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소녀 은퇴합니다 소설Q
박서련 지음 / 창비 / 2022년 4월
평점 :
품절



"내 운명에 대해 알아요?"
"그럼요."
정말 믿음직하고 다정한 목소리였다. 아로아는 다가와서 아주 소중한 것을 만질 때처럼 부드럽게 내 손을 감싸쥐고 말했다.
"당신은 마법소녀가 될 운명이에요." _19​


어느 날 누군가가 나에게 마법소녀가 될 운명이라며 찾아온다면...?

가끔 상상한다. 나도 마법을 쓸 수 있다면?

넷플릭스 <안나라수마나라>를 보고 판타지한 느낌을 좀더 이어나가고 싶어서 '마법소녀'라는 판타지한 키워드를 가지고 있는 이 책을 펼쳐보았다.
판타지 장르를 좋아하지 않는 내게 적당한 느낌의 판타지 소설이었다.
전체적으로 가볍게 이야기를 풀어나가지만 묵직한 주제(기후 위기)가 들어있고, 앞으로의 이야기를 더 상상하게 만든다.

마법소녀가 가지고 있는 능력이 각자 다르듯, 내 안의 나만의 능력을 찾아본다.
몽글몽글 우리 안의 내제된 마법소녀를 깨워주는 귀여운 소설. 
나도야 마법소녀. 나는 어떤 마법의 주문을 외워볼까?



"모두 능력이 달라서 다른 사람의 능력은 작은 것으로 보일 수도 있어요. 실제로 작은 능력들도 있고요. 하지만 능력을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 다른 결과를 낼 수 있죠." _53​


이 세계에 존재하는 마법소녀들은 무조건 착할 수 없고 착할 필요도 없다. 이건 만화가 아니니까. 사랑과 희망, 선의 같은 것을 사람들에게 나눠주면서 우주에서 온 외계인이나 어떤 마법세계에서 온 존재들과 맞서는 게 아니라, 먹고사는 일에 몸과 마음을 다쳐가면서 보통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으니까.  _11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멈춰서서 가만히 - 유물 앞에 오래 서 있는 사람은 뭐가 좋을까
정명희 지음 / 어크로스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개를 들어 바라본 밤하늘에서 별을 이어보듯이 유물은 내 앞에 놓였던 무수한 삶과 나를 이어준다. 앞에 놓인 길을 따라 걷고, 힘들면 좀 쉬었다가 다시 다가오는 내일을 맞으라 한다. 이제 당신 차례의 끝말잇기를 들려주기를, 당신의 시선이 닿을 때 세상에 없던 이야기가 만들어질 것이다. _279​


사실 박물관보다는 미술관을 더 좋아한다. 그림도 물론 알면 더 재밌지만, 모르고 봐도 눈이 즐거우니까. 
하지만 『멈춰서서 가만히』를 읽다보면 큐레이터로 일하시는 작가님이 들려주는 박물관의 유물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집중하게 된다. 

생각해보니 어느 전시에서 특히 옛 복식과 장신구를 한참동안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 기억이 떠올랐다.
아마 당시 한참 복식사에 관심이 많았던 때였던 것같다. 
옷을 보며 입었던 사람의 키를 짐작해보는 것으로 시작으로 지금은 바랜듯한 색을 선명했었던 색으로 상상해보며 여러가지 상상에 빠졌던 기억.
어떤 가락지는 헐렁거릴듯 너무 커서 이건 누가 착용했을까? 어떻게 착용했을까하는 여러 궁금증을 던지며 자세히 들여다본 기억이 돋아난다. 

이렇듯 유물 하나하나가 갖고 있는 각기 다른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본다. 
그 이야기의 여정과 거기서 뻗어나오는 상상 속으로도 함께.
호기심과 궁금증으로 시작해 유물에 담긴 이야기에 같이 공감받고, 위로받고, 격려받으며 다양한 감정이 춤을 춘다.
그대들의 슬픔이 내게 닿고, 그대들의 소원이 내게 닿아 물든다.

이제 박물관에 가면 어떻게 유물을 바라봐야할지 조금은 알 것 같다. 
눈여겨 보지 않았던 것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몰랐던 세계가 모습을 드러내겠지?
멈춰서서 가만히 유물이 내게 하는 이야기를 귀를 기울이다보면, 어느새 깊숙히 빠져든 나를 발견할 것 같은 예감이 마구마구 든다. 

내게 닿아 만들어질 이야기는 나를 어떻게 물들이게 될까?



