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마물의 탑 모토로이 하야타 시리즈
미쓰다 신조 지음, 민경욱 옮김 / 비채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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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몬코에게 들키면, 그걸 제대로 보면 그냥 끝이에요." 97


호러미스터리의 거장 미쓰다 신조가 선보이는 방랑하는 청년 '모토로이 하야타'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 《하얀 마물의 탑》.

태평양전쟁을 겪은 하야타는 큰 상실감을 느끼면서도 패전 후의 일본 부흥을 위해 가혹한 노동 현장을 돕겠다는 결의를 해 광부에 이어 등대지기가 된다. 두 번째로 발령받은 곳은 고가사키등대. 거친 파도와 안개로 접안할 수 없는 상황에 "……허연 게 춤을 춰서 말이야." 어부가 툭 흘리는 혼잣말에서부터 무언가 불길한 감각이 전해져온다.

등대를 꺼려하는 여러 사람들, 도대체 고가사키등대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

등대로 가는 험난한 여정과 기묘한 분위기의 조합에 절로 긴장감이 넘친다. 부스럭 부스럭, 톡톡, 사사사삭거리는 소리와 함께 내가 내는 소리에도 놀라게 된다. 힘겹게 등대에 도착한 하야타, 그리고 듣게되는 등대장의 이야기.

나도 나름 예상했던 것을 맞췄다는 기쁨도 잠시, 깜짝 놀랄만한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순간 소름이 쫘악 돋는다.

등대라는 공간에서 고립되고 폐쇄적인 느낌이 드는데 거기에 더해 각종 등대의 괴담도 담겨있어 절로 으스스해진다. 보통 공포를 자극하는 어둠과 빨강, 이번엔 무언가 불가사의한 존재를 '하얀색'으로 표현하고 있는데, 하얀색도 충분히 무섭다는 것을 느끼고 말았다.

끝나고도 왠지 시선이 느껴지는 꺼림직한 느낌을 주지만, 그럼에도 하야타의 새로운 여정이 기대된다. 다음 책이 나오기 전까지 첫 번째 이야기 《검은 얼굴의 여우》를 읽으며 기다려야겠다.


"등대에 관한 이야기 가운데 소문이 돌아도 이상할 게 없는, 오히려 당연히 그래야 하는데 전혀 전해지지 않는, 그런 이야기가 있는데 자네는 모르나??" 159

시라몬코의 공포는 더욱더 그를 옥죄어왔다. 아무리 변경의 등대로 가더라도 절대 안심할 수 없다. 슬금슬금 조금씩 다가온다. 어디든 쫓아온다. 포기하지 않고 다가온다. 그리고 그들은 빠르든 느리든 언젠가 그것에 들킨다. 335


[비채서포터즈 활동으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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