다 조카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다.
˝난 다시 태어나면, 운동선수를 할꺼야.˝
조카가 답했다.
˝나는 다시 태어나면...˝
내가 얼른 그랬다.
˝넌 이제 10살이야. 좀 더 살아보고 결정해.˝
요즘은 다시 태어나면 동물학자나 식물학자로 살겠다고 이야기 하고 싶다.

88쪽
제왕나비는 하나의 영혼으로 대륙을 채색하는 예술가들이다.


"키에레스 타코스(Quieres tacos)?" 
타코를 먹겠냐고?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오직 하나다.
"그럼요." 내가 신나서 대답했다.
자전거 여행에서 ‘그럼요‘라고 답하는 것은 물을 마시거나칫솔을 챙기는 것만큼 중요하다. ‘예스!‘는 낯선 사람과 나자신을 믿고 모든 일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대답이다나는 처음 떠난 장거리 자전거 여행에서 이렇게 대답하는기술을 터득했다. - P78

제왕나비는 하나의 영혼으로 대륙을 채색하는 예술가들이다. - P88

전체 왕복 이동을 모두 마치려면 3~5세대가 있어야 한다제왕나비 한 마리가 전체 여정을 알 방법은 DNA에 깊이 숨겨진 정보를 들여다보는 것말고는 없을 것이다. - P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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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금 상황과 이제까지의 죽음에서 가장 중요한 차이는 불확실성이 아니다. 이전까지는 내 기술자들이 떠들던 불멸을 적어도 반은 믿었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였다. 미키3가 죽고 나면 몇 시간 후 미키4가 재생 탱크에서 나올 것이고, 눈을 감았다 뜬 것처럼 두 버전 모두 나라고 생각했다. - P58

베르토는 그런 사람이다. 
받아들이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면 모든 일이 한결 쉬워진다. -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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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교실 안의 야크>의 주인공은 학교 선생님이다. 교육부 장관과 면담하는 자리와 학교 수업 시간에 전통복을 입은 모습을 보았다. 부탄에서는 전통복을 공식적인 자리에서 많이 입나보다 생각했다. 책을 읽으니 회사원, 공무원, 학생 모두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전통복을 입는단다. 이를테면 한복을 입고 일과를 보내는 셈이다. 부탄 전통 복장은 겉으로 보기에는 간결해 보이나 여성의 경우 걷는데 불편하다고 한다. 치마의 폭이 좁아 종종 걸음을 하게 한단다. 그래도 알록달록 예쁘다. 영화를 보는 동안 전통복을 입은 주인공이 노스페이스 점퍼를 입을 때보다 훨씬 멋있어 보였다.

부탄에서는 일상생활의 출근 복장으로 여성은 키라(Kira), 남성은 고(Gho)를 많이 입고, 공식 석상에서는 필수적으로 키라와 고를 입어야 한다. 공무원뿐만 아니라 일반 회사에서도 전통의상을 입는 것이 기본이다. 현지인들 눈에는 외국인도 공식석상에서 우리가 흔히 입는 서양식 정장세트를 입는 것보다 키라나 고를 입는 것이 훨씬 더격식을 갖춘 느낌이라고 한다. 나도 부탄에 와서 제일 먼저 한 일이키라를 여러 벌 사는 것이었다.  - P38

우리가 이 특별한 항공 여행을 하며 눈으로 설산을 즐기는 동안 부탄의 한 청년은 오늘도 자전거 하나로 빙하호를 종횡무진하며 빙하 녹은 물을 떠서 전국을 횡단하고 있다. 그는 ‘클라이맷 온 휠스(Climate-On Wheels)‘라는 자기만의 프로젝트로 대중에게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리고 청소년에게 기후교육을 하는 잠미양 왕축이다.
잠미양은 영화 <티베트에서의 7년>에서 어린 달라이 라마 역할로 출연했던 아역 연기자 출신으로, 현재 부탄의 영화배우이자 감독으로유명하다. 그는 빙하 녹은 물을 사람들이 버린 생수 페트병에 담아 자전거로 부탄 전국을 일주한다. 그러면서 기후 위기에 대해 학생들과 이야기하고 같이 활동하기 위해 학교와 대학에 들려서 교육을 하고 있다. - P86

부탄 국왕은 ‘문화는 국가의 정체성을 지키는 중요한 힘‘이라고 믿고 있다. 따라서 문화진흥의 일환으로 영화산업 발전에도 큰 관심을갖고 있다. 부탄은 한국의 영화산업을 배우고 싶어 한다. 그래서 부탄 정부는 코이카에 요청하여 2015년부터 부탄 영화 산업계 연수생들을 한국으로 초청해서 부탄 영화산업 역량강화를 위한 연수사업을 실시해오고 있다. - P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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