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핑 뉴스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79
애니 프루 지음, 민승남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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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해피엔딩의 글을 쓰겠다고 작정하고 쓴 시핑 뉴스는 행복하고 따뜻한 결말을 선보이고 있다. 그래서 책장을 덮었을 땐 잔잔한 감동과 함께 각자의 상처를 서로 보듬고 회복하며 웨이비와 새로운 삶을 펼쳐갈 코일의 인생을 응원하게 된다. 그래도 삶은 살아갈만한 거라는 작가의 메시지가 느껴진다. 퓰리처상과 전미도서상을 동시 수상한 작품답게 이 책은 작가의 필력이 끝까지 느껴졌던 책이다. 무엇보다도 인상적이었던 것은 광활한 대자연의 풍경이 마치 눈앞에 펼쳐지는 것처럼 묘사가 뛰어나다는 점이다. 코로나 시대로 여행은 꿈도 못 꿀 처지의 상황에서 책 <시핑 뉴스>는 아직 가보지 못한 캐나다 뉴펀들랜드 섬 곳곳을 여행한 기분마저 들 정도로 대자연의 풍경을 표현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뉴펀들랜드를 상상하기도 하고 장면마다 펼쳐지는 상황들이 눈앞에 펼쳐지는 느낌을 받았다.


책의 이야기로 들어가 보자.

뉴펀들랜드 출신의 이민자 코일은 미국에서 생활하며 가정을 이루지만 그의 삶은 유년시절부터 불행의 한 가운데를 질주하듯 순탄치 않다. 상처로 얼룩진 삶에서 사랑마저 잔인하게 끝나버리고 남겨진 두 딸과 홀로된 코일 앞에 늙은 개 워런과 함께 나타난 고모. 고모는 절망에 빠진 코일 가족을 이끌고 고향인 뉴펀들랜드로 돌아가게 된다. 그곳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해, 절망에서 희망을 품으며 도전을 시작한다. 척박하고 혹독한 날씨의 땅 뉴펀들랜드에서 정착하며 삶을 이어나가는 코일 가족의 이야기는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희망과 행복을 꿈꾸는 가슴 뭉클하면서도 따뜻한 이야기다.

코일이 어린 두 딸을 데리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 정착하고 살 수 있었는데는 고모의 역할이 참 컸다 생각한다. 결정적 순간에,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손을 뻗어 건져내 이끌어준 고모 덕에 코일은 다시 새로운 삶을 꿈꿀 수 있었던 것이다.

<시핑 뉴스>는 코일의 힘들었던 삶이 어떻게 달라지고 사람을 변화시키는지 코일 중심으로 서술되었지만 그 속에 담긴 고모, 애그니스 햄이 솔직히 더 관심 가는 인물이었다.

자신에게는 상처가 되었을 오빠의 가족을 챙기고 고향으로 이끌었던 인물.

사랑했던 아이린 워런이 암 선고를 받고 몇 달 살지 못하고 떠났을 때 슬픔을 이겨내기 위해 강아지를 사서 워런이라는 이름을 붙여 하루에 오십 번씩 불렀던 그녀.

조카의 가족과 뉴펀들랜드로 돌아와 험악한 섬에서 정착도 하기 전 자신과 함께했던 늙은 개 워런은 죽어버린다.

그녀에게 아이린 워런이, 그리고 그 이름을 붙인 개의 의미가 얼마나 컸을까...

코일의 삶도 절망의 끝에서 희망을 꿈꿨듯 고모 역시 자신의 삶에서 나락을 경험했기에 조카를 이끌었던 게 아닐까 싶다. 그래서 그녀의 삶이 더 놀랍고 주목하게 되는 부분이다.
이 책에서는 곳곳에 매듭 묶는 법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정말 다양한 매듭들이 있다. 이렇듯 수많은 매듭이 있는데 우리의 삶에서도 어떤 인연을 엮고 어떤 관계를 가지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지지 않겠는가.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관계를 맺고 살아가느냐에 따라 인생은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영화 쉬핑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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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06-01 17: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애니프루의 시핑 뉴스
브로큰백 마운틴 보다 더 좋아합니다

가보지 못해도 뉴펀들랜드의 풍경이 떠오르고
책을 덮으면 인물들의 모습이 그려지는!^^

가필드 2022-06-01 18:29   좋아요 1 | URL
스콧님도 읽으셨군요
브로큰 백 마운틴은 아직 안 읽어봤는데
이 소설보고 작가님에게 반했네요
섬세한 묘사가 서정적으로 묘하게 매력적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