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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신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
에릭 와이너 지음, 김승욱 옮김 / 어크로스 / 2022년 1월
평점 :

종교는 우리가 세 가지 질문과 씨름하는 데 도움이 될 뿐이다. 답까지 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세 가지 질문이란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죽은 뒤에는 어떻게 되는가, 어떻게 살아야 하나다. 이렇게 보면 종교는 일종의 응용 철학이다. _26
나만의 신을 찾아 떠나는 세상에서 가장 유쾌한 여행
에릭 와이너의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행복의 지도』에 이어 『누구에게나 신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 여행 3부작의 마지막 여정.
전 마지막 여정부터 시작해 봅니다.
어느 날 심하게 아파 병원을 간 에릭 와이너, 간호사의 "아직 당신의 신을 만나지 못하셨나요?" 라는 질문이 계속 머릿속을 파고들어, 결국엔 신을 찾는 여행이 시작된다.
아직 당신의 신을 만나지 못하셨나요? 간호사는 정확히 이렇게 말했다. 그냥 신도 아니고, 그냥 하느님도 아니고, 당신의 신. 마치 오로지 나만의 신이 어딘가에서 기다리고 있기라도 한 것 처럼. _11
그런데 알고 보니 9900가지의 종교들, 매일 새로운 종교가 두세 개씩 생겨나고 있다니! 거기에 고르고 골라 신을 '쇼핑'한다는 표현을 하며 8개의 종교에 대한 탐험이 시작된다.
이슬람 수피즘, 불교, 가톨릭 프란체스코회, 라엘교, 도교, 위카, 샤머니즘, 유대교 카발라.
이 8개의 종교의 여러 스승을 통해 경험하는 과정에서 본인이 겪은 의문점, 의심, 혼란, 깨달음의 과정이 담겨있다.
능청스러운 에릭 와이너, 그가 겪은 여러 다양한 체험에 호기심이 생기며, 어떤 부분에선 나도 같이 의심을, 혼란이 생기고, 어떤 부분에선 나에 대한 깨달음을 주었다.
읽으면서 제일 관심갔던 것은 '명상'이었다.
사실 예전엔 명상하라고 하면, 무슨 생각을 해야하나 지루하기만 했었다. 그러다 점점 나 자신도 변화하고, 내 마음 상태를 잘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상 속에서 내 마음을 살피기 위해 명상을 해보고 싶어진다.
"많은 사람들이 명상을 하면서 욕심을 부려요. 욕심은 명상과 상관이 없는데 말입니다. 명상을 하는 건, 생각과 마음을 구분하는 작업입니다." _144
에릭 아이너는 간호사가 던진 질문은 틀린 질문이였고, 신은 방향이라 말한다. 탐색은 성공이었고, 많은 것을 배웠으며, 좋은 종교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진다.
마지막에 신을 '조립'한다는 표현을 하며, 각 종교에서 자신에게 맞는 것만을 조립하며 자신 만의 신을 만들었다.
종교라는 무거운 주제를 에릭 와이너 식의 위트있는 유머를 가미해 심오하지는 않게, 그렇다고 가볍지 않게 풀어나간 것이 이 책의 장점인 것 같다.
나는 무교지만, 무신론자는 아니다. 종교에 크게 관심이 없었고, 어렵지 않을까 걱정하며 읽었는데, 생각보다 에릭 와이너의 여행을 들여다 보는 기분이라 흥미로웠다.
뭉텅거리게 생각했던 종교들, 그 속의 다양함을 살펴볼 수 있었고, 무엇보다 에릭 와이너의 마무리에 뭔가 부담감이 확 빠져나간 것 같았다.
신을 찾는 여행을 마쳤으니, 다음엔 에릭 와이너의 철학과 행복의 여행도 떠나보고 싶다.
"나를 지탱해주는 것과 당신을 지탱해주는 건 다르니까요." _85
좋은 종교는 우리에게 이런저런 요구를 한다. 좋은 종교는 사람을 힘들게 한다. 좋은 종교는 사람을 밀기도 하고 당기기도 하며 헤셸이 다급하게 던진 질문과 정면으로 씨름한다. "사람은 어떻게 해서 눈을 들어 자신보다 조금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가?" _299
나쁜 종교는 우리를 작게 만든다. 좋은 종교는 우리를 높여주고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우리가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보다 더 훌륭한 사람으로 만들어준다. 좋은 종교는 일종의 응용철학이다. 그래서 모든 철학이 그렇듯이, 질문을 제대로 던지는 것이 적어도 절반은 차지한다. _506
사실 이것이 모든 종교의 목표다. 좋은 종교의 목표. 우리 자신 속에 있는 가장 불쾌한 부분들을 단순히 수용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사랑해도 될 만한 것으로 바꿔놓는 것. _507
[어크로스 북클럽 A.B.C 활동으로 받은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