박물관의 유물은 기억을 되짚어 자신을 찾아줄 이를 기다린다. 모두 떠나고 홀로 남겨지는 것에 무덤덤하기 위해 기억이 돌처럼 굳어졌을 뿐, 그 외로움을 견딘 힘은 기다림일 것이다. 많은 사람 속에서도 나를 찾아 성큼성큼 오는 이를 볼 때의 기쁨이 유물에도 있다.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었다며, 한달음에 달려와 가쁜 숨을 내쉬는 모습을 바라보았을 것이다. 유물은 누군가가 다가와 자신의 앞에 섰을 때의 느낌과 오래 나를 바라봐주는 이가 있을 때의 행복을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자꾸 유물 앞에 서 있는 이들이 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마음이 복잡할 때도, 달리던 일상에서 짬을 내고 싶을 때도, 무엇을 하고 사는 걸까 허탈해지면 어떤 이들은 박물관으로 온다. 무례한 공기를 참아내며 견디는 대신 이곳으로 온다. _16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헤르만 헤세의 나무들
헤르만 헤세 지음, 안인희 옮김 / 창비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헤르만 헤세 그리고 그림이 참 예뻐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딕 이야기 은행나무 세계문학 에세 4
엘리자베스 개스켈 지음, 박찬원 옮김 / 은행나무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당신은 살아가면서 당신이 가장 사랑하고, 당신을 유일하게 사랑하는 생명체가, 아, 인간이, 죽어버린 내 불쌍한 아가만큼 순수하고 다정한 그 인간이, 차라리 죽음이 행복한 것일 정도로 모두에게 끔찍하고 혐오스러운 존재가 되는 것을 보게 되리라. 바로 이 피의 이름으로! 들으소서, 오, 신성한 성자들이여, 아무도 돕지 않는 이들에게 늘 힘을 주소서!" _114 「빈자 클라라 수녀회」​
​​

일상을 죄어오는 불안, 미지의 존재에 대한 공포,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고딕 문학의 고전

2월에 고딕 단편집을 읽고, 고딕 문학에 흥미가 생겼다. 그래서 에세 시리즈 중 『고딕 이야기』를 특히나 기다려왔다. 
문학에서 고딕은 초자연적 현상과 같은 경이로움, 떠도는 유령의 두려움, 현재를 엄습하는 과거의 공포를 이야기한다(p.360)는 옮긴이의 말로 고딕의 개념적인 용어부터 정리되었고, 7개의 중단편 이야기를 읽으며 고딕 문학의 맛을 알아간다.

옛날 이야기를 듣는 듯한 느낌으로 한 편 한 편에 빠져든다. 
전체적으로 질투, 욕심, 배신, 허영심, 이기심, 의심, 두려움 등​ 우리 내면에 내제되어 있는 것들이 커지며 폭발하는 공포를 다루고 있는것 같다.
처음엔 밤에 안 읽는걸 추천하셔서, 환한 대낮에 시작했지만, 솔직히 밤에 봐도 큰 무리는 없는것 같다.
초자연적 현상의 공포의 무서움보다는 우리 안에 내제되어 있는 것을 흔드는 공포가 포인트인 것같다.

일곱 편 중 「늙은 보모 이야기」, 「빈자 클라라 수녀회」, 「굽은 나뭇가지」를 특히 재미있게 읽었다. 
「늙은 보모 이야기」는 내가 생각할 때 딱 고딕 소설의 느낌이 물씬 풍겼고, 짧지만 강력했다. 
집 안에서 들려오는 오르간 소리로 공포의 분위기를 풍겨주며, 저택의 숨겨져 있는 비밀이 하나씩 드러난다. 질투, 비극의 시작.​

「빈자 클라리 수녀회」와 「그리피스 가문의 저주」는 '저주'라는 같은 소재를 다르게 풀어간다. 
왜 저주는 잘못한 당사자가 아닌 대를 이어 나타날까 생각해봤는데, 계속되는 불안감과 두려움이 점점 커져 사랑하는 사람에게 받는 공포가 그 사람을 옭아매어 저주로 표현한 것같다.
「빈자 클라리 수녀회」는 중편이라 이야기가 한데 모아지는 스케일이 커서 읽는 즐거움이 컸다.
결국은 고통을 받는 건 저주를 내린 당사자. 저주의 시작인 사람의 진정한 사과의 부재. 참으로 모순적이었고, 결말까지 참으로 안타까웠던 이야기.
의심의 씨앗이 날로 커져 결국은 부자가 서로 믿지 못해 죽음에 이르는 비극을 그린 「그리피스 가문의 저주」.

지금의 현실과도 충분히 맞닿아 있는 「굽은 나뭇가지」.
부모와 자녀의 미묘한 그 관계. 부모는 자식이 잘 되길 바라고, 그 자식은 다른 세계를 맛보고 허영심과 욕심이 가득찬다.
자기에게 주어진 것이 아닌, 내 것이 아닌 것에 욕심을 내며 우리 인간의 다양한 내면의 모습을 휘젓는 모습을 보며 지금의 현실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엘리자베스 개스켈이 그리는 인간 내면에 대한 통찰과 인간이 존재하는 한 느낄 수밖에 없는 근원적 두려움(p.362)을 느끼고 싶다면.
일곱 편의 탄탄한 이야기가 들어있는 『고딕 이야기​』를 펼쳐보세요. ​



다소 망설인 후 벤저민은 200파운드를 받는 것에 동의하고 그 돈을 최대한 활용해서 사업을 시작하겠노라 약속했다. 그래놓고도 그는 스타킹에 모인 15파운드를 갖고 싶은 기이한 갈망을 품었다. 그는 생각했다. 그건 아버지의 상속인인 자신의 돈이라고. 그는 곧 그날 저녁 평소 베시에게 보이던 상냥함을 잃을 채 그녀에게 질투를 느꼈다. 아버지가 열심히 벌어 소박한 생활로 저축한, 곧 소유하게 될 200파운드보다 가질 수 없는 15파운드에 더 집착했다. _283 「굽은 나뭇가지」​


[에세 서포터즈 활동으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네 번의 노크
케이시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뒷통수치는 반전의 반전의 반전! 똑, 똑, 똑, 똑.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