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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들리와 그레이스
수잔 레드펀 지음, 이진 옮김 / 밝은세상 / 2022년 7월
평점 :

"그러니까 여자 둘이 감시 카메라 1천 대가 설치되어 있는 병원에서 FBI 요원을 따돌리고 무사히 빠져나갔다는 말이야? 그다음엔 바스토우 경찰과 FBI LA지부 요원들 절반을 속이고 현장에서 탈출했다고? 게다가 두 여자 가운데 한 명은 다리를 다쳐 목발을 짚고 있고 어린애 둘과 갓난아기까지 같이 움직이고 있다고?" (139)
하들리. 남편 프랭크의 폭력과 통제에 15년 동안 탈출 방법을 모색하고, 마침내 탈출을 계획한다.
그레이스. 상사 프랭크의 사업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수수료를 주겠다는 약속을 철회하는 프랭크에게 배신감을 받는다. 거기에 남편의 도박빚으로 통장 잔고는 바닥인데.
이 둘은 프랭크의 금고를 털기 위해 프랭크의 사무실에서 우연히 마주치게 되고, 같이 금고 속 거액의 돈을 털게 된다.
그런데 그들의 뒤를 바짝 쫓고 있는 FBI.
알고보니 하들리의 남편이자 그레이스의 상사인 프랭크는 FBI가 주시하고 있었던 인물이었던 것이다.
그들은 과연 프랭크와 FBI을 따돌릴 수 있을 것인가?
하들리와 그레이스, 서로 시점을 교대로 진행되는 스토리로 초반에는 그들의 상황을 보여주며 왜 이 일이 일어났는지 보여준다. 이제 사건은 일어났고, FBI에게 쫓기면서 점점 더 속도감있고 긴박하게 흘러간다. 스릴러 소설처럼 자극적이진 않지만 예측 가능한 장면들과 허를 찌르는 장면들의 조합으로 이들의 모험은 충분히 스펙타클했고, 이들의 모험이 어떻게 어디로 향하게 될지 궁금해하며 재미있게 읽어나갔다.
접점이 없을 것만 같은 두 여자, 정 반대의 다른 듯 하지만 은연중 서로 걱정하며 따스함이 담겨있는 모습에 어떻게 보면 닮은 듯한 두 여자의 관계가 흥미로웠다. 거기에 매티와 스키퍼, 마일스까지. 두 여자와 세 아이의 조합. 나도 덩달아 그들의 모험을 응원하게 된다. 중간중간 그들에게 도움을 주는 캐릭터의 모습들과 서로 재치와 지혜를 모아 헤쳐나가는 모습들이 인상적이었다. 서로를 돕고 위로하며 우정이 쌓이며 그들의 용기와 연대가 빛이 났던 책이었다.
+) 그리고 핑크빛을 기대했던 나는 마크의 장면에서 입을 벌리고 말았다.
그녀의 생각들이 나선형으로 빙글빙글 돌아 이 모든 일들의 출발점이 된 그 순간으로 돌아갔다. 두 여자가 같은 시간과 장소에 똑같은 목적으로 나타날 확률은 얼마나 될까? 그레이스는 우연을 믿지 않았다. 그날 밤 일어난 일들은 우연으로 치부하기에는 확률적으로 너무 희박했다. 아마도 그들의 삶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무언가가 그 순간에 숨겨져 있었을 것이다. (469)
[밝은세상에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