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들 마카롱 에디션
조르주 페렉 지음, 김명숙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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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사물들’은 스물을 갓 넘은 실비와 제롬이 학생 신분을 떠나 사회에 진입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1960년대프랑스 사회에 대한 사회학적 보고서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당시의 사회상을 압축적으로 묘사하는 한편, 도시적 감수성을 절제된 언어로 표현하여 군더더기가 없다.

소설은 사회에 대한 관찰자적 시각은 소설의 틀로서 자연스레 등장해 소설의 진행과 더불어 이야기의 중심에 놓이게 된다.
실비와 제롬은 모두를 대신해 꿈꾸고 좌절한다. 다른 곳을찾아 무작정 떠났다가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오는 그들의위험한 모험은 당시의 갖지 못한 자들이 넘보던 무모함이었다. 소설의 1장을 가득 채운 조건법이 허용한 모든 종류의 소소한 욕망은 2장부터 이어지는 직설법의 단단함 앞에 여지없이 허물어지고 만다. 주인공의 내면세계를 전혀 드러내지 않는 가운데 대화마저 배제한 묘사는 자칫 지루하지 않을까 하는 기우를 갖게 하지만 꼭 알맞은 거리에서 가장 적확한 단어로 채워 나간 장들은 치고 나가는 힘이 세서 독자들의 시선을고정시킨다. 헐거운 듯 치밀한 이야기의 플롯을 좇다 보면 이소설은 결국 페렉이 자신에게 그리고 시대와 공간을 초월하여 모든 욕망하는 인간에게 던지는 긴 물음이라는 것을 알 수있다. ˝우리는 행복하기를 멈출 수 없지 않은가?


다음은 조르주 페렉은 이 소설로 르노상을 수상후 남긴 인터뷰이다


˝오늘날 물질과 행복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습니다. 현대 문명의 풍요로움이 어떤 정형화된 행복을 가져다주었지요. 현대사회에서는 행복해지기 위해 전적으로 ‘모던‘ 해져야 합니다.
(…) 실비와 제롬의 행복하고자 하는 순간, 자신들도 모르- 계 벗어날 수 없는 사슬에 걸려든 겁니다. 행복은 계속해서 쌓아 올려야 할 무엇이 되고 만 것이지요. 우리는 중간에 행복하기를 멈출 수 없게 되고 말았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이 떠올라진다.
알수 없는 욕망들에 실비 제롬과 같이 부풀려지기도 하고 튀니지의 작은 도시로 회피하기 위해 같이 떠나는 배에 같이 탄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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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2-28 17: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북플은 정말 보물찾기같아요. 첨 듣는 작가인데 가필드님 소개글의 욕망하는 인간에게 던지는 긴 물음~ 이란 문장에 확 마음이 동합니다 *^^*

가필드 2022-02-28 21: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니님 짧은 리뷰에도 공감댓글 감사합니다 ☺️ 요즘에 연달아 이런 주제가 있는 책들을 많이 보게 되는데 물질덕후인 저도 화끈거리게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