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쓰지 않아도 마음산책 짧은 소설
최은영 지음, 김세희 그림 / 마음산책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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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마음은 좀처럼 지치지를 않나봐요. 자꾸만 노력하려 하고, 다가가려 해요. 나에게도 그 마음이 살아 있어요.
「손 편지」​


14편의 짧은 소설들.
스쳐지나간, 어쩌면 깊은 곳에 웅크리고 있는 미묘한 감정들을 섬세하게 그려내 내면을 살짝살짝 흔드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무언가 잊고 있었던 기억과 감정들을 끌어올려준다. 
짧아서 아쉬웠지만, 짧아서 다행인, 들키고 싶지 않은 마음 한 구석이 드러난 기분이다. 

특히나 좋았던 끝 <무급휴가 >



송문은 유리의 방식이 좋았다. 유리는 송문으로 살아온 송문의 마음을 모르며, 앞으로도 영원히 알 수 없으리라고 고백한 것이었지만 그 목록의 제목은 '우리가 배울 수 없는 것들'이었다. 어쩌면 송문 또한 송문으로 살아온 송문의 마음을 영영 배울 수 없을지도 모른다. 자기 마음을 배울 수 없고, 그렇기에 제대로 알 수도 없는 채로 살아간다. 송문은 그 사실을 알았다.
「우리가 배울 수 없는 것들」​


미리는 현주를 만나고 나서야 사랑은 엄연히 드러나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사랑은 애써 증거를 찾아내야 하는 고통스러운 노동이 아니었다. 누군가의 심연 깊은 곳으로 내려가 네발로 기면서 어둠 속에서 두려워하는 일도,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만 어렵게 받을 수 있는 보상도 아니었다. 사랑은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것이었다. 그 모든 사실을 알려준 건 현주였다. 현주와 함께 있을 때면 미리는 안전함을 느꼈다. 현주는 미리에게 미리의 존재 이외의 것들을 요구하지 않았다.
「무급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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