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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이라는 가능성 - 나의 세상을 확장하는 낯선 만남들에 대하여
윌 버킹엄 지음, 김하현 옮김 / 어크로스 / 2022년 3월
평점 :

이 책은 두 가지 문제, 즉 낯선 이들의 세상에서 살아가는 문제와 외로움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고립을 넘어서서 더욱 확장되고 타인을 환대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낯선 이가 가져다주는 가능성에 더욱 마음을 터놓을 수 있도록 문을 활짝 열어 다시 연결되는 방법을 찾고자 한다. _20
나의 세상을 확장하는 낯선 만남들에 대하여
저자는 아내의 죽음으로 상실을 겪는다. 아내가 떠나고 며칠 뒤 시내에서 유방암 연구 기금을 모으는 여자의 질문에 아내의 죽음을 이야기하고, 그분의 이름이 뭐냐는 질문에 답을 하며, 그녀가 안아드려야겠다며 두 팔로 그를 꽉 안아준다. 그는 낯선 사람이 주는 위로의 포옹에 감정이 압도된다.
아내와 함께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고, 많은 곳을 돌아다녔다. 아내가 죽기 전 '다 정리되면 떠나야 해'했던 말을 실천하며 상실의 슬픔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낯선 곳에서의 새로운 시작과 함께 새로운 사람들과의 연결이 필요했다는 저자의 울림이 느껴졌다.
그건 도피가 아니었다. 세상 속에 파묻혀 슬픔을 묻어버리거나 기억을 잊으려는 욕구가 아니었다. 그건 모든 기준이 전과 달라지고 낯설어진 상황에서 이 세상에 존재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으려는 욕구였다. (...) 나는 내게서 도피하고 있었던 게 아니었다. 나는 나를 다시 형성하고 있었다. 나는 새로운 가능성을 찾고 있었고, 삶이 어떤 의미를 띨 수 있을지 다시 상상해보려 애쓰고 있었다. _192
우리는 낯선 사람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을 갖는 동시에 호기심도 갖고 있다.
또한 낯선 공간에서 이방인이 되는 불안함과 자유도 동시에 갖고 있다.
이것을 인류학적 관점과 사회학적 관점의 시선으로 저자 본인의 경험과 함께 풀어 설명하고 있다.
혼자가 된 집의 남는 방에 낯선 이를 받아들이며 활기를 채워나가고, 양곤이라는 낯선 곳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 떠나 자신을 다시 형성하는 저자.
읽으면서 나도 낯선 이들에게 받은 환대나 배려들을 다시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낯선 이에게 받은 배려들이 기억에 남는다.
생각해보면 익숙했던 공간에서 받은 배려와 여행지에서의 이방인으로서 받은 배려는 받아들이는 느낌이 달랐던 것같다.
우선 여행지라는 낯선 공간에서는 경계심 가득했던 내 모습과 함께 낯선 이들에게 받은 배려나 환대를 오롯이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같다.
요즘은 관계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둔해진 내 모습이 보인다.
오히려 이럴수록 낯섦이 주는 새로운 가능성, 새로운 생각, 새로운 만남으로 나의 확장될 세계를 위한 한 걸음이 필요한 때인것 같다. 균형감을 놓지 않으면서.
만나는 모든 사람과 친구가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이방인이 친구가 되지 않을 때도 환대는 깊고 미묘한 변화를 일으킨다. 환대가 가장 크게 탈바꿈하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다. 가장 큰 두려움이 실현되지 않은 모든 만남과 모든 출발에서 세계와 그 안의 가능성에 대한 우리의 감각이 확장된다. 외부와 내부의 경계를 더 쉽게 넘을 수 있게 된다. _163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시간을 보내며 낯섦 속에 빠져들고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만남 속에서 내가 전과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다는 희망, 어쩌면 새로워질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키우고 있었다. _214
[어크로스 A.B.C 활동으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