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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던 오늘 - 카피라이터의 시선으로 들여다본 코로나 이후, 시대의 변화
유병욱 지음 / 북하우스 / 2021년 6월
평점 :
코로나 이전과 이후의 일상의 삶에 대한 고찰을 써내려간 에세이
2020년의 초입, 인류의 역사는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라는 문장을 처음 읽던 날을 기억한다. 지금까지의 인류의 역사가 예수의 탄생을 기준으로 BC Before Christ와 AD AnonDomini. 라틴어로 예수가 태어난 해‘였다면, 지금부터는 2019년을 기준으로 BCBefore Covid와 AD After Disease가 될 거라고 했다. 나는 그절묘한 단어 조합에 감탄했지만, 속으로는 조금 과장되었다. 고 생각했다. 무서운 질병인 건 알겠지만, 뭘 그 정도까지….‘ 그리고 코로나는 나의 예상을 비웃듯 우리가 살던 방식을 하나씩 바꾸어갔다. 그것도 아주 근본적으로, 사람을 만나고, 친구를 사귀고, 세상에서 배우던 그 당연하던 일들이 한순간에 불가능해졌다. 가장 축하받아야 할 결혼, 가장 위로받아야 할 장례, 사람의 힘이 필요한 인생의 순간들을 정부가 허용한 최소 인원과 함께 보내야 했다. 아이는 랜선으로 전송된 데이터들을 통해 세상을 배웠다. 질병이 잠시 소강 상태에 접어들자 반가운 마음에 찾아간 학교에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친구들과떨어지세요"라고 했다. 코로나는 기본적으로 ‘거리‘의 질병이 - P288
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내가 가장 해로울 수 있는 질병. 사랑의 순서대로 더 파괴적인 질병, 그러나 이 무시무시한 코로나와 함께, 우리에게 찾아온 기회는 있다. 코로나는 ‘질문‘의 질병이다. 코로나는 우리의많은 것을 근본적으로 바꾸었기에, 우리는 근본적인 질문을던질 수 있게 되었다. 지금까지 우리가 지구를 다루던 방식은옳은지. 얼마나 우리는 깊숙이 연결되어 있었는지. 우리는 얼마나 많은 이들의 수고와 희생을 딛고 이 당연한 하루들을 누리고 있는지. 우리는 이 기회를 빌려 질문해야 한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어떤 것이 사실 불필요하지는 않았는지. 만나지않아도 되는 사람들에게 나는 얼마나 많은 시간을 허비했는지. 반대로, 질병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나를 위해 기꺼이 시간을 내는 이는 얼마나 소중한지. - P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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